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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포스트 코로나, 7인의 전문가가 제시하는 한국형 2020 팬데믹 솔루션

[Book] 한국형 2020 팬데믹 솔루션
'코로나19' 이후의 생존전략 7인의 전문가가 밝힌다

입력 2020-05-26 18:00 | 신문게재 2020-05-27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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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2607
(사진출처=게티이미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이하 코로나19)이 화마(火魔)처럼 세계를 뒤덮었다. 처음 코로나19 뉴스를 접한 사람들의 반응은 ‘전염병과의 싸움에서 승기를 잡은 인류’의 위대함이었다. 하지만 중국 외 지역의 확진자, 사망자가 빠르게 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이동 금지 명령이 떨어진 미국을 포함해 유럽 주요국의 경제가 멈춰 섰고 세계 경제는 대공황 이래 최대 불황을 눈앞에 두고 있다.


◇네버엔딩 스토리, 위기는 패러다임을 바꾼다. 

 

포스트코로나
포스트 코로나 (우리는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 임승규, 장두석 외 3명 저 | 1만8000원.(사진제공=한빛비즈 )

‘포스트 코로나’의 부제는 ‘우리는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다. 저자는 경제, 부동산, 사회, 의료, 정치, 교육 분야에서 활동 중인 7명. 이들은 국제정세 연구원과 언론인, 한국교육행정학, 일본연구소, 경제학자 등 다양한 현장에서 활동한 전문가들이다. 이들은  마이크 타이슨이 말한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쏘자’는 애초의 계획이 일그러졌음을 인정해야 한다고 첫 장부터 강조한다. 

 

아무리 철두철미하게 세워 놓은 계획도 전혀 예상치 못한 주먹 한방에 무너질 수 있다는 것. 달라진 상황을 인정하고 기존 전략을 유연하게 수정하고 이 변화의 깊이와 속도에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넷플릭스의 드라마 ‘웰컴 투 오자크’, 국내에서 성공한 바이러스 소재의 영화 ‘감기’ 등을 예로 들며 가독성을 더한다.

 

‘웰컴 투 오자크’가 멕시코 마약 카르텔의 불법 자금을 세탁해주는 주인공을 통해 ‘생존하기 위한 변화된 기술’을 강조한다면 ‘감기’는 ‘국가적 재난에 대응하는 방법’에 대한 정권의 무모함, 개인의 희생 등을 다룬다. 이들은 “지금은 그동안 우리가 너무나 잘 안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다시 살피고 기존의 모든 정보와 가설을 다시 평가하는 혁명의 순간”이라고 강조한다. 

 

보통 이 과정은 낡은 체계를 지키려는 이들의 격렬한 저항과 새로운 체계의 주도권을 쥐려는 이들의 공격이 맞물리며 혼돈으로 치닫는다. ‘하나의 패러다임을 기각하겠다’와 ‘다른 패러다임을 수용하겠다’, 두 결정은 언제나 동시에 일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금 이 시점에 ‘코로나19 이후’를 염두에 둔 질문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새로운 세기의 전환을 대비한다고 해도 우리는 언제나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우리 삶의 가장 기본적인 조건 가운데 하나인 공간에 대한 개념을 이미 바꿔 놓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학교라는 공간에서는 학생이 되고 직장이라는 공간에서는 회사원이 된다. 내가 발을 딛고 선, 그 자체의 고유한 규칙과 리듬을 통해 작동하는 공간을 자신의 정체성으로 인식해 온 것이다. 

 

코로나19로 학교에 나가지 않는 학생, 직장에 출근하지 않는 직장인들이 인터넷으로 연결된 네트워크 속에서 공부를 하고 업무를 처리한다면 이들이 스스로를 자각하는 방식부터 달라지게 된다. 일과 주거의 구분이 없어지면서 부동산 가격 계산 공식이 달라지는 것은 기본이다. 수많은 노동자가 책상도, 노동권도, 고용 안정도 없이 초경쟁에 직면하는 사회가 도래하는 것은 어쩌면 시간문제다. 

 

코로나19가 초래한 위기를 극복한다는 명분 하에 사회 전반의 기술 혁신 수용도가 극적으로 제고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 되는 부분이다. 온 사회가 이미 우리 곁에 대기하고 있던 신기술을 압축적으로 학습하는 과정에 서 있다. 법적·문화적 규범부터 교육과 경영, 행정, 정치 등 모든 분야에 연쇄적인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미래를 예측하고 기획하자, 애초의 계획이 일그러졌음을 인정하는 일
 

그렇게 우리 눈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미래는 모두에게 자비롭지 않을지도 모른다. 자크 아탈리가  발간한 ‘21세기 사전’에서 기술한 것처럼 코로나19 이후의 미래 역시 ‘찬란하고, 환희에 차 있으며, 야만스럽고, 행복하고, 기상천외하며, 기괴하고, 도저히 살 수 없고, 인간을 해방시키며, 끔찍하고, 종교적이면서도 종교 중립적인 사회’일지 모른다.

 

디지털 사회로의 진입, 4차 산업혁명으로 일어나는 제조업의 고도화는 코로나19 사태로 가속도가 붙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은행들은 인터넷 혹은 온라인 은행이 이처럼 활성화될 거란 생각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비대면 금융창구가 일반화되면서 우리는 시대의 변화를 몸소 겪고 있다. 이미 글로벌 기업들이 다양한 가치를 추구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미래에는 기업들이 사회를 바라보는 태도 혹은 가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메르스 사태 이후 병원 문화가 개선된 것도 주목할만 하다. 정부는 국가지정격리병상을 체계화하고 감염전문병원을 도입했다.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엔 이야기가 다르다. 한국은 출산율은 낮고 고령화는 점차 빨라지고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요양병원 현실화 대책이 강구될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교류와 협력을 통해 더 나은 세계를 만들어 내는 것이 ‘코로나19’의 사태를 견디는 우리의 자세일 것이다. 앞서 예로든 아탈리의 질문도 여전히 반복된다.

 

“모든 인간을 먹여 살릴 수 있을 것인가? 빈곤을 퇴치할 수 있을 것인가? 모두에게 일자리가 주어질 것인가? 어떤 지역으로 부가 집중될 것인가? 과학이 인간의 생활 양식, 인간과 고통, 인간과 죽음의 관계, 교육, 오락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인가? 어떤 기업이 살아남을 것인가? 사람들은 어떤 야망과 어떤 모험에 인생을 걸 것인가? 어떤 기업이 살아남을 것인가? 사람들은 어떤 야망과 어떤 모험에 인생을 걸 것인가? 전쟁과 환경 재난이 인간을 위협할 것인가? 자유와 연대, 이동과 정착 사이의 대립을 어떻게 조절해 나갈 것인가? 종교인과 정치인의 위상은 어떻게 될 것인가? 어떠한 관습이 용인될 것인가? 서양 문명이 여전히 지배적인 문명일 것인가? 미국은 지정학적 패권을 유지할 것인가? 무엇보다 우리는 함께 살아갈 수 있을 것인가?”

 

21세기가 열린 지 20여년이 흐른 지금, 우리가 같은 질문에 봉착해 있다는 사실은 여전히 아이러니다. 그동안 너무도 당연시 여겨 왔던 삶의 양태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티핑포인트’(Tipping Point)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코로나19 확산 과정에서 드러난 서구 국가들의 무기력증은 우리가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여왔던 ‘서구 선진국’ 내러티브를 제고하게 만들었다.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연대’가 새로운 화두로 떠오를 가능성도 있지만 서구 선진국의 퇴조가 자국중심주의로 채워갈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가뜩이나 무역분쟁으로 살얼음판 위에 있던 미국과 중국 관계가 근본부터 재고될 가능성도 꽤 높아보인다. ‘포스트 코로나’의 생존전략을 개인의 문제로 보기엔 이미 그 위험수위에 온 듯하다. 양국의 기술, 경제패권 경쟁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과 무관하게 더욱 노골적으로 펼쳐질 것임을, 한국도 그 싸움의 중심에 있음을 책은 일목요연하게 제시한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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