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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칼럼] 에어컨 오래 쐬면 입 돌아가? … 여름 말초성 안면신경마비 주의보

실내외 급격한 온도차로 면역력 저하, 바이러스 감염 … ‘이마주름 안 잡혀’

입력 2020-07-28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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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규 수원 윌스기념병원 뇌신경센터 원장

전기 절약을 강조하지만 국내 사무실, 대중교통, 공공시설 등에서는 ‘에어컨 인심’이 후하다. 다만 쌩쌩 불어오는 차가운 에어컨 바람을 무조건 반가워할 수만은 없다. 장시간 냉방기기에 노출되면 실내에 커다란 온도 차로 냉방병에 걸릴 수 있어서다.

냉방병은 실내와 실외의 급격한 온도 차이를 신체가 따라가지 못해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냉방병은 콧물·기침·몸살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며, 운이 없으면 면역력 저하로 이어져 얼굴이 마비되는 말초성 안면신경마비가 일어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는 겨울철에 잘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으나 과도한 냉방 탓에 여름철 발생 빈도가 차츰 높아지고 있다. 땀에 젖은 채 갑자기 찬바람을 쐬거나, 얼굴에 직접적으로 찬바람을 오랫동안 맞는 경우 발생할 수 있다. 무더위와 냉방기기 사이에서 체온이 오르내리면서 면역력이 떨어지면 몸속의 바이러스가 활성화돼 신경을 침범하는데 이로 인해 일시적인 마비 증상이 나타는 것이다. 과로·스트레스·수면부족 등이 이를 촉진하거나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안면마비는 얼굴의 일부분 혹은 전체에서 나타나는데 주로 한쪽에 마비가 나타나는 편측성이 많다. 원인에 따라 증상이 몇 시간 안에 끝나거나 수개월 동안 지속되기도 한다.

안면마비는 중추성과 말초성으로 나뉜다. 여름철 냉방병으로 나타나는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는 흔히 ‘벨마비’ 또는 ‘구안와사’라고 한다. 얼굴 근육의 움직임과 연관된 7번 뇌신경(안면신경)이 손상돼 발생하는 질환으로 뇌 이상과는 관계가 없다. 중추성 안면마비는 뇌졸중·뇌출혈·뇌경색·뇌염 등 뇌질환에 의한 마비로 중증도가 높고 발생 직후 내원해 치료하지 않을 경우 심각한 장애를 남기거나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말초성 안면마비는 주로 이마에 주름을 잡을 수 없고, 한쪽 눈이 잘 감기지 않으며, 입이 삐뚤어져 물을 마시면 물이 새는 증상을 보인다. 미각이나 청각에 지장을 주기도 한다. 안면마비가 발생하기 전 귀 뒤쪽 부위의 통증이나 눈밑 떨림 증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중추성 안면마비의 경우 부정확한 발음으로 인해 의사소통 문제가 있을 수 있으나 이마 주름 잡는 기능은 정상이다.

중추성과 말초성 안면마비는 뇌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안면신경자극검사, 근전도검사 등으로 감별·진단될 수 있다.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찾아 검사와 치료를 받는 게 좋다.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말초성 안면마비도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거나, 손상 정도가 심할 경우 후유증이 남을 가능성이 있다. 얼굴비대칭이나 안면경련, 눈과 입이 같이 움직이는 연합운동 등이 대표적이다. 이는 대인기피증나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10년 내 재발할 확률이 10%로 비교적 높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기 위해 처음부터 전문의 진료가 요구된다. 민간요법·마사지·지압 등으로 고쳐보려는 행동은 위험하거나 무용하다.

안면마비의 예방 및 치료를 위해서는 지나친 피로와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과음·흡연을 피하고 적절한 운동과 영양섭취로 면역력을 강화하는 게 중요하다. 에어컨 등 냉방기기는 짧게 사용하되 어쩔 수 없이 에어컨을 계속 틀어놔야 한다면 2~4시간에 한 번씩 창문을 열어 환기를 하고, 실내·외 온도 차는 5~6도 이내로 유지하도록 한다. 따뜻한 차나 물을 자주 마시는 것도 여름철 냉방병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이동규 수원 윌스기념병원 뇌신경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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