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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강철비2' 양우석 감독의 질문 "통일하시겠습니까?"

[Hot People] <198> 올 여름, 텐트폴 영화를 만든 '핫'한 감독들
'강철비2'의 양우석 감독 "통일하시겠습니까?"란 대사에 연출의 변 실어

입력 2020-08-03 17:00 | 신문게재 2020-08-04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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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의 양우석 감독(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매년 여름 극장가는 소리없는 전쟁터였다. 올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세계를 덮치면서 영화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시장규모가 70%이상 급감했고 해외 로케나 제작을 모두 내년으로 미루는 모양새다. 

하지만 부가 판권으로 손익분기점의 무게감을 줄이고 스타 군단과 시의 적절한 소재로 여름 극장가에 정면 도전하는 영화들이 있다. 단군이래 데뷔작 ‘변호인’으로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첫 감독인 양우석의 ‘강철비2: 정상회담’(이하 강철비2)과 첫 장편 영화 ‘오피스’로 칸 국제 영화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에 초청받은 홍원찬 감독의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가 그 주인공. 

 

‘강철비2’가 개봉 첫주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는 상태에서 5일 개봉하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영화계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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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9일 개봉한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배경은 2021년. 북미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대한민국 대통령(정우성), 북한의 최고지도자인 위원장(유연석)과 미국 대통령(앵거스 맥페이든) 간의 남북미 정상회담이 북한 원산에서 열린다. 

 

모두가 자신만의 입장을 고수하던 때 핵무기 포기와 평화체제 수립에 반발하는 북 호위총국장(곽도원)의 쿠데타가 발생하고 납치된 세 정상은 북한 핵잠수함에 인질로 갇히게 된다.

드라마, 액션 |131분|2020 .07.29 개봉|15세 관람가

 

 

◇“대한민국의 ‘한숨’이 담긴 영화랄까요”

‘~카더라’에서 사실로 드러난 문화계 전반의 블랙리스트에 ‘변호인’의 양우석 감독이 이름을 올린 건 어쩌면 당연했다.정치적으로나 상황적으로 다음 작품을 찍을 수 없는 나날이 계속 됐다. 

 

웹툰에서 시작한 ‘강철비1’ 역시 꽤 위험한 발상이다. 북한에서 쿠데타 발생 직후 치명상을 입은 북한 지도자가 남한에 내려온다는 설정이다. 개봉시기는 촛불정권으로 정치권이 변하긴 했지만 2편을 만들면 “최대한 빨리 만들어야 한다”가 감독의 변함없는 신조였다.


“‘단군 이래 데뷔작으로 1000만 찍은 첫 감독’이란 타이틀이 붙은 후 포지셔닝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때 든 생각이 ‘사회에서 필요한 이야기를 하는 게 내 임무다’였어요. ‘변호인’으로 큰 사랑을 받았고 ‘강철비’로 문제 제기를 했다면 이제는 한반도에서 가장 필요한 통일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라고요.”

‘강철비2’는 한반도의 냉전으로 가장 이득을 보는 중국과 일본, 미국, 러시아 등 각국의 이야기가 꽤 적나라하게 그려진다. 흥미로운 건 주인공 격인 대한민국은 정책만 준비 중이라는 사실이다. 감독이 시나리오를 쓰며 조사한 모든 자료들은 주변 국가들이 과학적 근거로 시뮬레이션한 방대한 데이터에서 시작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말했다. “가장 고민해야 할 우리가 가장 정보가 없고 검열 받아야 하는 현실이 슬프다”고.

 

 

◇“1편을 만들었는데 북한에 끌려가면 총살감이라는 소리 꽤 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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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다섯살에 ‘변호인’을 통해 영화 감독으로 데뷔한 그는 자신의 3번 째 작품 ‘강철비2’를 통해 다시금 사회적 이슈를 다룬다.(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그는 ‘강철비2’에서 “평화적인 비핵화야말로 가장 판타지가 아닐까”라며 연출의 변을 밝혔다. 영화 말미에 “통일 하실 겁니까?”라는 정우성의 대사를 넣은 것도 관객들에게 숙제를 던지기 위해서다. 2편을 국제스릴러로 시작해 잠수함 액션으로 풀어낸 건 관객들에게 남북한의 전쟁에서 되려 가장 큰 피해를 우리 국민들이 입을 수 있음을 알게 하기 위해서다.

“2차 세계대전때 미국과 소련이 싸울 때 어느 나라 국민이 가장 많이 죽었냐면 의외로 폴란드였어요. 그걸 아는 사람이 거의 없어요. 우리가 폴란드 꼴이 날 수도 있는거죠. 그렇다고 정치물로 지루하게 가고 싶지 않아 틈만 나면 은유와 유머를 넣었습니다. 가장 애착이 가는 신은 개그맨 전영미씨의 동시통역 장면이죠. 미국 대통령은 틈만 나면 방구를 뀌는데 그건 쇼비지니스적인 UN제제, 북 위원장이 피고 싶어하는 담배는 핵이라고 보시면 재미가 더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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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의 양우석 감독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통일까지는 적어도 2세대 걸릴 것, 서로 다른 나라인걸 인정하고 외국 오고 가듯 하는 게 먼저”

 

 

양우석 감독은 알아주는 영화계 ‘밀덕’(밀리터리 덕후)으로 알려져 있다. 대학에서 철학과 영문학을 전공했지만 첫 직장은 애니메이션 관련 회사였고 웹툰 ‘스틸레인’의 연재를 하며 ‘변호인’의 시나리오를 쓰다 마흔 다섯에 연출에 입문했다.

그는 한국의 위상이 10년 전과 달라졌음을 강조하며 “국방력의 경우 최근 몇 년간 1000억 달러가 넘을 정도를 쏟아 부었다”면서 “육군이 기형적으로 강한 나라다. 어떤 시뮬레이션을 돌려도 선재 공격으로는 한국의 압승이다. 무엇보다 일부러 북한말 자막을 넣은 것은 관객이 외국 자막 접하듯 보면서 연락사무소가 아닌 사실상 대사관을 통해 여권으로 오고가는 시대가 왔으면 하는 생각을 하면 좋겠다는 바람에서다”라고 강조했다.

양 감독은 현재 헌법상 내전상태이지 분단이 아님을 여러 번 강조하면서 “다닥다닥 붙어있는 유럽의 경우 국경을 넘기가 아주 쉽다. 그렇게 남한과 북한이 서로 오가기만 해도 통일은 생각보다 빨리 이뤄질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정권이 하나로 가는 데는 2세대가 넘게 걸릴테지만 신념은 가장 바닥일 때 발생하거든요. 두명만 탈 수 있는 구조선에서 한국, 북한, 미국 세 정상 중 우리 대통령이 빠져요. 누가 봐도 두 나라가 예뻐서 살리는 게 아니라 대의를 위해 희생하는거죠. 이런 캐릭터가 지금의 시대에 가장 필요한 게 아닐까요?”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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