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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칼럼] 잠 못드는 우리 아이 수면관리법

입력 2020-08-18 07:20 | 신문게재 2020-08-18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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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 함소아한의원 이종훈 대표원장
이종훈 목동 함소아한의원 대표원장

잠이 보약이다. 아이나 어른이나 우리 모두는 먹는 것과 자는 것으로 부족한 에너지를 보충한다. 특히 아이들이 잘 크기 위해선 잘 먹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게 수면이다. 그런데도 아이들의 수면에 관해선 소홀한 경우가 많다.


진료를 하다 보면 잠드는 데까지 의외로 30분 이상 시간이 걸리는 아이들이 많은데, 부모들이 그러려니 하고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 아이들은 대개 누우면 바로 잠드는 게 보통이다. 더 놀고 싶어서 안 자려고 투정하는 경우는 제외하고, 스스로 자려고 마음만 먹는다면 금방 잠들어야 한다.

성장호르몬은 수면 중에 대부분 분비되기 때문에 수면은 성장에 가장 중요한 요소다. 특히 밤 10시에서 자정 사이에 성장호르몬은 가장 왕성하게 분비되기 때문에 10시 이전엔 깊이 잠들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충분한 수면은 면역에 중요한 T세포의 활성도를 증가시키며,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분비를 감소시키는 등 면역력과도 관계가 깊다.

잠들기 힘든 ‘입면 장애’형 불면을 개선하기 위해선 수면 주기와 체온의 상관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즉 잠이 들 땐 체온이 평소보다 약간 내려가야 잠들기 쉽기 때문에 적절한 체온 관리가 입면 장애 치료의 핵심이다.

우선 침실의 온도와 습도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온도는 22~24도 내외(여름철에는 실외보다 5~6도 낮게), 습도는 50% 내외로 맞춰주자. 특히 여름엔 기온이 높아 열이 많은 아이의 경우 갑갑해서 수면에 지장을 받는다. 여름에는 잠들기 1~2시간 전에 미리 에어컨으로 방을 시원하게 한 뒤 냉방을 끈 후에 자러 들어가서, 직접 찬바람에 노출되지 않게 해준다.

몸속에 있는 열을 꺼주기 위해선 낮에 충분한 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 무리한 운동이 아니더라도 집 주변을 가볍게 산책하는 등 적절한 운동이 숙면에 도움이 된다.

몸에 열을 유발하는 음식을 피하는 식단관리도 중요하다. 밀가루나 기름진 음식, 당분이 높은 음식은 내부에 열을 발생시킨다. 시원한 얼음물이나 보리차를 마시거나, 여름철 약재로 많이 활용하는 오미자를 냉차로 마시는 것도 좋다.

적절한 온도 관리와 식습관 개선에도 불구하고 차도가 없는 경우 한의학적인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원래 열이 많아서 아토피, 땀띠 같은 피부의 염증반응이나 알레르기 비염 같은 다른 증상을 동반한 경우라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석고나 황련 같은 약재를 주로 활용하며, 대표적인 처방으로 백호탕(白虎湯), 죽엽석고탕(竹葉石膏湯), 황련탕(黃連湯) 등이 있다.

생각보다 아이들도 불면이 많다. 불면은 성인들에게만 나타나는 질환으로 오해하기 쉬운데, 잠드는데 30분 이상 걸리는 입면 장애도 불면에 해당한다. 잘 먹고 잘 자는 아이가 건강하게 자란다. 일찍 잠들지 못하는 아이에게 꿀잠은 부모가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다.

 

이종훈 목동 함소아한의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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