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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칼럼] 상습적인 오디션 긴장… 근육 절로 떨리고 움직이는 ‘근긴장이상증’ 탓

입력 2020-08-25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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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규
이동규 수원 윌스기념병원 뇌신경센터 원장

이상운동질환은 본인의 의지가 없는데도 몸이 떨리거나 흔들리고, 한쪽으로 기우는 증상이다. 몸의 운동조절에 이상이 생겨 부자연스러운 움직임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양상을 보인다. 흔히 알려진 안면경련이나 파킨슨병으로 인한 떨림, 근긴장이상증 등이 이에 속한다.

지속적인 근육 수축에 의해 신체의 일부가 꼬이거나, 반복적인 운동이나 비정상적인 자세를 보이는 등의 증상들을 총칭하는 말이 근육긴장이상이다. 예전에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가수가 돌연 활동을 중단한 이유가 근긴장이상증 때문이었다. 이는 근육의 수축과 긴장을 조절하는 뇌신경계에 이상이 생겼기 때문이다. 가장 많이 발생하는 부위는 목 근육 부위다. 머리의 비틀림 혹은 떨림, 경련, 목 통증 등이 나타난다. 하지만 팔, 다리, 얼굴 등 근육이 있는 곳은 어디든 발생할 수 있고, 전신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잦은 눈 깜박임, 눈꺼풀 경련, 말할 때 목이 조이는 느낌, 피곤할 때 목이 한쪽으로 돌아가는 현상 등이 모두 근긴장이상증의 초기 증상이다. 질환이 진행될수록 근육이 뻣뻣해지고 꼬이며 떨리게 된다. 좀더 진행되면 근육꼬임이 지속돼 근육이 비정상적인 모습으로 굳어진다. 근긴장이상증은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보니, 뇌졸중이나 뇌성마비로 오인하는 경우도 생긴다.

원인은 명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지만 뇌손상, 일부 유전적 요인, 특발성(원인 불명으로 저절로 발생), 반복적인 행동과 관련된 신체 특정 부위 감각이나 운동능력의 변화로 인한 대뇌 피질의 기능적 변화 등이 원인으로 제시되고 있다.

특히 부모들은 어린 자녀가 있다면 잘 살펴봐야 한다. 근긴장이상은 초등학교 입학 전후의 아이들에게 발생할 수 있는데, 다리에서 시작해 다른 신체 부위로 퍼지는 경우가 많다. 뇌성마비로 잘못 진단되는 경우가 있는데, 치료가 가능한 질환인 만큼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음악가들이 특정 악기를 연주할 때 손이나 팔 부위의 근육 수축으로 발생하는 근긴장이상증도 있다.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로베르트 슈만이 피아니스트가 아닌 작곡가로서 이름을 떨치게 된 이유가 바로 20대 초반 피아노를 연주할 때 손가락에 발생한 근긴장이상증 때문이었다고 한다.

치료는 도파민 작용제나 항콜린제 등 약물치료가 우선시 된다. 약물치료에 반응이 없으면 보톡스로 불리는 보툴리눔톡신을 국소적으로 투여하는 방법도 고려될 수 있다. 주사를 맞은 후 증상이 개선되고, 효과는 3개월 정도 지속된다.

이와 함께 물리치료, 언어치료, 스트레칭 등을 병행한다. 수술적 치료로는 뇌심부자극술이 있다. 뇌의 깊숙한 곳에 전극을 심은 후 전기적 자극을 가한다. 환자 증상에 따라 자극의 정도를 조절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근긴장이상증은 스트레스가 심하거나 피곤할 때 증상이 악화되므로 어떤 약보다도 안정과 휴식이 우선이다.

 

이동규 수원 윌스기념병원 뇌신경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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