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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뷰] 유역비가 아닌 공리의 영화 '뮬란'

여성으로 구분되지 않는 전사 '뮬란'의 이야기 충실

입력 2020-09-17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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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국내 개봉한 영화 ‘뮬란' 역의 유역비(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영화 후반부 눈물이 줄줄 흐른다. 디즈니 실사 프로젝트 중 가장 높은 제작비 2억 달러(한화 2400억)가 투입된 ‘뮬란’. 주연 배우의 태도 문제부터 여러 정치적 이슈로 개봉 전 논란의 중심에 선  작품이다.

 

1998년에 개봉한 디즈니 애니메니션 ‘뮬란’을 토대로 아버지를 대신해 전쟁에 참여해 나라를 구하는 전설적인 여전사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디즈니의 전용 OTT인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개봉한 ‘뮬란’은 이 출구가 확장되어 있지 않은 아시아 몇 개국에서는 극장 개봉을 감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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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국내 개봉한 영화 ‘뮬란 포스터(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일단 코로나19의 여파 속에서 개봉 첫날 관객들의 반응은 나쁘지 않다. 평일 오전 낮 12시임에도 관객석에 3분의 1이 찬 상태로 상영회가 시작됐다.  

 

실사판 ‘뮬란’은 중극 스타 유역비에게 상당부분 기댄 모양새다. 하지만 스토리상 할리우드에 진입한 1세대 배우인 중국 스타 공리의 존재감이 역력하다. 

 

영화 초반 여인의 명예인 ‘시집 잘 가기’에 기댄 뮬란이 사실은 성별과 상관없이 전사의 피가 흐르고 여성의 정체성이 강력한 캐릭터임을 강조하는 것처럼.


하지만 집안의 마스코트인 불사조의 날개를 부러트리고 지붕 위를 날으며 닭을 잡는 뮬란이 사회적 정서와 시선에 고분고분 길들여지지 않을 것이라는 건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극중 유역비는 아들이 없는 집안, 아버지를 대신해 군대에 지원하고 남성을 뛰어넘는 체력과 기지로 군계일학의 존재감을 뽐낸다.
 

이 실사 영화의 재미는 당시 애니메이션에서 단순 처리했던 공리의 존재(빌런)의 영역 확장이다. 그는 극중 왕권에 대한 대립점이자 동양권 특유의 ‘여자가......’로 점철돼 ‘마녀’로 치부되는 역할이다. 동시에 유역비가 갖춘 전사로서의 역할에 기꺼이 희생하는 존재다. 

 

애니메이션에서 툭하면 튀어 나왔던 OST ′Reflection′이 주구장창 나오지 않고 초반부의 여섯 구절이 반복되는 점도 장점이다. 장황하게 익숙한 감정을 이끄느니 결정적인 순간에 강력하게 멜로디를 투입하는 영민함을 보인다. 어쨌거나 ‘뮬란’은 철저히 할리우드에 투영된 동양권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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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 공리의 존재감은 중국 배우의 할리우드 진출 첫 세대의 아우라를 뽐낸다..(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하지만 최근 몇 해간 ‘미투(# me too)로 확대되는 여러 이슈에 확실히 ‘선‘을 긋는 ’여파로 각인된 ‘여자가’ ‘여자라서’로 자행되는 여러 사건에 브레이크를 거는 작품임에는 틀림없다. 

 

 

극중 죽음을 앞둔 공리가 “여자가 사내들의 군대를 이끌었다. 그것은 마녀가 아니다”라고 말하자 남자 빌런은 “그 소녀가?”라고 되묻는다. 

 

이에 공리는 “여성이자 전사”라는 말로 뮬란의 희생을 온몸으로 막는다.


국내 팬층이 무술고수 두터운 이연걸, 견자단이 곁다리로 나오는 것도 또다른 재미다. 

 

이들은 ‘뮬란’이 가진 정체성에 최대한 해가 되지 않는 포지션으로 영화의 완성도를 더한다. 이 영화가 가진 ‘오롯이 여성 그리고 인간으로서의 자존감’에 일찌감치 동의한 결론이 연기에 묻어난다. 115분.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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