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전국 > 충청

[김종서의 환경교육 이야기] 우리는 플라스틱 행성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이제 100년 -500년이나 썩지 않고 환경오염물질로 남아 있는 플라스틱으로부터 벗어나야 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들은 다함께 플라스틱 사용량을 최소화하고 재활용하며 나아가 분해성 소재로 전환시켜 나가는 각종 캠페인에 적극 참여해야 할 것이다.

입력 2020-10-15 08:51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인류의 역사는 석기시대, 청동기시대, 철기시대를 거쳐서 현대사회는 플라스틱시대라고 한다. 사실 플라스틱 없이는 현대인들은 하루도 살 수 없을 정도로 모든 생활영역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플라스틱은 화석연료 등에서 추출한 물질을 합성한 유기고분자화합물로 다양한 특성의 복합재료가 만들어지고 있다.

포장용 비닐봉투, 플라스틱 음료수병, 전선용 피복재료 등을 만드는 폴리에틸렌. 그리고 거미줄보다 가늘고 강철보다 질긴 기적의 실로 알려진 나이론 등과 같은 섬유를 만드는 폴리프로필렌(PP), 각종 용기로 사용되는 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PET), 포장용 스티로폼에는 폴리스티렌(PS) 등 다양하게 변신하여 우리들의 일상생활에 밀접하게 활용되고 있다. 더욱이 요즈음에는 전도성 플라스틱은 광학재료나 유기물질을 이용한 전기발광소자(OLED 디스플레이)로 접거나 말 수 있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활용되고 있다. 그리고 가볍고 투명한 태양전지의 제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또한 인공피부나 연골 같은 인공장기 역시 플라스틱으로 개발되고 있으며, 생체재료로서 플라스틱은 의학 분야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이렇게 플라스틱은 가볍고, 단단하고, 쉽게 변하지 않으면서 쉽게 원하는 모양대로 성형이 가능한 “꿈의 소재‘로 우리들은 일상생활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과거 우리들은 돌, 금속, 유리, 목재와 같이 자연에서 얻은 소재를 사용하였다. 그러나 플라스틱이 나오면서 이들을 대부분 대체하게 되면서 20세기 인류 최고의 발명품으로 찬사를 받고 있다. 그렇지만 이런 플라스틱이 사실상 우리들의 건강을 해치는 환경오염물질로 전락하고 있으며 자연으로 돌아가는 데 보통 100~500년이 걸려 우리가 사는 지구가 플라스틱 행성으로 변해가고 있다. 그래서 우리들은 플라스틱이 없는 세상을 만들어 나가야 될 입장이다.

최근 환경단체인 그린피스가 ‘우리가 먹는 해산물 속 플라스틱’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즉 미세 플라스틱이 바다 생태계의 기초인 동물성 플랑크톤에서부터 갯지렁이, 새우, 게, 가재, 작은 청어에서 대구와 참다랑어 등의 대형 어류에 이르는 다양한 생물종에서 발견됐다고 밝히고 있다.

바다생물들이 미세플라스틱을 먹이로 착각해 먹고 있을 뿐 아니라 먹이사슬을 통해 널리 파급되고 있다. 심지어 홍합이나 굴과 같이 바닷물을 빨아들여 그 속의 영양물질을 걸러 먹고 살아가는 생물종까지도 발견되고 있다고 한다. 즉 40㎛(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작은 미세 플라스틱은 호흡할 때 물고기의 아가미를 그대로 통과해 체내로 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2017년, 국립생태원은 폐사한 바다거북의 사인을 조사한 결과 “40여 마리의 사체 중 절반의 배 속에서 비닐봉지, 낚싯줄, 그물 조각 등의 플라스틱 폐기물과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되었다”고 발표하였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제주 비양도 앞바다에서 발견된 아파트 높이(12.5m)의 대형 참고래 사체 배 속에서도 낚싯줄과 그물이 발견됐다고 한다. 이와 같이 플라스틱 폐기물의 해양 쓰레기의 80%나 차지하고 있어 플라스틱의 환경오염이 심각하게 우리 생활의 장애물이 되어 각종 재앙을 일으키고 있다.

바다에 떠다니는 다양한 플라스틱계 쓰레기가 풍화작용과 자외선에 의한 광화학 반응으로 부서지면서 지름 5㎜보다 작은 미세 플라스틱이 된다. 이런 미세 플라스틱은 물고기 먹이가 되어 먹이사슬을 타고 우리 식탁으로 되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플라스틱은 분해되는 과정에서도 각종 독성 성분을 배출한다. 즉 플라스틱을 불에 태우면 바로 다이옥신이 널리 공기를 타고 퍼져 나간다. 이런 다이옥신은 식물 잎의 앞면에 달라붙어 먹이사슬로 우리들의 음식을 통하여 인체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환경과학과 교수안 로널드 가이어는 전 세계에서 생산된 플라스틱 총량을 세계 최초로 추산해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했다. 즉 “1950~2015년 사이에 인류가 생산한 플라스틱은 무려 83억t으로 이는 코끼리 10억 마리, 미국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2만 5,000개와 맞먹는 무게다. 특히 83억t의 절반은 지난 13년 동안 생산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지난 66년간 생산된 플라스틱 중 불과 9%만이 재활용됐고 12%는 소각, 79%는 매립됐다고 한다. 이런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에 버려지거나 땅에 매립되면, 쓰레기에서 나오는 환경호르몬이 물고기 등 생물을 통해 인간의 먹이사슬에 영향을 미쳐 생명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2050년까지 플라스틱 생산량이 250억t을 넘어서 지금까지의 플라스틱 생산량인 83억t의 4배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우리들은 플라스틱 행성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 나가지 않으면 살 수 없는 세상이 되고 있다.

2018년, 유엔환경기획(UNEP)에서는 우리나라의 해안폐기물 모니터링 결과 “플라스틱류가 전체 폐기물의 56%를 차지하고 있으며 항목별로 보면 페트병과 비닐봉투, 마개, 밧줄, 스티로폼 부표 등이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2019년 ‘대한민국 플라스틱’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 1명이 연간 사용하는 일회용 플라스틱은 생수 페트병 96개, 일회용 플라스틱컵 65개, 비닐봉지 460개로 나타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2019년 11월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1회용품 함께 줄이기 계획’을 확정하여 발표하였다. 올해부터 플라스틱컵은 물론 종이컵도 매장 내 사용을 금지하고, 2022년까지 스티로폼 택배상자를 퇴출하는 등 고강도 대책을 담았다. 또한 환경부는 2018년 8월부터 재활용 촉진을 위해 매장 내 1회용 플라스틱컵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으며 적발 시 사업자에게 최대 2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되어 있다. 이를 종이컵까지 확대하고 플라스틱 빨대, 장례식장 식기 등으로 대상도 넓혀나가 “2022년까지 1회용품 사용량을 35% 이상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서울시가 1회용 컵, 비닐봉투를 중심으로 한 ‘1회용품 제로’를 실천하는 ‘플라스틱 프리(free) 도시’를 선언하였다. 공원, 한강, 장터, 축제 등 각종 공공행사나 공공장소의 1회용품 사용 억제도 실천하고 있으며 8개 환경시민단체와 손잡고 일상에서 많이 사용하는 대표적인 ‘5대 1회용 플라스틱 안 쓰기 시민실천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5대실천과제는 ▲1회용 컵 사용 안하기 ▲1회용 빨대 사용 안하기 ▲1회용 비닐봉투 사용 안하기 ▲1회용 배달용품 사용 안하기 ▲1회용 세탁비닐 사용 안하기 등으로 시민들이 쉽게 할 수 있는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또한 분해되지 않는 플라스틱의 소재를 분해성 플라스틱로 전환시켜 땅에 매립 시 수개월 내지 수년 이내에 물, 이산화탄소, 메탄가스, 마이오매스 등으로 완전 분해가 될 수 있도록 세계 각국들이 새로운 소재개발에 경쟁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런 분해성 플라스틱에는 크게 태양광에 의한 ‘광분해성 플라스틱’, 온도 등 산화반응에 의한 ‘산화분해 플라스틱’, 가수분해반응에 의한 ‘가수분해 플라스틱’, 미생물, 효소 등에 의한 ‘생분해 플라스틱 등으로 구분되고 있다. 특히 최근 플라스틱 빨대를 대체하기 위한 종이, 실리콘, 스테인레스, 대나무 등에 이어 국내에서 먹을 수 있는 ‘쌀’ 빨대가 나왔다. 쌀 70%, 타피오카 30%, 그리고 약간의 소금이 들어가고 실제 먹을 수가 있어 친환경적으로 전환되고 있다.

한국화학연구원은 땅속에서 100% 분해되는 친환경 비닐봉지를 개발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 비닐봉지는 사탕수수와 옥수수에서 추출한 ‘바이오플라스틱’으로 만들었다. 즉 바이오플라스틱은 사탕수수, 옥수수, 나무, 볏짚 등으로 생성된 바이오매스 기반 단량체와 석유 부산물 기반 단량체를 중합해 만든 고분자 물질로 만들어진 것이다.

기존 바이오플라스틱으로 만든 비닐봉지는 인장강도가 약해 금방 찢어져 사용이 불편했지만. 이번에 개발된 비닐봉지는 목재펄프에서 셀룰로스, 게 껍데기에서 키토산을 추출해 바이오플라스틱에 첨가해 인장강도가 강한 친환경 플라스틱을 만들었다. 그리 땅속에서 6개월 이내 100% 생분해된다고 한다. 이런 생분해성 플라스틱 기술을 적용한 밀폐용기와 접시 반찬그릇, 위생장갑, 위생백, 지퍼백 등 그 종류도 다양하고 땅에 버려졌을 때 산화 생분해 과정을 거쳐 자연스럽게 썩어 분해된다고 한다.

우리들은 그간 편리한 생활을 위해서 플라스틱을 마구 사용하여 지구가 플라스틱으로 뒤덮힌 플라스틱 행성이 되었다. 이제 100년 -500년이나 썩지 않고 환경오염물질로 남아 있는 플라스틱으로부터 벗어나야 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들은 다함께 플라스틱 사용량을 최소화하고 재활용하며 나아가 분해성 소재로 전환시켜 나가는 각종 캠페인에 적극 참여해야 할 것이다.

김종서 기자 jongseo2477@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