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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더컬처] “여전히 어려운 옻칠” 김정은 작가 “살아 있는 생명을 다루 듯!”

입력 2020-10-16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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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작가
김정은 옻칠 작가(사진=본인 제공)

 

“작품도 중요하죠. 하지만 제 손을 떠났을 때 작품에 인위적인 보수작업 없이도 오래 보존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어요. 그렇게 찾은 게 옻칠이었어요. 그 색감과 깊이에 매료돼 버렸죠.”

그렇게 ‘옻칠’에 빠져 10년을 작업한 김정은 작가는 “여전히 어렵다”며 웃었다. ‘꽃’을 소재로 옻칠 기법을 활용한 그의 작품들은 화려하고 감각적이다. 한국보다 홍콩, 뉴욕 등의 아트페어에서 먼저 주목받은 그의 작품 속 꽃들은 정통 옻칠 작업으로 가능해진 저마다 다른 색감으로 눈길을 끈다. 

 

“옻칠은 오래 전부터 데이터를 통해 내구성이 인증된 재료예요. 인체에도 무해하죠. 하지만 색감 내기가 정말 어려워요. 습도, 온도 등 환경적 요인으로 색감이 좌지우지되고 경화 속도, 정도도 달라지거든요. 건조가 너무 빨리 되면 다 타버리거나 지나치게 어두워져 버리거든요. 우루시올(Urushiol)이라는 효소 성분이 옻 안에 살아 있어야 경화가 가능해요. 그 효소가 죽어버리면 굳지를 않아서 미끄덩거리고…살아 있는 생명을 다루는 느낌이죠. 그래서 더 매력적이에요.”
 

옻칠작품
김정은 작가의 옻칠 작품(사진=본인 제공)

이렇게 전한 김정은 작가는 “자르고 샌딩을 하고 드릴로 뚫고…옻칠은 노동집약적 작업”이라며 “스스로 수양하는 기분”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자연친화적이고 살아 있는 재료로 살아 있는 색채, 기억 등을 다루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내가 만든 색채가 모두의 것이 되도록!

“기억이나 추억들은 사물, 냄새, 음악을 통해 소환되죠. 나무 냄새를 맡으면 저만의 추억이나 기억들이 떠올라요. 또 어떤 사람은 그만의 기억과 추억을 떠올리겠죠. 그렇게 저만이 가진 감정선들을 색채에 담아 꽃으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핑크빛 꽃 주위로 흩뿌려져 방울진 붉은 빛 물감들이 그에겐 몽글몽글, 방울방울 피어나는 행복한 기억들이지만 누군가에겐 유혈낭자 핏방울로 인식되기도 한다. 

 

저한테는 개인적인 기억이지만 보는 사람들이 제가 만들어낸 색감을 보고 자신만의 기억을 호환하기를, 그렇게 저와의 공감대가 만들어지기를 바랐어요. 그렇게 제가 만든 색채들은 저만의 것이 아닌 모두의 것이 되는 거죠.”

그가 주로는 쓰는 ‘핑크’는 “어려서부터 좋아하는 색감”으로 “행복하고 즐거웠던 기억들이 담겼다.” 이에 “다른 색도 써봐야지 해보지만 저도 모르게 집중하게 되는 색감”이다.   

 

“작업을 하면서 제 행복한 기억을 소환하면서 치유받곤 해요. 행복한 기억을 떠올리는 것 뿐 아니라 식물이나 자연, 색감 등을 보는 과정 자체도 치유와 힐링이죠. 작품을 하다보면 자꾸 화려함을 강조하게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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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아트페어에서 주목받은 김정은 옻칠 작가(사진=본인 제공)

 

어떤 부분은 아픈 기억을 담기도 하는데 그 아픔마저도 화려함으로 감추게 되는 것 같아요. 모두의 삶은 아프고 여리고 역경과 고난, 시련을 맞닥뜨리곤 하죠. 그런 삶에 굳이 제 아픔까지 전달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랄까요. 더 좋은 기운과 깊은 에너지를 주고 싶어요.”
 

그가 행복하고 즐거운 기억을 부르는 핑크 계열의 색감에 화려한 금실로 한땀 한땀 수를 놓거나 각도에 따라 오묘한 빛을 내는 자개를 일일이 손으로 붙이는가 하면 반짝이는 비즈, 금가루를 뿌리고 접목시키는 이유기도 하다. 



◇꽃과 핑크 색감, ‘여성’ 아닌 누구나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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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작가의 옻칠작품(사진=본인 제공)

 

“꽃도, 핑크 계열의 색감도 여성성의 상징으로 풀이되곤 하죠. 하지만 꽃에는 누구나의 인생사가 다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씨를 뿌리고 싹을 틔우고 자라 너무 힘들게 꽃이 피어나고 지는 과정이 우리 삶이랑 너무 똑같잖아요. 우리 삶을 닮은 꽃에 저마다의 기억을 담는 색채를 넣는 작업이죠.”

꽃과 핑크는 여성성. 이 명제는 그에게 편견 혹은 고정관념과도 같다. 화려한 색감과 그 색들 사이를 가로지르거나 한 방향으로 흐르는 더 화려한 자개들, 금·은실 등은 활짝 핀 꽃의 역동적 에너지, 생명이 시작되는 지점과 낙화의 은유적 비유다.  

 

김정은 작가
김정은 옻칠 작가(사진=본인 제공)

그렇게 화려한 색감 사이를 유유히 흐르는 자개들이나 금·은실들은 한땀 한땀 드릴로 뚫어 또 다시 한땀 한땀 엮은 결과물이다.  

 

화려한 색감과 반짝임 뒤에 숨겨둔 김정은 작가의 아픔이나 슬픈 기억들처럼 ‘여성성’과 ‘아름다움’을 뽐내는 듯한 작품들은 그의 표현대로 ‘노동집약형’의 거친 작업 과정들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옻칠이나 자개 예술을 현대적으로 푼다고 해서 옛 것을 버리고 싶지 않아요. 옛 것을 따르면서 요즘 감성으로 풀어내 제 나름대로의 해석을 담는 작업이죠. 더불어 예술이 일상이 되는 시도 중이기도 해요. 작품으로 보시기도 하고 테이블로 쓰기도 할 수 있는 식이죠.”

예술성과 실용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가구 겸 작품 작업을 새로 시도 중인 김정은 작가는 “보시는 분들이 예술을, 제 작품을 편하게 보시고 느껴주시면 좋겠다”는 바람을 털어놓기도 했다.

“동일한 데이터를 맞춰도 똑같은 작품이나 색감이 나오지 않고 의도치 않은 색이 나오는 행운을 가져다 주기도 하는 옻칠은 생명이에요. 살아 있거든요. 칠흑 속에 빛을 내고 죽은 나무에 생명을 불어 넣죠. 꾸준히 옻칠을 통해 저만의 색감을 만들려고 노력 중이에요. 제 기억과 감정선들이 담긴 그 색채들이 우리의 색감이 될 수 있도록요.”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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