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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이궁도 내국인도 외면’…체면 구긴 공항 면세점, 황금기 끝났나

콧대 높던 인천공항, 3연속 유찰에 사업자 모시기 나서
시내·온라인 매출 비중 점점 더 커져…인천공항 입점 매력↓

입력 2020-10-20 14:18 | 신문게재 2020-10-2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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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면세점 사업권 3연속 유찰<YONHAP NO-4374>
한산한 모습의 인천국제공항공사 제1터미널 면세구역.(사진=연합)

 


 

높은 몸값을 자랑하던 인천공항 면세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만나면서 사업자 선정에 애를 먹는 등 체면을 구기고 있다. 코로나19이전부터 매출 비중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던 터라 공항 면세점의 황금기는 끝났다는 전망마저 나온다.

19일 관세청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공사)는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 사업자 선정 방식을 두고 관계 기관들과 협의를 거치고 있다. 지난달 2차 모집에서 전 구역이 유찰된 뒤에는 곧바로 같은 조건으로 입찰에 나섰지만, 이 역시 전 구역 유찰로 마무리되자 당근책 마련을 위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3차 입찰에서 롯데·신라·신세계·현대 등 대기업 ‘빅4’ 면세점 중 입찰 참여의사를 보인곳은 신세계면세점뿐이었다. 그러나 신세계면세점조차 마지막에 사업제안서와 가격입찰서는 내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상 대기업에서는 단 한 곳도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이다.

이에 공사는 수의계약을 체결하거나, 추가 지원책을 포함시켜 또 다시 경쟁 입찰에 부치거나, 기존 사업권자의 사업 운영 기한을 연장하는 등의 방안을 놓고 고민 중이다. 코로나19 사태 이전까지 공사가 이처럼 ‘사업자 모시기’에 나선 경우는 없었다.

인천국제공항은 공항 면세점 중 전세계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고, 여객수가 7000만명에 달하는 동북아 최대의 허브 공항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상징성 때문에 그간 면세업계는 높은 임대료에도 불구하고 면세업체들은 인천공항 면세점에 입점 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천공항 면세점 매출이 90% 이상 감소하면서 공사의 처지도 바뀌었다. 이번에 공사가 코로나19를 계기로 콧대를 낮추면 향후 공사와 면세 사업자 간의 관계에도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인천공항 면세점의 높은 고정 임대료에 불만을 가졌던 면세업계가 이번 입찰을 계기로 새로운 협상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간 면세업계는 인천공항 임대료가 매출에 비해 지나치게 높게 책정된다는 불만을 지속적으로 제기했다. 지난해 면세 사업자들이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로 지불한 돈은 1조761억원에 달한다. 이 중 롯데·신라·신세계 등 대기업 면세점이 낸 임대료는 9864억원이다.

이에 대기업 면세점들은 시내 면세점에서 올린 수익으로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를 메우고 있다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올린 매출 24조원에서 공항 면세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나머지 80%는 시내 면세점(50%)과 온라인 면세점(30%)에서 나왔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따이궁(보따리상)은 시내 면세점을 이용하고, 내국인은 할인 혜택이 큰 온라인 면세점을 이용한다”며 “높은 임대료를 내고서라도 인천공항 면세점에 입점하려는 이유는 오로지 상징성과 국제적 광고 효과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면세업계 관계자도 “인천공항 입점은 매출이나 이익을 위해서 라기 보단 공항면세점 운영 능력이 해외 진출 등에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노연경 기자 dusrud1199@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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