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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제공=SK하이닉스)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미국 인텔의 낸드 사업 부문을 품에 안으며 ‘반도체 왕국 건설’이라는 꿈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20일 SK하이닉스는 미국 인텔의 낸드 메모리 사업 부문을 10조3104억원에 인수하는 양도 양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6년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 금액(80억달러·약 9조1200억원)을 뛰어넘는 국내 인수·합병(M&A) 사상 최대 규모의 ‘빅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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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인수로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시장점유율은 20%대로 상승할 전망이다. 2분기(4~6월) 트렌드포스 집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낸드 시장 점유율은 11.7%로 삼성전자 31.4%, 키옥시아 17.2%, 웨스턴디지털 15.5%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마이크론과 인텔은 각각 11.5%다.
특히 SK하이닉스는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 형태로 키옥시아(옛 도시바메모리홀딩스)에도 간접 출자한 상태다. 키옥시아의 현재 지분율은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이 49.9%, 도시바 40.2%, 호야 9.9%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이번 M&A로 세계 낸드 플래시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시장 장악력은 더욱 커졌다. 특히 인텔의 강점인 기업용 SSD 시장에서는 삼성전자를 제치고 세계 1위로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인텔은 업계 최고 수준의 낸드 SSD 기술력과 하나의 셀로 4비트의 정보를 처리하는 QLC 낸드플래시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낸드 사업의 매출액은 약 28억달러, 영업이익은 약 6억달러 규모다.
SK하이닉스 이석희 CEO는 “낸드플래시 기술의 혁신을 이끌어 오던 SK하이닉스와 인텔의 낸드 사업 부문이 새로운 미래를 함께 만들 수 있게 됐다”면서 “서로의 강점을 살려 SK하이닉스는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적극 대응, 낸드 분야에서도 D램 못지않은 경쟁력을 확보해 사업 구조를 최적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K하이닉스와 인텔은 이번 계약과 관련해 내년 말까지 주요 국가의 규제 승인을 얻을 계획이다. 규제 승인을 받으면 SK하이닉스는 우선 70억달러를 인텔 측에 지급하고 인텔의 낸드 SSD 사업(SSD 관련 IP 및 인력 등)과 중국 다롄 공장 자산을 SK하이닉스로 이전할 계획이다. 이후 인수 계약 완료가 예상되는 2025년 3월에 SK하이닉스는 20억달러를 지급하고 인텔의 낸드플래시 웨이퍼 설계와 생산 관련 IP, 연구개발(R&D) 인력 및 다롄팹 운영 인력 등 잔여 자산을 인수해 M&A를 마무리 지을 방침이다.
지봉철 기자 janus@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