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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상처는 낸 사람보다 겪어본 사람이 더 잘 치유한다

[Culture Board] 영화 '종이꽃', 죽음을 통해 본 삶의 가치
안성기와 유진, 김혜성의 연기 시너지...주제와 맞물려

입력 2020-10-21 18:00 | 신문게재 2020-10-22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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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보난자
(사진제공=스튜디오보난자)

 

이렇게 초췌한 배우 안성기의 모습을 봤던가. 일단 ‘종이꽃’은 해외에서 먼저 호평을 받은 영화다. 지난 4월 열린 제53회 휴스턴국제영화제에서 한국인 최초로 남우주연상과 최우수외국어영화상에 해당하는 백금상을 수상했다. 휴스턴국제영화제는 독립영화 제작자들의 의욕을 높이고 영상 부문에서 탁월한 창의력을 발휘한 작품들을 시상하기 위해 1961년 시작한 영화제다. 극 중 안성기는 장의사 ‘성길’ 역을 맡아 “섬세하지만 선명하게 공감되는 품격 있는 연기”라는 극찬을 받았다.

‘종이꽃’은 사고로 거동이 불편해진 아들(김혜성)과 살아가는 장의사 성길이 옆집으로 이사온 모녀를 만나 잊고 지내던 삶에 대한 희망을 품게 되는 이야기다. 안성기가 맡은 성길은 해박한 의학지식을 가진 인물이다. 자신은 가업을 이어 장의사가 되었지만 아들만큼은 의사의 길을 걷길 바란다. 비극은 의대에 합격한 아들이 여행작가의 꿈을 버리지 못하고 방황하다 결국 사고를 당해 하반신이 마비되면서부터다.
 

스튜디오보난자1
(사진제공=스튜디오보난자)

이후 부자는 서로 마음을 닫았고 우연한 기회에 명랑한 성격의 은숙(유진)이 병간호를 맡게 되면서 변화는 시작된다.

 

냉랭한 부자와는 반대로 건너편에 사는 은숙 모녀는 서로에게 살뜰하다. 남편과 아버지가 없는 이들 모녀에게 무뚝뚝한 성길은 되려 든든한 존재로 각인된다.  

 

 

 

투박한 성격에 대규모 상조회사에 치여 하루가 고단한 성길이지만 그는 누구보다 ‘사람의 도리’를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인물이다. 되려 혈연관계인 아들과 그 접점을 찾지 못하지만 은숙에 의해서 꼬인 감정의 실타래를 풀어간다. 

 

‘종이꽃’에는 여러 아픔이 담겨있다. 가정폭력과 근현대사의 비극을 겪은 인물 그리고 사회에게 버려진 사람들이 대거 등장한다. 태어나서 각자 살아가는 건 달라도 결국 죽음으로 귀결된다는 점에서 ‘종이꽃’은 인생의 도리에 대해 되묻는다.

극 중 성길은 자신을 따르는 은숙의 어린 딸에게 “비싼 관도 싸구려 관도 결국 썩는다”고 말한다. 그리고 “하지만 장사를 해야 하니 비싼 관을 권하지”라며 적당히 타협해야 하는 자신의 처지를 고백한다. 영화는 그렇게 죽고 싶어도 살아야 하고 살기 위해 죽음도 불사하는 현대인들의 아이러니를 정조준한다.



특히 영화 말미에 드러나는 은숙의 비밀과 성길의 트라우마는 죽어서 가는 길에 ‘꽃’을 달고 가는 인간의 마지막 모습과 맞물려 진한 여운을 자아낸다. 무엇보다 시체를 염하는 안성기의 연기는 깊은 주름 만큼이나 고결하고 단아하다.

 

영화는 수상한 영화제에서 “상실과 아픔 그리고 죽음 중간에 있는 영혼의 가슴 아픈 공명을 담아냈다”는 극찬을 받았다. 더불어 안성기라는 존재감에 생기를 더하는 유진과 김혜성의 연기변신도 눈여겨 볼만하다. 12세 관람가.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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