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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2020]'배우의 투잡'이 주는 즐거움

정진영X유준상X안재홍 연출작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출품
묵직한 주제와 재기발랄한 변주 눈에 띄어

입력 2020-10-22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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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에 연출작을 출품한 정진영(왼쪽부터), 유준상, 안재홍(사진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빅픽쳐브러덕션, 제이와이드컴퍼니)

 

‘배우 아닌 감독’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규모를 대폭 축소한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색다른 재미로 중무장했다. 배우 정진영과 유준상, 안재홍이 내놓은 연출작을 만날 수 있기 때문. 개·폐막식과 레드카펫은 물론 무대 인사, 오픈 토크 등의 야외 행사와 소규모 모임은 진행하지 않지만 이들의 작품을 보는 재미는 남다르다.

올해 초 개봉한 정진영의 감독 데뷔작 ‘사라진 시간’은 한국영화의 오늘 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됐다. 의문의 화재사건을 수사하던 형사 형구가 자신이 믿었던 모든 것이 사라지는 충격적인 상황과 마주하면서 자신의 삶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다.
 

BIFF2020
(사진제공=BIFF)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리는 장르 영화제인 제24회 판타지아 영화제에서 신인감독 특별언급상과 남우주연 특별언급상을 받았다. 

 

올 하반기와 내년 개봉을 조율 중인 유준상의 음악영화와 안재홍의 단편영화 역시 매력만점이다. 





◇철두철미한 유준상의 엉망진창 MV촬영기  

 

영화 ‘스프링 송’은 배우 유준상의 유명세에 비해 알려지지 않은 재능을 압축시킨 작품이다.

 

2016년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 초청된 ‘내가 너에게 배우는 것들’,  2018년 전주국제영화제에 초청된 다큐멘터리 ‘아직 안 끝났어’에 이은 3번째 장편 연출작인 이 영화는 일본 후지산에서 촬영을 대부분 진행, 해외 로케까지 감행했다.

연예계에서 ‘분 단위로 계획하기’로 유명한 유준상이 즉흥 여행을 통해 뮤직비디오를 찍는 다는 설정이 흥미롭다.주제도 배우도 없는 상황에서 유준상이 직접 배우이자 감독으로서 현지 섭외는 물론, 후배 배우들까지 동원하는 상황이 ‘과연 실제인가?’싶을 정도로 사실적이다.

극중 유준상은 카메라 감독과 의견 충돌을 하고 후배들과 마찰을 일으킨다. 자신이 출연한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의 일본 공연 당시 같은 역할로 인연을 맺은 나카카와 아키노리가 후지산까지 날아오지만 그마저도 2박 3일 촬영 후 돌아가야 되는 상황. 

 

실제 그룹으로 활동하는 ‘제이앤조이 20’(J n joy 20) 멤버이기도 한 유준상과 이준화는 사사건건 부딪힌다. 대세배우 김소진마저 “선배님의 연기 지도가 뭘 말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할 정도다. 

 

BIFF프리뷰1
20살 차이의 유준상에게 극중 이준화는 “형은 곧 50이어서 이룰걸 다 이루고, 밴드를 하는지 몰라도 나는 여기에 올인했다”는 말로 자신의 불안함을 고백한다. (사진제공=BIFF)

 

코미디인가 싶을 정도의 디렉션과 의견 충돌이 난무하지만 유준상이 후배들이 출연한 작품 하나하나를 예로 들고 그들조차 잊고 있었던 순간들을 일깨우는 장면을 보노라면 이 마저도 ‘계획요정’ 유준상의 빅피처가 아닌가 싶을 정도다. 음악영화 답게 귀를 사로잡는 음악이 관건인데 삽입된 작사와 작곡 대부분에 유준상의 이름이 들어가 있다.

무엇보다 영화 엔딩 10분은 ‘과연 될까’ 싶을 정도로 엉망이었던 촬영들이 한 편의 근사한 뮤직비디오로 진짜 완성돼 보여진다. 관객들 입장에서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복기하게 만드는 재미까지 경험하게 만든다. 

 

 

◇영화 ‘소공녀’속 가난한 커플, 울릉도에서 재회

 

BIFF프리뷰
왜 떠나는지 알기에 잡을 수 없는 남자.마음은 아프지만 깊은 절규외에는 할 수 있는게 없다. 안재홍의 진심이 담긴 ‘울렁울렁 울렁대는 가슴안고’의 한 장면.(사진제공=BIFF)


안재홍 역시 2016년에도 감독 자격으로 전주국제영화제에 초청받은 이후 두 번째 영화로 부산국제영화제의 단편 경쟁부문까지 진출했다. 30분 분량의 ‘울렁울렁 울렁대는 가슴안고’는 와이드 앵글 한국단편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장거리 연애를 하던 울릉도 남자와 육지 여자의 이야기로 안재홍은 연출과 각본, 주연까지 1인3역을 소화했다. 여주인공은 ‘소공녀’에서 호흡을 맞춘 이솜이 맡았다.

한 눈에 봐도 피곤해 보이는 영희는 무덤덤한 얼굴로 항구로 마중나온 철수를 만난다.항구 근처의 산책로에서 “그만하자”고 내뱉는 주인공.뭔가를 아는 듯한 남자는 “그냥 전화로 하지 그랬어”라고 한숨 짓는다. 문제는 풍랑주의보로 인해 바로 육지로 나갈수가 없는 상황. 막 이별한 연인은 할 수 없이 근처 게스트하우스에 묵게 된다.

울릉도가 삶의 터전인 남자에 비해 서울 여자는 비정규직을 견디고 막 정규직이 됐다. 자세한 사연은 드러나지 않지만 새로운 남자가 생긴 게 분명하다. 남자는 누구냐는 질문도, 왜 헤어지냐며 메달리지도 않는다. 안재홍은 경상도 남자 특유의 무뚝뚝함과 사투리로, 이솜은 외모에서 풍겨나오는 서울 깍쟁이의 모습으로 영화에 녹아든다.

‘울렁울렁 울렁대는 가슴안고’는 한 커플의 이별이야기지만 천혜의 섬 울릉도를 배경으로 이별의 ‘격’에 대해 논하는 영화다. 남자는 떠나려는 여자에게 울릉도 특산물인 오징어를 건넨다. “네가 좋아하지 않았으냐”며. 

 

그렇다고 극적인 반전은 없다. 둘은 포옹하고 헤어진다. 둘의 이름이 철수와 영희인 건 엔딩 크레딧을 통해 밝혀질 뿐이다. 흔한 이별이지만 아픔이 덜하지 않다는 것을 이 영화는 말해준다. 


부산=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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