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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2020]미리 본 '암모나이트', 생각보다 '센'데?

지난 21일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박수터진 기대작
올해 칸에서 월드프리미어로 상영 예정이었으나 BIFF에서 선봬
영국 출신의 배우들이 선보이는 연기경합 눈부실 정도

입력 2020-10-24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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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모나이트
시대극,퀴어 장르라는 점으로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과 비교되는 이 영화는 기대 이상의 노출신으로 시선을 모은다.(사진제공=BIFF)

 

젊은 여자는 남편에게 외면 받는다.중년의 여자는 동네 의사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다.영화 ‘암모나이트’는 지구의 초창기에 존재했던 연체동물을 제목으로 삼고 있다. 멸종한 상태로 화석으로만 만날 수 있는 이 물체는 두 여인을 이어주는 매개체다.발견되면 개인 소장, 혹은 박물관의 유리안에 갇히는 화석. 영화는 겉으로는 신사처럼 젠틀하지만 여성을 소유물로 여겼던 빅토리아 시대 영국의 이중성을 꼬집는다.

부유한 남편을 둔 샬럿(시얼샤 로난)은 아이를 잃은 뒤 영국의 외딴 섬으로 요양을 온다.그곳에는 뛰어난 재능을 지녔지만 보수적인 남성 중심의 학회에서 여자라는 이유로 외면받는 고생물학자 메리(케이트 윈슬렛)가 살고 있다.

화석을 연구하면서 관광객들에게 화석을 파는 메리는 생활고로 인해 샬럿의 병간호를 맡게된다. 정확히는 병들고 우울한 아내 곁을 떠나려는 남편이 돈을 주고, 메리에게 떠맡긴 것. 냉소적이고 보수적인 그녀는 나약한 샬럿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자신의 의견을 내려놓고 인형처럼 사는 샬럿 또한 쉬운 삶은 아니다. 물을 무서워하지만 바다로 둘러싸인 섬으로 요양을 올 정도로 남편에게 순종하며 살아왔던 것.

 

영화는 해수욕이 맞지 않는 샬럿이 열병에 걸린 채 메리의 집에서 쓰러지면서 변곡점을 맞는다.건강 악화로 인해 병원과 묵고 있는 호텔로 옮길 수도 없는상황. 동네 의사는 메리에 대한 호감으로 왕진을 자처하고,샬럿 또한 화려한 호텔대신 소박한 메리의 집에서 점차 건강을 찾아간다.



‘암모나이트’는 해변가에서 화석을 찾으며 우정을 쌓는 두 여자의 감정선을 표현하는데 주저함이 없다. 사회적 지위와 성격이 반대인 메리와 샬럿은 돌과 진흙에서 박제된 존재를 통해 우정을 넘어 격정적인 감정을 나누게 된다.극중 남성들은 철저한 주변인이다.  

 

암모나이트1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일찌감치 만석,지난 21일 공식 상영 후 박수가 터져나온 영화 ‘암모나이트’.(사진제공=BIFF)

주인공들의 주변 여성 캐릭터 역시 늙거나 병들고,나약한 존재로 그려지며 두 여성들의 감정을 더욱 도드라지게 만든다.

 

메리의 노모는 여덟 아이를 낳았지만 그중 여섯을 떠나 보냈다. 그 상처는 가정 형편에 맞지 않는 도자기 인형으로 채웠다. 영화는 진흙을 털어내는 메리와 시종일관 도자기 인형을 닦는 노모의 모습을 교차시킨다.

메리의 이웃사촌으로 나오는 엘리자베스 부인 또한 명확한 사연을 드러내지 않는다. 다만 샬럿과 메리 사이를 눈치채는 유일한 존재로 등장, 배우 피오나 쇼가 가진 연륜에 정점을 찍는다. 

 

케이트 윈슬렛이 연기한 메리 역할은 화석 수집가이자 유럽과 미국까지 유명세를 떨친 실존인물이다. 대단한 업적을 이뤘음에도 애닝의 사망 163년만에야 가장 영향력있는 여성 과학자로 선정될 정도로 차별을 받았다.

‘암모나이트’제작 당시에는 그가 레즈비언이란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논란이 컸지만 영화 속 케이트 윈슬렛의 연기는 그만큼 압도적이다. 2020년 칸 영화제에 초청되어 칸에서 전 세계 최초 공개하려했으나, 코로나 19로 영화제 개최가 취소되면서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였다.육덕진 몸매를 압도하는 불안한 눈빛연기는 상대적으로 가녀린 시얼샤 로난의 체구와 맞물려 묘한 앙상블을 자아낸다.

시대극과 레즈비언 로맨스라는 공통점으로 일찌감치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과 비교되고 있지만 차별점은 확실하다. 더 진하고, 파격적이다. 전작이 유럽영화 특유의 채소같은 느낌이라면,‘암모나이트’는 거기에 기버터를 넣고 볶아 스테이크에 얹은 느낌이다. 무엇보다 내년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은 ‘암모나이트’의 케이트 윈슬렛에게 안길 것 같다. 어린 나이에 비해 해마다 주조연상에 노미네이트되는 ‘연기파 배우’시얼샤 로난에게는 다소 미안하지만.

 

부산=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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