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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삼성을 분기점으로 상속세제 개편 시급하다

입력 2020-10-27 16:15 | 신문게재 2020-10-2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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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타계 이후 상속세가 다차원의 방정식이 되고 있다. 현재 기준으로 추정치를 잡으면 18조 2200여억원의 상장 지분 가치에 대한 상속세가 10조 9300억원이다. 복잡하게 따지지 않아도 천문학적인 상속 제도를 손질하자는 논리가 설득력을 얻을 수밖에 없다. 대기업뿐만이 아니다. 중소기업들도 세계 최고 수준의 법정 세율이 원활한 승계를 가로막고 외국 투기자본에 경영권을 상실 위협을 피부로 느끼는 처지다. 최고 세율 인하가 시급하다.

올여름 군불만 지피다 잠잠해진 과도한 상속세제 체계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할 시기가 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등도 상속세 부담으로 기업을 물려주기보다 매각을 고민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 최고세율 50%에 최대주주 지분에 적용하는 할증세율 20%까지 가산하는 방식은 가혹하다. 실제 세율은 60%에 이른다. 유럽 주요국의 실제 상속세율 30~45%에 비교해도 지나치다. 최근 20년간 폐지한 국가가 상당수에 이른다. 가족기업의 경쟁력 향상을 내세워 상속세를 폐지한 스웨덴 같은 나라도 있다. 계층 사다리 운운하며 부의 대물림과 편법승계를 겁내는 우리와는 딴판이다.

산술적으로 생각해도 폐단이 많다. 1조원 기업가치의 회사가 창업자가 한 번 상속하면 40%, 두 번 상속하면 16%로 쪼그라든다. 이론상 세 번 상속하면 경영권 지키기가 어려워진다. 삼성그룹 오너가의 경우도 상속세 마련을 위해 삼성 계열사 지분을 매각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지배구조 개편의 큰 틀이 완성됐어도 전체 구조가 달라질지 모른다. 이것만 봐도 불합리하다. 상속세제를 폐지하거나 완화해 기업의 영속적 발전과 산업 경쟁력을 보호해주는 편이 더 타당해 보인다. 조세 인프라가 갖춰져 조세회피 유인도 현저히 감소했다. 부의 재분배나 부자감세 이념에 함몰되지 않으면서 풀어야 전향적인 대안이 나온다.

미루지 말고 가업승계 장벽을 낮추는 글로벌 제조업 강국들을 보면서 해법을 찾을 때다. 주목할 것은 고율 상속자의 경영의욕 저하와 기업 경쟁력의 인과성이다. 기네스북에 오를 만한 희귀한 상속세 부과 사례를 삼성에서부터 끊어냈으면 한다. 상속세 대신 양도세를 내게 하거나 호주나 캐나다처럼 자본이득세를 부과하는 방안도 고려해봐야 한다. 전체 세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은 만큼 원활한 승계를 지원해 기업 활동을 독려하는 쪽으로 개편되는 게 국가적으로 훨씬 이득이다. 기업하는 사람들의 의지를 꺾는 상속세를 이번 기회에 과단성 있게 손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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