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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BIFF]감독 유준상, 한국의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되는 그날까지!

3번째 연출작 '스프링 송'으로 BIFF찾아
일본 올로케,자신에게 누적된 경험 스크린에 녹여내

입력 2020-10-28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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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2
3번째 연출작으로 돌아온 감독 유준상.영화 ‘스프링 송’은 내년 개봉을 목표로 해외 영화제에 출품된 상태다.(사진제공=나무액터스)

 

지난 2016년 아카데미시상식의 주제가상 후보로 오른 영화 ‘유스’를 기억하는가.은퇴를 선언한 세계적 지휘자가 작곡한 ‘심플 송’에 대한 이야기다. 국내 유명 성악가 조수미가 OST를 불러 화제가 된 이 영화는 귀를 감기는 감미로운 멜로디와 천상의 목소리가 주는 깊은 울림으로 ‘유스’를 명작으로 등극시켰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인 영화 ‘스프링 송’ 역시 이 감동의 연장선이다. ‘J n joy 20’는 기타리스트 이준화와 유준상으로 이루어진 2인조 밴드다. 우연히 차를 타면서 영화의 제목이자 동명의 노래‘스프링 송’을 만든 유준상은 이준화에게 뮤직비디오를 찍자고 제안한다.

스무살 아래인 이준화는 형의 제안에 쿨하게 “일본을 가보지 않았으니, 그곳에서 찍자”고 대답하고,이들의 주먹구구식 촬영기는 시작된다. 예를 들어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의 일본 공연 때 자신의 역할을 했던 일본 배우 나카가와 아키노리를 초대하는가 하면, 그의 제안으로 여자주인공이 급조된다.



당시 가장 바쁜 대세배우였던 김소진은 선배의 제안에 휴식 겸 후지산으로 날아오고, 아키가 스케줄 관계로 떠나자 또다른 주인공으로 정순원이 대체되는 식이다. 모든 게 즉흥으로 이루어진듯 보이지만, 역시나 유준상의 치밀한 계산이 녹아있는 ‘한땀 한땀 수공예로 만든 영화’였다.

“이미 1년전에 답사를 끝냈죠.(웃음)음악도 다 만들고,동선과 배우들 캐스팅까지 완벽하게 세팅된 상태에서 들어간 작품이에요. 사실 배우로서는 어느 정도 인정을 받는다면 감독으로서의 유준상은 ‘얼마나 하겠어?’라는 시선이 강했습니다. 벌써 3번째 연출작인데 아무도 관심이 없었고요.이번에 BIFF에 초청되면서 숨통이 좀 트였달까요.무엇보다 음악 영화 3부작을 꼭 마치고 싶었습니다.”

유준상 감독은 ‘스프링 송’에서 제작과 감독,주연,시나리오까지 1인 4역을 넘나든다. 전주와 제천영화제에서 상영된 ‘아직 안 끝났어’ ‘내가 너에게 배우는 것들’등 전작들을 잇는 이 영화들의 주제는 간단하지만 묵직하다. 그의 개구진 표현대로라면 “어린 친구들에게 뭔가를 가르치려 하다 결국 내가 배운다는 스토리”라지만 결국 나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결정적 한방이 신 마다 빛난다. 

 

스프링 송
(사진제공=BIFF)

 

완고한 아버지 밑에서 엄하게 자랐던 유준상은 언제나 자유를 꿈꿨다고.그가 지금까지 드럼과 피아노,기타를 갈고 닦으며 지치지 않는 에너지를 내뿜는건 자신의 끼를 억눌렀던 유년 시절의 기억에서 출발했을지도 모른다.

“대원외고를 다니다가 연극영화과에 간다니까 엄청 맞았죠. 다행히 아버지가 동국대 출신이셔서, 아들이 후배가 되는걸 반대하시진 않았던 것 같아요. 무엇보다 후회스럽고 원망스러운 대상이 아니셨어요. 데뷔 전 돌아가셨는데, 군 제대 후 1년간 간 그동안 서운했던걸 다 풀어줄 정도로 사이가 좋았습니다. 지금도 아이들에게 친구 같은 아버지가 되고 싶은건 그 영향이 큰 것같아요.”

영화적 배경이 일본의 후지산인 이유도 시(時)적이다. 봄에도 눈이 있는 장소를 통해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에 대한 의미를 되묻고 싶었다고. 실제로 후지산은 봉우리가 사시사철 얼어있고, 산밑에서만 봄,여름,가을,겨울이 흐른다. 감독으로서 이야기하고 싶었던 주제가 맞아떨어지는 최적의 장소였다. 일본에서 거주중인 여동생이 지원사격을 나와 통역을 자처하며 현장 커뮤니케이션을 도운 것도 신의 한 수였다.

“촬영 배경상 눈이 꼭 필요했는데, 20회차를 촬영 하는동안 일기예보가 언제나 쾌청이었어요.그런데 거짓말같이 폭설이 내리는 거예요. 그렇게 김소진과 정순원 배우가 각자의 출연작 속 대사를 읋으며 싸우는 신을 몰아치듯 찍었습니다. 산 밑에서 현지상황을 체크하던 여동생이 전화로 ‘눈이 너무 많이 와서 위험하다고 하니,빨리 내려와야 한다’고 울정도 였는데 그 신만큼은 포기할 수 없었어요.우리가 분량을 다 찍고 하산하고 나서야 입산이 금지되는 천운을 겪었죠.”

감독으로서 포기 할 수 없었던 그 신은 모두가 기억하는 이와이 슌지 감독의 '러브레터'에서 주인공이 설원을 달려 "오겡끼 데스까(잘 지내시나요?)"를 외치는 강렬함과 맞닿아있다.액자식 구성으로 사랑을 잃은 연인의 아련함을 연기하는 두 배우는 유준상 감독에 의해 그렇게 '러브레터'의 상실감을 2020년 '스프링 송'에 부활시켰다. 

 

사실 영화가 가진 ‘봄’은 그리 화창한 느낌은 아니다.봄의 아린 햇살,혹은 꽃샘추위에 가까운 차가움이 녹아있다. 그것은 아마도 모두의 인생에 아직 봄은 오지 않았다고. 하이라이트는 곧 지금부터라는 희망의 메시지가 담겨있다.

“지금은 4번째 연출작을 준비중입니다. 이미 시나리오는 다 나왔고, 멜로 장르예요.음악은 재즈로 약 10곡 정도 작곡을 마쳤고요. 원래는 올 초 남미로 월드비전 봉사를 가면서 자연스럽게 촬영 일정을 짰는데 안타깝게도 코로나19라는 역병을 만났어요.몇 년 정도 미뤄질 것 같은데, 어쩌면 지금 공부하고 있는 오케스트라를 더 보완해서 클래식 음반을 먼저 선보일 것 같습니다.”

감독이자 배우, 뮤지션인 이 남자. 아이들과 홈스쿨로 1교시부터 8교시까지 명상, 사진찍기 그림을 그리며 추억을 쌓는 아버지. 새로 태어난다면 “기타리스트를 하며 테니스 선수로 전세계를 돌아다니고 싶다”는 전혀 상상하지 못한 답을 내놓는 유준상. 영화 ‘스프링 송’은 내년 개봉 예정이지만 그의 매력은 무대와 TV를 통해 다양하게 만날 수 있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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