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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더컬처] "'김희선에게 이런 면이?'란 칭찬 듣고 싶어요"

입력 2020-11-09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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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희선 (사진제공=힌지엔터테인먼트)

 

“27년 동안 비교적 운 좋게 연기활동을 해왔어요. 이제는 모험에 도전해 ‘김희선한테 이런 면이 있었네’란 얘기를 듣고 싶어요. 물론 다 성공할 수 없겠지만 때론 쓴 소리도 듣는 게 인생의 재미 아닐까요.”

SBS 드라마 ‘앨리스’(극본 김규원·강출규·김가영, 연출 백수찬) 종영 뒤 화상으로 만난 배우 김희선(43)은 특유의 호탕한 웃음과 함께 어려운 작품에 도전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드라마 ‘앨리스’는 평행세계가 존재한다는 설정 하에 물리학과 교수 윤태이와 그가 만든 시간 여행 때문에 죽음을 맞는 박선영의 시간과 차원을 넘어선 SF판타지물이다. 언뜻 듣기에도 이해가 되지 않는 시놉시스지만 김희선은 ‘앨리스’를 통해 데뷔 27년 만에 처음으로 1인 2역에 도전했다. 그는 “어느 정도 연기의 맛을 알게 되니 이제까지 했던 역할과 다른 장르가 탐도 나고 욕심도 났다”고 말했다.  

 

김희선
배우 김희선 (사진제공=힌지엔터테인먼트)

기실 김희선의 변신은 JTBC 드라마 ‘품위있는 그녀’(2017) 때부터 이미 시작됐다. 김희선은 “당시만 해도 평범하게 살아가는 아이 엄마 역할을 맡는다고 하니 ‘내가 이런 역 밖에 못 하는구나’라는 이상한 자격지심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이후 출연한 tvN ‘나인룸’(2018)에서는 희대의 악녀 사형수 장화사(김해숙)와 운명이 바뀐 안하무인 변호사 을지해이로 분하며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김희선은 “김해숙 선배와 함께 연기해보고 싶다는 욕심에 장르물에 도전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앨리스’는 김희선의 세 번째 도전이다. 1인 2역인데다 20대부터 40대까지 폭넓은 연령층을 연기해야 했다. 극중 윤태이의 20대 시절을 연기하면서 무려 20년 전 출연한 드라마 ‘토마토’(1999) 속 패션인 헤어밴드와 곱창밴드를 선보이기도 했다.

 

김희선은 “모두 백수찬PD의 아이디어다. ‘토마토’와 ‘공룡선생’, ‘미스터Q’ 등을 집필한 이희명 작가에게 양해를 구해 당시 모습을 구현했다”며 “그때랑 똑같다는 말씀을 해주셔서 감사하지만 기분이 좋긴 하지만 다시는 시도하지 않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1인 2역 연기는 김희선에게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았다. 드라마 촬영 여건상 선영 역을 연기하다 2~3시간 안에 다시 태이로 분하다 보니 감정을 가다듬을 시간이 부족했다. SF물이라는 극의 특성상 양자 역학 등 쉽지 않은 과학이론까지 등장했다. 

 

김희선은 “장소 대여, 촬영 시간, 제작비 등 여러 여건 때문에 선영 연기를 한 뒤 바로 태이 분장을 해야 했지만 내 마음 속에 선영이 남아있을 때가 종종 있었다”며 “조금만 더 시간을 줬으면 더 열심히 태이를 연기하고 선영에게 집중할 수 있었을텐데 그런 부분이 아쉽다”고 털어놓았다.

“후반부로 갈수록 평행이론, 양자 얽힘 현상 등 어려운 과학이론이 등장해요. 유튜브를 보면서 공부해도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선영의 모성애라는 큰 틀 하에 시간여행으로 이야기를 풀려고 노력했어요. 시청자들도 굳이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보이는 대로 이해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직접 연기해보니 물리학자는 따로 있더라고요. 다시는 이런 전문직 안할래요.(웃음)” 


김희선
배우 김희선 (사진제공=힌지엔터테인먼트)

‘앨리스’를 마친 김희선은 주부 김희선으로 돌아간다. 초등학교 5학년인 딸 연아는 엄마의 좋은 모니터 요원이다. 

 

그는 “집에 있을 때는 아이랑 샌드위치를 만들고 운동도 하며 지낸다”며 “tvN ‘놀라운 토요일’이나 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을 즐겨보곤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희선은 탁월한 예능감과 유쾌한 성격 덕분에 예능 프로그램 제안도 종종 받곤 한다. 

 

그는 “예전에는 배우들이 신비롭게 보이고 싶어서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기피했지만 나는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좋아한다. 만약 유튜버가 된다면 대중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유튜버가 될 수도 있다”고 웃었다. 


불혹을 훌쩍 넘겼지만 전성기 때와 별반 다르지 않은 미모의 비결은 자기관리와 스트레스 안 받기다. 스트레스를 푸는 비결은 ‘술’이라고 강조했다.

“한참 방송활동할 때는 시간이 없다보니 밥 먹으면서 좋은 사람들과 술 한 잔 마시며 풀곤 했어요. 운동은 골프장이나 테니스장 같이 정해진 장소로 이동해야 하지만 술은 밥 먹으면서 맥주 한 잔 할 수 있잖아요. 지금도 좋은 사람들과 술 한 잔 하는 게 저만의 비결이랍니다.”

1993년 데뷔한 27년차 배우의 목표는 무엇일까. 김희선은 “목표는 없다. 지금까지 해온 만큼 살아가면 다행”이라고 답했다. 늘 유쾌한 삶을 살아온 김희선만의 노하우가 담긴 우문현답일지 모른다. 그는 생전 처음 경험하는 온라인 인터뷰가 신기한지 연신 화면 밖 기자들에게 “카메라를 켜 달라”고 요구하며 “이렇게 인간적이지 못한 인터뷰는 싫다. 옛날 사람이라 혼자 떠드는 게 싫다”고 애교섞인 투정을 부리기도 했다. 김희선은 “‘밤새 안녕’이란 말이 현실인 시대, 코로나19를 잘 이겨내서 다시 만나자”고 당부했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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