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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똑같이 부은 '퇴직연금', 차이나는 수익률… 나라별 운용 현황 살펴보니

분산투자 달인 美직장인… 적금 취급하는 韓직장인

입력 2020-11-19 07:00 | 신문게재 2020-11-19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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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우리나라 퇴직연금 수익률이 낮은 이유는 가입자의 무관심과 저금리 상황에서도 안전자산에 편중된 운용을 주요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우선 2017년 기준 퇴직연금 가입자의 90.1%가 운용 지시를 변경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2019년 퇴직연금 적립금 221조2000억원 중 원리금보장형이 198조2000억원(89.6%)에 달한다. 실적배당형은 23조원(10.4%)에 불과하다. 확정급여형(DB)의 경우 원리금보장형 상품 편중도(94.6%)가 절대적이다.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퇴직연금(IRP)도 실적배당형 운용비중이 각각 15.7%, 25.5%에 불과하다. 그동안 퇴직연금은 잃지 않아야 한다는 인식 때문에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대부분 투자됐다.

 

하지만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DC와 IRP의 퇴직연금 운용 수익률 개선을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투자로 연금을 불려야 한다는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저금리 환경에서도 양호한 성과를 내고있는 국민연금, 일본의 공적 연금, 미국의 401(k), 호주 퇴직연금의 자산배분 현황을 살펴보자.

 

 

◇ 국민연금, 주식·해외 투자 확대

퇴직연금은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편중되어 있지만, 국민연금은 주식·채권·대체투자 등 다양한 자산과 해외 자산에 분산 투자하고 있다. 1988년부터 2020년 상반기까지 누적수익률이 연평균 5.3%로 양호한 성과를 시현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 10년간 주식투자 비중과 대체투자 비중을 꾸준하게 확대하고 있다. 주식 투자비중은 2011년 23.5%에서 2019년 40.6%로 증가했다. 대체투자 비중도 2011년 7.8%에서 2019년 11.5%로 증가했다. 특히 해외투자 비중은 2011년 13.2%에서 2019년 34.9%로 2배 이상 증가했다. 2024년까지 50%로 확대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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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 일본, 주식·해외 투자 8년 만에 2배

일본 공적연금(GPIF)은 기초연금과 후생연금을 운용하는 우리나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해당한다. 일본 공적연금의 2019년 말 기준 자산배분은 채권(47.3%), 주식(46.8%), 단기 자산(6.0%)의 순이다.

일본 공적연금은 지난 10년간 국내채권 투자비중을 줄이고 국내외 주식과 해외채권 투자비중을 꾸준하게 확대하고 있다. 주식 투자비중은 2011년 24.0%에서 2019년 46.8%로 8년 만에 거의 2배 증가했다. 해외투자 비중은 2011년 20.2%에서 2019년 47.3%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일본 공적연금의 2001년부터 2019년 말까지 연평균 누적수익률은 2.58%다.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수준을 감안하면 장기 성과는 매우 양호한 편이다.

 


◇ 미국, 주식·TDF 비중 높아

미국 근로자들은 은퇴 전 생활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401(k) DC형 퇴직연금을 주로 활용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401(k)를 주식형으로 적극적으로 투자해 10억원이 넘는 돈을 모았다는 ‘401(k) millionaire’ 사례가 다수 나오고 있다.

미국은 1980년대까지 DB가 많았지만 1990년대부터 DC가 대세가 됐다. 2009년 오바마 정부가 401(k) 자동가입제를 도입하며 DC가 급증했다. 401(k)가 2019년 기준 DC형 퇴직연금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 근로자들이 401(k)를 선호하는 이유는 ‘세제 혜택’, ‘고용주의 매칭 기여’, ‘다양한 투자상품’ 등의 장점 때문이다.

미국 401(k) 퇴직연금 자산은 주식형 펀드(43.5%) 비중이 가장 높고, 그 다음이 타깃데이트펀드(TDF)(21.3%), 채권형 펀드(8.2%)의 순이다. 전체적으로 401(k) 자산의 주식 투자비중은 67.4%에 달하고, 채권투자 비중은 27.0%다.



◇ 호주, 주식·인프라 비중 높아

호주는 1992년에 ‘슈퍼에뉴에이션(Super Annuation)’ 퇴직연금을 도입했다. 근로자의 퇴직연금 가입이 의무화되어 있으며, ‘기금형 퇴직연금제도’가 발달했다. 호주는 ‘마이 슈퍼(My Super)’라는 이름으로 ‘디폴트옵션’을 운영 중이다. 근로자가 퇴직연금 운용상품을 지정하지 않으면 디폴트옵션 상품으로 자동 운용된다. 2019년 기준 슈퍼에뉴에이션의 자산배분은 국내외 주식에 전체 자산의 절반(50%)을 투자하고, 인프라·부동산·헷지펀드 등 대체투자 비중(17%)이 높다. 주식은 해외주식(24%)과 호주 상장주식(22%) 투자비중이 비슷한 수준이다.

호주는 국토가 넓고 천연자원이 많아 자원개발 관련 인프라 투자가 발달했다. 퇴직연금에 인프라 투자관련 대체투자 상품을 활용하여 수익률을 높이고 있다.

하철규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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