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비바100 > Leisure(여가) >

[브릿지경제 신간(新刊) 베껴읽기] <후츠파> 인발 아리엘리

첨단기술과 혁신의 강국 이스라엘을 만든 '후프파 정신'의 모든 것

입력 2020-11-28 07:00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
  • 밴드
  • 프린트
후츠파
우리는 이스라엘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강한 민족적 자긍심과 선민의식을 바탕으로 결집력이 뛰어나고, 상시적인 위험에 맞서 도전정신과 창의력을 일찍부터 키워 상당한 수준의 국방력과 첨단 기술력을 갖춘 나라 정도로 알고 있다. 이 책은 이스라엘이 어떻게 그런 나라가 되었는지를 자세히 설명해 준다. 이스라엘 국민들이 아이 때부터 어떤 교육을 받고 성장하는 지, 그 과정에서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고 도전하며 어떤 혁신을 일구어 내고 있는 지를 소상하게 알려 준다. 저자는 이스라엘 첨단기술의 보고(寶庫)인 엘리트 정보부대 ‘유닛 8200’의 장교 출신 기업가다. ‘이스라엘 첨단 기술산업 내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꼽히기도 했다.



* 이스라엘은 어떤 나라? - 전 세계에서 인구 대비 스타트업 기업이 가장 많다. 2000명 당 한 개 꼴이다. 인구 800만의 작은 나라에 스타트업이 5000개 이상이다. 인구 대비 벤처캐피탈 수도 전 세계 1위다. 2018년 기준으로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위의 나스닥 상장사 보유국이기도 하다. 국내총생산 대비 연구개발비 지출이 가장 큰 나라인 동시에 OECD 회원국 중 과학자와 연구자가 가장 많은 나라다. 노벨상 수상자만 12명을 배출했다. 그러면서도 가족생활지수는 50개국 중 6위다.

* ‘창업의 나라 이스라엘’을 만든 후츠파(Chutzpah) 정신 - 이스라엘 사람들은 유독 스트레스 상황에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극도로 치열한 사회에서 성장하고 살아가야 하는 ‘운명’ 때문이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활동을 통해 즉각적으로 결정하는 연습을 반복하며 ‘임기응변’의 기술을 익힌다. 그리고 새로운 도전을 즐긴다. 이것이 이른바 ‘후츠파 정신’이다. 이런 저런 사정을 고려않고 목표를 향해 똑바로 나아간다. 당당하고 용감하며,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낙관적인 태도를 지닌다. 저자는 “도저히 불가능할 것 같은 과제에 도전할 용기를 불어넣는 힘이 바로 후츠파 정신”이라고 말한다.



* 기업가 정신을 처음 체득하는 ‘쓰레기장 놀이터’ - 이스라엘의 공동마을 기부츠에 있는 유치원에는 쓰레기장 놀이터가 있다. 이스라엘 교육철학이 뿌리내려 있는 중요한 교육현장이다. 낡은 가구와 농기계, 선풍기, 깡통 등 온갖 잡동사니로 가득한 이곳에서 아이들은 직접 만지고 느끼고 떠오르는 대로 자유롭게 쓰임새를 바꾸며 정말 창의적으로 논다. ‘창의력 근육’을 키우는 것이다. 다소 위험하고 부적절한 물건을 마음껏 가지고 놀며 성장하면서 그들은 기업가에게 요구되는 위기관리능력, 독립심, 갈등해결 능력, 팀워크를 배운다. 환경을 바꾸는 능력을 스스로 배우고, 독립심을 기르게 하고, 서로를 믿고 격려하게 만든다. 창의적인 기업가를 배출하는 첫 번째 단계인 셈이다. 저자는 이스라엘 사람들이 이렇게 어린 시절부터 하나의 부족 같은 공동체에서 다양한 위험을 마주하고 극복하는 경험을 통해 기업가정신의 뿌리가 형성된다고 말한다. 덕분에 이스라엘 사람들은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실수를 한 뒤에도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창의력을 기른다고 말한다. 따로 기업가 교육을 하지 않더라도 기업가 자질을 스스로 개발하고 결국 멋진 창안을 선보인다고 자신한다.

* ‘왠만하면 간섭하지 않는다’ 발라간(Balagan) - 이스라엘 사람들은 아이들의 활동에 최대한 개입하지 않으려 한다. 발라간은 러시아에서 유래한 말로, 지저분함, 즉 미리 정해진 질서가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거의 모든 이스라엘 사람들은 발라간의 태도로 산다. 발라간을 통해 아이들은 ‘세상에서 처음부터 정해진 규칙이란 것은 없다’는 사실을 배운다. 어른도 발라간을 통해 기업가에게 중요한 창의력과 문제해결 능력, 독립심을 기를 수 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규직이 없으니 스스로 상황을 헤쳐 나가야 한다. 발라간은 깊숙이 뿌리내린 편견과 가정에 의문을 제기하고 우리 사회에 어떤 질서가 필요한지, 또 현재 우리가 따르는 규칙 외에 어떤 다른 선택지가 있는 지 고민하게 만든다. 발라간에 익숙해짐으로써 이스라엘 사람들은 갈등과 충돌에도 유연하게 대처하고 즉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아이들은 유연하고 기민한 사고, 지혜, 협동성을 두루 갖춘 기업가로 성장한다.

* 안전을 가르치려 일부러 불놀이를 가르치다 - 이스라엘 아이들은 유대교 명절인 ‘제33일절’이 오면 저마다 모닥불 피울 준비를 한다. 이 행사는 3~4주에 걸쳐 진행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어른 도움 없이 치르려 몇 주 전부터 공사장을 오가며 부지런히 땔감을 준비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아이들이 직접 마무리한다. 부모님의 보호 없이 야외에서 밤새 직접 불을 지키며 스스로 안전을 책임진다. 강인한 체력과 지혜, 인내와 협동 없이는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없는 일이다. 세상을 살아가는 주체는 자기 자신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자립심과 실험정신, 역량, 자유에 따르는 책임을 배운다.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조스도 비슷한 방식으로 아이들을 키운다. 네 살 쯤 되면 칼이나 공구를 갖고 놀게 한다. 온전히 자기 힘으로 위험을 다루면서 삶의 지혜를 배우게 한다는 점에서 이스라엘의 교육 정신과 맥을 같이 한다.

* ‘우리’ 안에 있는 ‘나’ - 히브리어로 나와 우리는 ‘안(an)’이라는 어근을 갖고 있다. 나는 아니(ani), 우리는 아누(anu) 또는 아나크누(anachnu)다. 이스라엘에서 나와 우리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가진다. 이들은 “우리 안에 나는 없다”는 오랜 격언을 신봉한다. 때문에 이스라엘 사회는 개인주의와 집단주의 문화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잡고 있다. 두 가치가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고 공존한다. 그래서 이민자들도 따돌림 당하지 않는다. 이스라엘의 유년기는 협력과 공동체 형성, 사회적 관계 유지 및 확장에 초점을 맞춘다. 아이들은 새 학기 첫날부터 선생님 지도 없이 무대를 만들어 올리는 훈련을 받는다.이스라엘 국민들은 ‘패거리(차부라)’를 굉장히 중요하게 여긴다. 차부라는 대부분의 여가 시간을 함께 보내는 어린이 또는 청년의 무리를 뜻한다. 스타트업 창업자가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인 ‘우정’이 이렇게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

* 보호 보다는 자유 - 이스라엘에서는 아이들이 보호자 없이 자유롭게 보내는 시간을 긍정적으로 본다. 정해진 계획 없이 발 닿는 대로 걸어다니길 권장한다. 이렇게 즉흥적인 행동을 히브리어로 ‘리즈롬(leezrom)’이라고 한다. ‘흐름에 따라 움직인다’는 뜻이다. 어린 시절부터 꾸준히 육성되는 문화적 현상으로, 자립심을 강조하는 이 나라의 독특한 육아방식이다. 과보호가 자칫 예고 없이 다가오는 위험과 기회에 스스로 대응하는 방법을 모르는 어른으로 자라게 할 수 있으며, 독립적으로 행동할 의지 자체를 잃게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녹아 있다. 이스라엘 어린이의 학업성취도가 세계적 수준에 뒤쳐지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2015년 PISA(국제학업성취도평가)에 참여한 72개국 중 40위에 그쳤다. 혹자는 세계적 혁신국가인 이스라엘의 어린이들이 수학과 과학에서 보이는 저조한 성적을 이해하지 못하지만, 저자는 “높은 시험성적에 필요한 지식과 기업가 및 혁신가로 성공하기 위해 갖춰야 할 능력은 다르다”고 단언한다. 이스라엘에서는 교육의 목적이 ‘지식’이 아니라 ‘경험’이라고 가르친다.

* 실패를 값진 가치로 인식하다 - 이스라엘 사람들은 실패를 ‘인생의 피할 수 없는 일부이자 극복할 장애물’로 여긴다. 실패를 유도하지는 않지만 실패에 관대하다. 실패를 경험한 사람은 남보다 훨씬 강한 동기를 가지며, 실패는 어러 면에서 성공에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그래서 아이들을 실패로부터 보호하려 하지 않는다. 아이들의 소중한 경험을 빼앗지 않겠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실패를 통해 끊임없이 배운다고 믿는다. 실패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창의력까지 함께 제거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성공한 기업을 만들려면 일단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고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넘어져도 괜찮다. 문제는 다시 일어날 것인지 그대로 주저앉을 지에 있다”는 것이다.

* 실수를 발판으로 ‘임기응변’을 높인다 - 군대에서조차 실수는 솔직히 인정하고 넘어가면 되는 가치로 평가된다. 자존심은 중요하지 않다. 이스라엘 공군에서 ‘두그리(dugri)’라는 문화가 있다. 꾸밈 없이 있는 그대로 현상을 얘기하는 자세를 의미한다. 실수한 군인도 자신을 질책하는 대신 그 잘못으로부터 교훈을 얻는 길잡이가 된다고 생각한다. 이곳에는 ‘자신의 실수로부터 배우는 것보다 타인의 실수로부터 배우는 편이 낫다’는 유명한 격언이 있다. 히브리어로 임기응변을 ‘일투르(iltur)’라고 한다. 즉시 행동한다는 뜻의 레알타르(le’altar)에서 유래했다.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일투르는 어떤 문제를 맞닥뜨려도 효율적으로 해결책을 생각해 변화하는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는 능력으로 여겨진다. 짜여진 계획에 의존하지 않고, 순간에 충실하게 적응하는 자세를 높이 사는 것이다.

* 예측불가능한 상황에 익숙한 이스라엘 사람들 - 이스라엘 아이들은 매일 방공호로 달려가는 게 일상이다. 미사일 공격이 한창일때도 아이들은 매일 걸어서 학교에 간다. 총리와 경찰은 주변을 경계하되 평소와 같이 외출하면서 일상을 지키라고 얘기한다. 이런 온갖 스트레스와 위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2018년 인터네이션스 가족생활지수가 꼽은 ‘세상에서 가장 아이 키우기 좋은 나라’ 순위에서 이스라엘은 당당히 3위에 올랐다. 위험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이스라엘 사람들은 기술 발전에 박차를 가했다. 기술개발 목표가 군사정보 보안 강화지만 이 기술을 민간 보안 분야에 까지 확장한 것이다. 전 세계 정부와 포춘 100대 기업이 사용하는 보안 소프트웨어를 만든 이스라엘의 글로벌 기업 체크포인트가 이렇게 탄생했다.

* ‘조핌’을 통해 청소년기부터 기업가정신을 배운다 - 이스라엘에서 가장 규모가 큰 청소년 운동은 우리의 스카우트와 같은 ‘조핌’이다. 청소년이 주체가 되는 청소년 단체다. 205개가 넘는 부족에서 무려 8만 5000명이 참여한다. 조핌 홈페이지에 실린 설명을 보면 이곳의 임무는 ‘청소년의 교육 및 가치를 확립하고 확산하는 것’이다. 최대한 많은 청소년과 함께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것이다. 조핌 회원들은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생각해 낸다. 남들과 다른 업적을 남기고 싶다는 욕구로 똘똘 뭉쳐 있다. 물론 어른의 개입은 최소화된다. 혁신을 기반으로 한 이런 공동체적 특성이 기업가정신 함양에 이상적인 환경을 제공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 청소년들도 스스로 하는 힘을 기른다 - 이스라엘에서는 16세면 미래를 준비하는 나이로 인식된다. 그런 아이들에게 리더 자격을 부여해 사회활동을 주도하도록 독려하는 단체가 흔하다. 그 가운데 하나인 리드(LEAD)인데. 사회지도나 심리학 교육 분야 전문가를 초청해 청소년들이 직접 프로젝트를 주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12세부터 18세까지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방과 후 활동인 ‘마그쉬밈’과 ‘사이버 걸즈’도 있다. 이스라엘의 첨단 기술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교육기관이다. 이스라엘에서는 만 18세가 되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병역 의무를 수행하는데, 이 때 기술정보 부대에 입대하기 전에 사전 지식을 갖출 수 있도록 온라인 및 컴퓨터 공학을 교육한다. 정보부대의 인력 부족 해소가 목적이었는데 이제는 졸업생과 17세 연수생이 14,15세 후배를 가르치는 등 하나의 청소년 운동으로 자리 잡았다.

* 군 복무 전 1년의 지역봉사 필수 - 이스라엘에서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10대가 1년 간 지역사회 봉사활동에 참여하거나 자기계발 시간을 갖도록 지원한다. 군대에서 맡은 바 책임을 다하도록 임대 준비를 돕는 한편 사회 참여를 유도하고 선량한 시민의식을 함양하는 목적이다. 학부 준비과정인 ‘메키나’에 참여하는 청소년은 철학과 심리학 정치경제학 문학 역사 등을 자유롭게 탐구한다. 공공근무 프로그램인 ‘스나트 쉬러트’ 프로그램을 선택하면 시골이나 낙후된 지역에서 봉사활동을 수행한다. 두 프로그램 모두 미성년과 성년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한다. 보호자의 그늘에서 벗어나 창의력을 발휘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할 준비를 하면서, 앞으로 자신이 속하게 될 사회를 탐구하고 자아를 찾는 경험을 하는 것이다.

* 민간과 가까운 이스라엘의 군대 - 이스라엘에서는 남자는 32개월, 여자는 24개월 동안 의무복무를 해야 한다. 이 나라에선 군대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낯설고 새로운 상황을 경험하며 자아를 형성하는 시기로 간주된다. 훈련기간이 끝나면 대부분의 군인들은 선임을 계급 대신 이름으로 부른다. 전투 도중 중요한 사안이 발생하면 소대 차원에서 결정을 내린다. 병사 대부분이 최소 20일에 한 번은 휴가를 받는다. 대부분 자신이 성장한 마을 가까이에서 복무토록 해 민간인과 가까울 수 밖에 없다. 이스라엘 군에서 장교가 되려면 먼저 일반병사로 입대해 훌륭한 장교가 될 잠재력을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방위군에서는 매우 짧은 시간 내에 장교의 자질을 갖춘 병사를 골라내 6개월 동안 훈련한 후 부대로 복귀시켜 지휘관으로 남은 복무를 마무리하게 한다.

* 군에서 유연하고 순발력 있는 첨단 기술인재를 키운다 - 이스라엘 방위군의 선별 및 분류 과정은 굉장히 효율적이고 정확하다. 학업성적 요약본을 제출받아 입영 대상자의 기술과 지식 상태를 먼저 살핀다. 전문적인 건강검진을 거쳐 심리상당사의 면담을 받은 후 최소 4개월 이상 훈련을 통해 평가기법, 심리학, 대인관계, 정신적 문제 및 스트레스 진단법 등을 배운다. 이후 신병을 각 부대에 배치하는데 이 과정에서 육군 해군 공군이 나뉘고 일부는 엘리트 부대에 배치된다. 이후에도 심리학자와 부대 전문가와 여러 차례 면담을 진행한다. 첨단기술 및 사이버 분야에서 이런 과정은 특히 빛을 발한다. 과거에는 전문지식이 중시되었으나 이제는 점차 순발력과 유연한 사고, 학습속도, 변화에 대응하는 태도로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 이스라앨 최정예 정보부대 ‘유닛 8200’ - 이스라엘에서 가장 규모가 큰 부대 중 하나다. 전국에서 가장 재능있는 0.01%의 청소년만이 까다로운 심사를 통과해 합류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신병을 뽑을 때 성적 보다는 학창생활에 참여한 사회활동에 더 큰 비중을 둔다. 특히 8시간 동안 이어지는 인지능력평가를 통과해야 한다. 실전처럼 구성된 상황에서 팀워크, 리더십, 스트레스 대응능력, 의견을 간결하고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능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모든 부대원은 자격 요건 충족과 관계없이 심사과정에서 후보 1명을 추천할 수 있다. 팀워크와 성실성, 인내심, 컵퓨터 기술, 언어 능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강점을 두루 갖춰야 한다.

* 창업 대물림 성공모델 ‘유닛 8200 전우회’ - 이스라엘에서는 군 복무 이력을 강점으로 인식할 뿐만아니라 군대에서 새롭게 형성한 사회적 관계망이 발돋움의 기회를 제공한다고 믿는다. 특히 군대가 이스라엘 사회 계급 및 계층의 경계를 허무는 데 크게 기여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닛 8200 전후회의 경우 출신 부대원들이 곳곳에서 유명세를 떨치면서 ‘군사자본과 민간자본의 성공적인 결합 모델’로 손꼽힌다. 이 전우회는 아직 구상 단계인 신생 기업에 도움을 준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저자 역시 이곳 출신으로 유닛 8200 전우회 대표를 맡아 EISP라는 지원 프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출신 배경과 관계없이 창업에 처음 도전하는 사람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성공한 스타트업과 기술기업이 100여 곳에 이른다. 이들 역시 따로 동문회까지 만들어 또다른 후배들을 지원한다,

* 수평적 문화의 이스라엘 방위군 - 이스라엘 방위군은 3년 또는 5년마다 완전히 교체된다. 또 대부분 장교는 평범한 신병 가운데 두각을 나타내는 일부를 차출해 공급된다. 모든 이스라엘 장교가 한 때는 병사들과 똑같은 신병이었다. 이런 조건들 때문에 다른 나라 군대에서는 볼 수 없는 수평적 계급문화가 형성된다. 병사와 장교는 서로를 존중한다. 계급이란 개인이 지닌 역량과 지휘 능력을 인정한다는 징표로 여겨질 뿐이다. 계급과 관계없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눌 수 있는 문화를 추구하고, 모든 군인은 조직의 전체 목표를 이해하고 성취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 한다. 이런 수평적 구조는 보고 체계를 간소화해 의사소통을 빠르고 원활하게 만든다. 1967년 6일 전쟁의 승리도 이런 수평적 조직문화의 결과라고 이들은 믿고 있다.

* 내 몸에 맞게 무기까지 바꾼다 ‘쉬프주르’ - 이스라엘 군인은 입대하는 순간부터 장비와 군복 심지어 무기까지 자기 몸에 맞게 개조한다. 이런 행동을 쉬프주르(shiftzur)라고 한다. 기존 물건이나 장비를 개인의 취향이나 선호, 필요에 맞춰 바꾸는 행동을 말한다. 거의 모든 군인이 헬멧과 조끼 무기를 개조한다. 순전히 개인적 취향에 맞춰 소지품을 바꾸기도 한다. 방위군도 제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필요에 의해서든 부대의 자부심을 표현하기 위해서든 자유롭게 장비를 개조하라고 오히려 장려한다. 쉬프주르는 이스라엘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이렇게 이스라엘 사람들은 현재 상태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적응하고 변화하고 개선할 방법을 찾는다. 덕분에 이곳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즉흥적으로 개선을 이뤄낸다.

* 네트워크를 중시하는 이스라엘 - 이스라엘 내 전자통신 분야의 인재집합소 역할을 하는 유닛 8200 출신들이 창업해 창출한 경제적 가치는 수억 달러에 이른다. 이 나라에서는 ‘사람이 먼저’라는 신념이 중요하다. 협동을 통해 창의성이 자극된다. 혼자 일하는 사람은 찾기 힘들다. 어려서부터 폭넓은 네트워크 구축을 경험한 덕분이다. 이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리는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다들 네트워크에 의존하면서 살아가니, 이스라엘 사회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확장하는 데 적극적일 수 밖에 없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용무 때문에 줄을 서면, 거의 예외 없이 대화가 시작된다. 친근한 사회적 관계는 중요한 삶의 일부가 된다.

* ‘빅 트립’ 통해 개방성과 역경극복의 경험 배워 - 이스라엘 사람들은 장기 해외 여행을 자주 떠나는 편이다. 2015년 기준으로 인구의 약 37%가 해외여행을 떠났다. 군 복무를 끝낸 이스라엘 젊은이들은 대부분 아시아나 남아메리카로 긴 여행을 떠난다. 아시아로 떠나는 이들이 절반이고 미국이나 유럽은 2% 정도에 불과하다. 그곳에서 낯선 문화를 경험하고 고난과 역경을 배운다. 스스로를 위험한 상황에 몰아넣고 이를 극복한 후 엄청난 성취감과 자부심을 느끼기도 한다. 이를 현지인들은 ‘빅 트립’ 또는 ‘위대한 여정‘이라고 부른다. 이 여행에서 주목을 끄는 것은 대부분 노마드가 혼자 여행을 즐기는 데 반해 이스라엘 노마드는 여럿이 함께 하는 여행을 선호한다는 점이다. 혼자 여행을 떠났어도 중간에 만나 무리에 합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빅 트립을 통해 학업 진로를 결정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 맹목적 긍정심 ‘이히예 베세데’와 선민의식 ‘티쿤 올람’ - 이스라엘 사람들은 모든 일이 잘 될 것이라는 맹목적일 만큼 긍정적인 신념을 가졌다. 히브리어로 이를 ‘이히예 베세데(yiheye beseder)’라고 부른다. 이스라엘 문화와 유대인의 역사에서 탄생한 정신이다. 이집트 파라오의 억압에도 살아남았던 자신들이기에 어떤 역경과 위험도 헤쳐나갈 수 있다는 낙관적인 태도를 갖게 된 것이다. 미래에는 무조건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이런 낙관주의는 이스라엘 첨단 산업이 결실을 맺고 기업가정신이 뿌리내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자신을 믿고 상대방을 믿는 데서 오는 낙관이다. 유대인들은 선택된 민족이라는 선민의식이 강하다. 여기에 누구보다 특별하고 강한 민족이라는 믿음으로 “우리가 세상을 ‘수리한다’”고 믿는다. 이를 ‘티쿤 올람(tikkun olam)’이라고 한다. 맹목적인 낙관주의와 달리 티쿤 올람은 수 세대에 걸친 경험과 생존의 역사를 바탕에 둔 깨어 있는 낙관주의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렇게 온갖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며 이스라엘은 변화와 성장을 일궈내고 있다.

조진래 기자 jjr895488@naver.com

   이 기사에 댓글달기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
  • 밴드
  • 프린트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

기획 시리즈

MORE

VIVA100

NEWS

人더컬처
카드뉴스
브릿지경제의 ‘신간(新刊) 베껴읽기’
브릿지 초대석
문화공작소

 평택시 농특산물 사이버장터

세종시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