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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한국…’ 코로나 시대에 살기좋은 나라의 공통점은 '신뢰'와 '준수'

입력 2020-11-29 12:12 | 신문게재 2020-11-3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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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ZEALAND-WELLINGTON-NEW CABINET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 (신화=연합)

‘뉴질랜드, 일본, 대만, 한국, 핀란드…’

블룸버그통신이 최근 발표한 ‘코로나19 시대에 살기 좋은 나라’ 순위에서 상위권에 오른 나라들이다. 블룸버그는 경제규모 2000억 달러 이상인 53개국 가운데 의료체계 역량, 시민의 이동 자유도 등 10가지 주요 지표에 따라 순위를 매겼다.

이들 나라의 공통점은 ‘높은 수준의 신뢰’와 ‘사회규범 준수’였다. 정부의 ‘강제’보다는 ‘자율적인 동참’이 코로나 확산을 최소화하는 데 가장 큰 동인이었던 것이다.

85.4점으로 1위에 오른 뉴질랜드는 관광산업 의존도가 매우 높은 나라임에도 코로나 사망자가 발생하자 즉각 국경을 봉쇄했다. 저신다 아던 총리는 “바이러스의 제거를 목표로 하겠다”고 천명했고 감염 검사와 접촉자 추적, 집중적인 자가격리 전략이 주효했다. 미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백신을 공급받기로 하는 등 백신 확보전에서도 발 빠른 행보를 보였다.

85점으로 일본이 2위에 오른 것은 내부에서조차 비판이 나올 정도로 다소 의외다. 블룸버그는 “일본이 봉쇄조치를 강제할 법적 수단은 부족하지만 다른 조치들을 발 빠르게 취했다”며 높은 점수를 주었다. 일본이 과거 결핵 유행 이후로 공공보건소제도를 유지하고 있고, 코로나19 감염자에 대한 추적도 신속히 이루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3위 대만(82.9점)은 중국 본토와의 연관성을 고려할 때 코로나에 상당히 잘 대처하고 있다는 평가다. 중국 우한에서 소식이 들리자 초기에 입국제한 조치를 취했다. 이후 마스크 재고지나 감염자 위치경로 앱 등 기술 중심의 방역으로 위기를 극복해 왔다. 최근 200일 넘게 자국 내에서 확진자가 나오지 않는 등 거의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왔다고 한다. 다만 백신의 개발 공급계약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APEC 정상회의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4위에 오른 한국(82.3점)은 코로나19가 확산한지 몇 주내로 국산 진단키트를 승인했고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검사를 세계 최초로 도입했다. 감염자 이동경로를 신용카드 내역과 감시카메라 등을 통해 추적하는 조사원도 갖췄다.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유행으로 고생한 경험을 살린 덕분이다.

뒤를 이어 핀란드(5위), 노르웨이(6위), 호주(7위), 중국(8위), 덴마크(9위), 베트남(10위) 등의 순이었다. 이탈리아(40위), 스페인(41위), 프랑스(45위), 벨기에(50위) 등 유럽 주요국과 페루(51위), 아르헨티나(52위), 멕시코(53위) 등 남미권은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코로나 사태에 미국이나 영국 등 민주주의 선진국들 일부가 대규모 확산으로 큰 피해를 입은 반면 중국이나 베트남처럼 권위주의적인 정부가 있는 사회주의국가에서는 비교적 방역에 성공한 것을 놓고 민주주의 국가 시스템의 유효성에 관한 의문이 제기되곤 했다.

하지만 ‘코로나시대에 살기 좋은 나라’ 10위권에서 8개가 민주주의 국가였다. 이들 나라의 정부는 국민들을 명령에 복종케 하는 힘에 의해서가 아니라 높은 수준의 신뢰와 함께 사회적 규범을 준수하는 것으로 코로나 억제에 성공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뉴질랜드는 초기부터 4단계 경보시스템을 운영하면서 국민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중요시했는데, 정부가 어떻게 그리고 어떤 이유로 조치를 취하는 지를 국민들에게 명확히 이해시켰다는 것이다. 한국도 마찬가지였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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