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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이름만 맹수? '럭키 몬스터' 김도윤 "더 보여줄 찌질함이 남아 있을지…'

[人더컬처] 오는 12월 3일 개봉하는 영화 '럭키 몬스터'로 첫 주연 맡은 김도윤
유혈 낭자한 핏빛 복수와 인생 로또 교차시키며,인간희비 사실감 넘치게 그려

입력 2020-11-30 17:30 | 신문게재 2020-12-01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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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럭키 몬스터’의 김도윤이 특유의 선한 미소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제공=영화사 그램)

 

보호본능을 일으키지만 껴안고 싶지는 않은 인물이다. 영화 ‘곡성’에서 나약한 신부, ‘반도’에서는 인간 시장의 꼭지점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강동원 매형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그런 김도윤은 첫 주연작 ‘럭키 몬스터’에서 나약하지만 찌질한 캐릭터의 정점을 찍는다.

극 중 이름은 도맹수. 평생을 환청에 시달리고 동료들에게 당하기 일쑤인 왕따다. 악마 같은 사채업자에게서 유일한 보물인 아내를 지키기 위해 위장 이혼을 한다. 하지만 사실 아내와 사채업자는 내연의 관계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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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3일 개봉을 앞둔 재기발랄한 영화 ‘럭키 몬스터’의 공식 포스터..(사진제공=리틀빅픽쳐스)

이혼을 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연락이 끊긴 아내, 이 사실을 모르는 도맹수는 환청에 의지해 찍은 로또 50억원에 당첨된다.

 

“성인이지만 아이 같은 어른이라고 봤어요. 부모의 교육을 받지 못한 존재로 유아성이 남아있는 캐릭터죠. 같은 고아원 출신인 아내가 유일한 가족이기에 지키려는 욕구가 강합니다. 하지만 그건 여성이 아닌 엄마의 존재로 사랑하는 거라고 봤어요.”


이름은 ‘맹수’지만 초식동물의 방어력조차 없는 이 남자는 영화 내내 직장상사와 조폭, 친구, 10대 일진에게까지 맥을 추지 못한다. 

하지만 돈이 권력이라했던가. 50억원의 로또 당첨, 세금을 제외한 30억원이 통장에 꽂힌 뒤 달라진다. 

김도윤은 “작품을 가릴 처지는 아니지만 확실히 주연이 체질에 맞는 것 같다” 웃으면서 “총 촬영 기간은 23회차, 1억 2000만원의 저예산 독립영화지만 현장을 리드하는 느낌이 남달랐다”고 눈을 반짝였다.

‘럭키 몬스터’는 사회의 가장 밑바닥인 평범한 남자가 평생 시달려온 환청에 의지해 ‘로또 당첨’이란 대운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김도윤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환청은 사람이 겪는 정신질환의 최고등급으로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연기였다.

 

“평범한 학창 생활을 보내고 교내 스쿨 밴드로 활동하다 뒤늦게 중앙대 연극영화과에 진학해 서른 살에 데뷔했어요. 연기를 할 때마다 ‘관객들이 내 연기, 내 얼굴을 보며 지치지않게 하자’가 나름의 모토인데 꾸준히 연기는 해도 과연 이 길이 맞는지에 대한 의문이 떠나지 않아요. 맹수의 귓가에 들리는 환청들이 바로 제가 끊임없이 되묻는 궁금증과 같을 거라고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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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3일 개봉을 앞둔 재기발랄한 영화 ‘럭키 몬스터’(사진제공=리틀빅픽쳐스)

김도윤은 극중 도맹수처럼 매일 좌절하다 용기를 내는 스타일이라며 “배우라는 직업은 누가 써주지 않으면 쉬어야 한다. 캐릭터의 많은 부분에 공감했다”며 자신의 첫 주연작에 대한 자부심을 내비쳤다. ‘럭키 몬스터’에는 김도윤 외에도 여러 영화에서 주연 이상의 존재감을 발휘한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우강민, 박성일, 배진웅과 떠오르는 신예 박성준이 맹활약한다. 이름은 생소해도 얼굴을 보면 ‘아~이 배우’할 정도로 다방면에서 활약 중인 이들이다. 그는 “우리끼리 ‘모르면 모른다고 하자. 괜히 아는 척 할지 말자’ 약속하고 시작했다”면서 “각자의 경험에서 출발한 기싸움 보다는 초심이 발휘되는 현장”이었다며 남다른 촬영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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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인터뷰 내내 아내에게 고마움을 표하며 “내 길이 연기밖에 없다는 사실과 운이 좋다는 생각을 하게 해주는 존재”라고 밝혔다.(사진제공=리틀빅픽쳐스)

실제로 김도윤은 실물이 훨씬 잘생긴 배우에 속한다. 평소처럼 지하철로 인터뷰 장소로 왔다는 김도윤은 아내가 직접 쓴 쪽지와 네잎 클로버가 붙어있는 간식 꾸러미를 내밀었다. 

 

소속사 없이 연기 생활을 해온 남편이 첫 회사에 들어간 후 첫 홍보 스케줄인 만큼 힘이 돼주고 싶은 마음이 듬뿍 담겨 있었다.

 

그는 “와이프가 새벽배송을 받아 아침까지 만든 선물”이라면서 “실제 도맹수처럼 로또에 당첨되면 영화에서처럼 숨기지 않고 다 말할 거다. 후폭퐁이 무섭기 때문”이라고 수줍어했다.

 

기발함과 사회를 겨냥한 날카로운 시선이 녹아있는 ‘럭키 몬스터’는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공개와 더불어 평단과 관객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작품이다. 윤단비 감독의 ‘남매의 여름밤’과 함께 KTH상을 공동 수상한 화제작이기도 하다.

 

영화 말미에는 결국 사채업자와 아내의 관계를 알게 된 남편이 이름만이 아닌 ‘맹수’로 변하는 장면이 나온다. 손도끼와 함께 혈흔이 낭자하고 육두문자가 오가지만 분위기는 시종일관 발랄하다. 이 기발한 연출법에 흡사 작두를 탄듯 연기하는 김도윤은 관객들의 길티 플레저를 자극한다.

“잘못된 성장이지만 어쨌거나 주인공이 더 이상 속박당하지 않고 결국은 벗어나는 데서 많은 카타르시스를 느끼실 것 같아요. 가끔은 왜소한 제 체구에 너무 한정된 역할만 들어오는 게 아닌 게 싶은 자괴감도 들어요. 하지만 이 분야에서 정점을 찍고 다른 캐릭터를 해봐도 늦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더 보여줄 찌질함이 남아 있는지는 모르겠지만요.(웃음)”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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