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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최환희 “최진실 아들 아닌 프로듀서 ‘지플랫’으로 기억해주세요”

[人더컬처] 첫 싱글앨범 '디자이너' 발표

입력 2020-11-30 18:00 | 신문게재 2020-12-01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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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환희 데뷔 사진_6
‘지플랫’이란 이름으로 가수활동을 시작한 최환희 (사진제공=로스차일드)

 

“최진실 아들 최환희가 아닌 독립된 아티스트 ‘지플랫’으로 기억해주세요.” 

 

지난 20일 ‘지플랫’이란 활동명으로 싱글 ‘디자이너’를 발표한 최환희(19)의 간곡한 당부다. 무리도 아니다. 그의 이름 앞에는 어김없이 최진실, 조성민이라는 부모의 이름이 따라붙는다. 실제로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서 만난 최환희는 당대 최고의 스타였던 엄마의 외모와 아빠의 훤칠한 신체조건, 가수로 활동한 삼촌의 끼까지 쏙 빼닮은 모습이었다. 

 

“삼촌 최진영이 부른 ‘영원’이란 곡을 들어본 적 있냐”는 질문에 “유튜브로 봤다”고 해맑게 웃는 모습에서 한 시대를 풍미한 최진실·최진영 남매의 얼굴이 겹쳐 보였다. 

 

전 국민에게 노출된 비극적인 가정사로 행여 사춘기 시절 엇나가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기우였다. 가족사를 담담하게 털어놓거나 음악에 대한 마음을 고백할 때는 의젓한 청년 같았다. 여자친구나 군대 얘기를 할 때는 뺨을 발그레하게 물들이며 본심을 털어놓는 모습에서는 소년같은 모습이 엿보였다.  

 

최환희 데뷔 사진_5
‘지플랫’이란 이름으로 가수활동을 시작한 최환희 (사진제공=로스차일드)

세상에 빛을 본 순간부터 주목받는 삶을 살아온 그는 “태어날 때부터 최진실의 아들이라는 타이틀로 살았기에 그 꼬리표를 떼어 내는 데 20년이 걸릴 수 있다”면서 “이제는 아티스트로 색을 굳히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가수로서 데뷔는 갑작스러운 일은 아니었다. 음악은 8년 동안 제주의 기숙사에 머문 사춘기 소년의 공허함을 채우는 유일한 친구였다. 

 

쿠드쿤스트, 기리보이, 창모 등 힙합 아티스트들의 유려한 사운드가 최환희의 마음을 저격했다. 결정적인 순간은 고등학교 2학년 축제 때 찾아왔다. 교내 힙합 동아리 회장이던 친구의 공연 제안에 무대에 올랐을 때 “이게 내 길”임을 깨달았다. 

 

“어릴 때 TV에 출연하면 의식적으로 ‘꿈이 연기자’라고 말하곤 했어요. 연극영화학과로 대학 진학의 가닥을 잡은 뒤 연기 수업을 받았지만 ‘이건 아닌데’라는 감정이 앞서면서 방황했죠. 그러던 시기에 무대 위에 올라 관객들이 떼창하는 모습을 보면서 음악에 매료됐어요. 가수들이 이 맛에 무대에 서는구나 싶었죠.”

 

그 무렵 지인의 소개로 지금의 소속사 대표인 YG프로듀서 로빈을 만나면서 본격적으로 음악을 배우기 시작했다. 로빈은 그동안 습작한 음악을 들려준 첫 만남부터 수업과 숙제를 통해 최환희의 재능을 키워줬다. 데뷔곡인 ‘디자이너’ 역시 최환희가 1년 전 만든 곡이다. 

 

최환희는 “처음 만들었을 때는 피아노와 어쿠스틱 악기를 사용한 서정적인 곡이었다”며 “대표님께서 데뷔는 새 출발인 만큼 밝게 편곡하자고 제안해 편곡했는데 감성 짙은 음악을 추구하기 때문에 100%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갓 데뷔하는 가수들이 본심을 숨기고 곡 홍보에 여념이 없는 모습과 달리 해맑게 웃으면서 솔직한 마음을 토로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최환희를 20년 간 키워준 할머니는 손자가 연예인이 되겠다고 했을 때 말리지 못했다. 딸과 아들이 모두 연예인으로 활동했기에 연예계가 얼마나 힘든 곳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손자를 믿고 서포트하기로 결정했다. 그런 할머니도 최환희가 배우가 아닌 가수로 진로를 결정했다고 했을 때는 깜짝 놀랐다고 한다.  

 

최환희 데뷔 사진_4
‘지플랫’이란 이름으로 가수활동을 시작한 최환희 (사진제공=로스차일드)

“대학 진학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야 할 시기에 대학을 안가겠다고 하니 할머니가 많이 당황하셨어요. 하지만 제가 진지하게 결과물을 가져와 들려드리니 저를 믿고 기다리는 눈치셨죠. 처음에는 ‘거짓말 하지 말라’며 믿지 않았던 동생 준희도 제가 음악하는 모습에 ‘좋네’ ‘멋있네’라고 응원해줘요. 저도 동생에게 멋진 오빠로 기억되고 싶어요.”  

 

‘지플랫’이란 예명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음악’을 뜻한다. 최환희는 “20년 동안 ‘최진실 아들’ 최환희란 이미지로 살아온 만큼 헌 옷을 벗고 새 옷을 입는 기분으로 예명으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데뷔 기분을 “곤충들이 허물을 벗고 단단해지는 것처럼 인생에서 첫 허물을 벗고 두 번째 시작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미 작업을 마치고 발표를 기다리는 곡이 10여 곡 정도 마련돼 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잠잠해지면 힙합 페스티벌이나 연말 시상식 무대에도 서고 싶은 마음도 있다. 협업하고 싶은 아티스트는 롤모델인 기리보이, 창모와 여성 아티스트인 헤이즈, 이하이, 비비 등을 꼽았다. 그는 “음악을 사람들에게 들려줄 때가 가장 좋다”며 “힘들고 슬픈 순간 음악으로 위로받았기에 나도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고 했다. 

 

하늘에 있는 엄마에게는 어떤 아들로 남고 싶을까. 최환희는 “엄마의 명성에 걸맞는 업적을 세우고 싶다”고 했다. 

 

“어릴 때는 엄마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지 몰랐어요. 엄마의 아들이라는 게 큰 장점이지만 때로 무거운 모래 주머니를 달고 있는 기분이 들기도 해요. 그렇기 때문에 대중을 실망시키면 안된다는 책임감으로 가수활동에 임하려고 합니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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