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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심한 고증, 우리 가락·클래식 조우한 30여곡의 음악 그리고 서울예술단다운 창작가무극 ‘향화’

입력 2020-11-3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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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 선보일 창작가무극 ‘향화’. 김향화 역의 김나니(왼쪽)와 송문선(사진제공=서울예술단)

 

“극의 마지막에 무대 위에서 33명의 기생 이름을 불러요. 극 시작과 동시에 거기까지 가기 위해 달려가죠.” 

서대문형무소 8번방, 유관순 열사와 함께 옥고를 치른 수원권번 소속 일패기생 김향화의 일생을 다룬 창작가무극 ‘향화’(2021년 1월 8~10일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 대해 서울예술단 관계자는 이렇게 귀띔했다.

‘윤동주, 달을 쏘다’의 서울예술단 예술감독 권호성 작·연출이 “오래 전부터 무대화를 고민하던 소재”로 김향화가 몸 담았던 수원권번이 속한 행정구역의 경기아트센터에서 내년 1월 초연된다.



일제강점기 어려운 집안을 위해 일찌감치 수원으로 시집을 간 순이의 삶은 그야말로 파란만장하다. 시댁의 냉대로 꽃다운 나이 18세에 이혼녀가 된 데다 야반도주해 수원으로 온 친정식구들까지 부양해야 하는 상황에서 수원권번의 일패기생(왕실이나 관청에 소속된 기생) ‘향화’가 된다.

향화는 삼일학교 설립자이자 3.1운동을 이끈 독립운동가 48명 중 한 사람인 김세환 선생에 감화받아 조선독립을 꿈꾸며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고종 승하에 권번 기생들을 이끌고 소복차림에 나무 비녀를 꽂고 망곡례를 했던 향화는 32명의 기생들과 치욕적인 위생검사일인 1919년 3월 29일 수원 경찰서와 화성 봉두상과에서 조선 독립 만세를 외치다 체포된다.

유관순 열사 등과 한방에서 옥고를 치른 후 기록이 남아 있지 않은 그의 일생은 나이든 향화의 입으로 전달된다. 예인으로서의 화려한 춤사위, 음악 등 예술적 표현은 물론 ‘대한 독립 만세’를 불렀던 열사로서의 대서사시가 펼쳐질 예정이다.

‘향화’의 차별성에 대해 서울예술단 관계자는 “고증”이라고 꼽았다. “고증에 공을 들인 작품”이라며 “김세환 선생 등 그 시대 활동했던 실존 인물들, 향화의 행보에 영향을 준 사람들 등이 등장한다”고 설명했다.

그리곤 “향화라는 인물, 그가 독립운동을 할 수밖에 없었던 과정에 주목한다”며 “이혼 후 다소 늦은 나이에 일패기생이 된 과정이 무대적인 화려함으로 표현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제2의 ‘윤동주, 달을 쏘다’로 만들겠다는 마음으로 준비 중이다. 윤동주는 잘 알려진 인물이라 시에 포커싱이 됐다면 ‘향화’는 신분, 여성 등에 대한 차별이 극심했던 당대 천대 받던 기생들도 ‘대한 독립 만세’를 불렀다는 사실을 환기시키고자 했다”며 “잘 알려지지 않은 그들의 독립 의지를 상기시키고자 하나하나 그들의 이름을 부른다”고 덧붙였다.

전 단원이 출연하는 규모의 작품으로 전통무용에 특화된 서울예술단의 색을 한껏 살린 작품이 될 전망이다. 이는 우리의 전통 가락에 클래식 선율을 얹은 음악에 어우러진다.

서울예술단 관계자에 따르면 28~30곡에 이르는 넘버는 양승환 음악감독이 꾸린다. 권호성 감독과 2014년 ‘숙영낭자전’에서 호흡을 맞춘 그는 서울대 국악과, 한국예술종합예술원 컴퓨터 작곡과, 뉴욕 음악이론 석사 과정을 거친 후 국악을 기반으로 한 크로스오버 그룹 바이날로그와 딸 멤버로 활동 중이다.

가장 낮은 신분의 여인으로서 화려한 것들을 던지고 기생들을 이끌고 거리로 나와 만세를 불렀던 향화는 서울예술단원 송문선과 소리꾼 김나니가 번갈아 연기한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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