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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그라운드] 바리톤 이응광과 재즈피아니스트 다움의 ‘즉흥’ 향연 ‘The Gift’…“예술의 힘을 믿어요!”

입력 2020-12-02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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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광 다움
바리톤 이응광(오른쪽)이 재즈피아니스트 다움과 크리스마스 캐럴 디지털 음원 ‘더 기프트’를 발매했다.(사진제공=봄아트프로젝트)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서 예술가로서 음악의 힘을 전해드릴 수 있는 뭐든 하고 싶었어요. 저는 믿거든요. 예술이 사람들 영혼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어려운 상황에서 위로와 위안을 조금이라도 드리고 싶은 마음, 그 하나였어요.”

2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바리톤 이응광은 정오에 발매한 크리스마스 캐럴 디지털 음원 ‘더 기프트’(The Gift)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며 “성악가로서 할 수 있는 활동들을 앞으로도 해나갈 생각”이라고 말을 보탰다.

그는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피아니스트 김기경·정한빈, 첼리스트 이호찬, 바이올리니스트 이재형·양정윤, 클라리네티스트 김우연과 릴레이 온라인 ‘방구석 콘서트’ 및 오프라인 ‘방구석 탈출 콘서트’ 후 스위스로 날아가 루체른 떼아터 2020-2021 시즌 프로그램 ‘세비야의 이발사’의 피가로로 무대에 섰다.  

 

이응광
재즈피아니스트 다움과 크리스마스 캐럴 디지털 음원 ‘더 기프트’를 발매한 바리톤 이응광(사진제공=봄아트프로젝트)
다시 귀국해 2주간의 자가격리를 거치고 MBN의 예능 프로그램 ‘로또싱어’에 출연하는가 하면 캐럴 음원 ‘더 기프트’ 녹음에 매진하며 “예술의 가치를 체감했다”고 털어놓았다.

“8월 초 ‘세비야의 이발사’ 공연을 준비할 때의 스위스는 하루에 400~500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는 상황이었어요. 스위스 인구가 800만명이니 인구 5000만인 한국으로 따지면 2000~3000명에 달했죠. 페이스실드를 치고 마스크를 쓰고 연습하면서 극장도, 극장장도, 오페라 감독도 의지가 확고했어요. 예술이 대중들의 영혼에 건강한 힘을 전하는 일이라는 자부심이 컸고 그것이 우리가 할 일이라고 말씀하셨죠.”

이어 “아티스트들의 의지도 강했다”며 “관객을 처음 뵀을 때는 뭉클했다. 이렇게 공연하고 박수를 보내며 공연장 안에서 함께 호흡한다는 자체만으로도 감사한 경험”이라고 덧붙였다.

그렇게 “예술의 가치를 체감했다”는 이응광은 ‘더 기프트’에 대해 “(코로나19로) 모든 것이 불투명해진 가운데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한 끝에 크리스마스와 연말에 대중들에게 선물같은 캐럴을 선사하고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저는 작은 시골서 나고 자랐어요. 모교에서, 작은 교회에서 밤새 혹은 새벽 4시쯤 일어나 어머니와 집집마다 돌아다니면서 캐럴을 부른 기억이 있죠. 어려서 부른 새벽송들과 스위스에 오래 거주하면서 11월 말부터 열리는 크리스마스마켓에서 글뤼바인(Gluhwein, 끓인 와인)을 마시면서 들었던 캐럴들을 위주로 선곡했습니다.”

그리곤 “다른 누군가에게 힘을 주려고 하기 보다는 어려서 많이 불렀고 일상에서 편안하게 들었던 곡들을 선곡했다”고 말을 보탰다. 그의 말처럼 ‘더 기프트’에는 ‘저 들밖에 한밤중에’(The First Noel), ‘그 어린 주예수’(Away in a Manger), ‘천사들의 노래가’(Angels We Have Heard on High), ‘고요한 밤 거룩한 밤’(Silent Night), ‘아베 마리아’(Ave Maria) 등 익숙한 6곡의 캐럴이 담겼다.

다움
바리톤 이응광과 크리스마스 캐럴 디지털 음원 ‘더 기프트’를 발매한 재즈 피아니스트 다움(사진제공=봄아트프로젝트)

 

그는 ‘더 기프트’의 특징으로 ‘즉흥성’을 꼽았다. 그는 “다움 피아니스트의 편곡을 바탕으로 녹음하는 과정에서 소리에 대한 부분을 즉흥적으로 바꾸곤 했다”고 털어놓았다.

“즉흥적으로 키를 바꾸고 전조를 하고…CD처럼 노래해 보라고 하면 과연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죠. 그래서 ‘더 기프트’의 노래들은 하나밖에 없는 음원이 될 것 같아요. 현장에서 느낀 감정, 다움 피아니스트와 즉흥적으로 한 부분이 많거든요. 굉장히 창의적이고 아티스틱하고 유니크한 곡들이라고 자부하고 있어요. 너무 의미 있는 캐럴들이죠.”

편곡과 피아노 연주를 책임진 다움은 스스로의 소개처럼 “바로크 음악과 재즈의 접점을 관심있게 지켜보며 작업하는” 재즈 피아니스트다. 그 역시 이번 캐럴 음원들에 대해 “재즈와 바로크 음악이 가진 즉흥 연주 요소를 담고 싶었다”고 전했다.

“성악가에게 재즈 뮤지션들에게 요구하듯 할 수는 없어서 멜로디를 배리에이션하는 방식으로 작업했는데 즉흥 연주도 잘하시더라고요. 톤에 대한 연구의 완성도가 높아서 듣는 것만으로도 좋은, 편곡을 살리는 목소리였죠.” 

 

이응광
재즈피아니스트 다움과 크리스마스 캐럴 디지털 음원 ‘더 기프트’를 발매한 바리톤 이응광(사진제공=봄아트프로젝트)
그리곤 재즈의 스캣과 이번 이응광과의 즉흥 작업의 차이점에 대해 “스캣이 멜로디를 벗어나 코드와 스케일만 가지고 아예 작곡을 한다면 이응광 선생님은 반복되는 부분의 멜로디를 살짝 바꾸거나 적절한 데 꾸밈음을 넣어주시는 바로크 스타일의 즉흥성을 보여주셨다”고 전했다.

다움의 설명에 이응광은 “(바흐의) 코랄, 바로크, 재즈, 클래식 등 다양한 장르가 들어 있다”며 “저 역시 운전하면서 듣고 있는데 좋다고 자부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나하나 마음을 쏟아 부은, 소리적으로 매력적인 곡들이죠. ‘아윌 비 홈 포 크리스마스’(I’ll Be Home For Christmas)는 소리적 매력을 많이 담았고 전조나 편곡 아이디어는 ‘천사들의 노래가’가 좋아요. 전주부터 아름다운 선율로 시작하죠. ‘아베마이라’는 6분이 넘는 긴곡이라 녹음하면서 굉장히 어려웠지만 즉흥으로 다가오는 것들이 있었어요. 곡마다 숨겨진 멜로디, 아티스트적인 면에 집중하면서 들으시면 재밌을 거예요.”

온라인 및 오프라인 공연, 예능 출연, 유튜브 등으로 대중들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있는 이응광은 클래식 대중화에 대해서는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제가 지금 할 수 있는 걸 할 뿐 클래식 대중화를 위한 행보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예능에서 ‘사의 찬미’ ‘아라리오’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편곡해서 들려드렸지만 대중가요에 익숙한 관객들은 여전히 클래식을 어렵게 느낀다고 하시더라고요. 클래식 대중화는 지금도, 앞으로도 어려울 것 같아요. 우리 문화가 아니잖아요. 해외에서는 독일어로 대화하고 이탈리아어와 프랑스어로 노래하는 저 역시 어렵거든요. 대중화라기보다는 조금이라도 관심을 더 가져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이자 대중과의 소통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행보에 가깝죠.”

이번 캐럴 음원 발매 역시 그 행보의 일환이다. “제가 할 수 있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인 그는 다움 재즈트리오와 함께 12월 24일 소셜베뉴 라움에서 ‘크리스마스 선물’ 콘서트를 개최한다.

“1부는 슈트라우스 가곡과 희망적인 노래들 등 독일어, 불어 가곡의 향연이고 2부에는 다움 재즈트리오와 함께 ‘사의 찬미’ 등과 크리스마스 캐럴을 처음 무대에서 선보입니다. 아카데믹한 공연과 재지한 공연을 동시에 보실 수 있을 거예요.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아티스트가 가진 예술적 가치를 체험했고 어떻게 하면 그 가치와 힘을 전달할 수 있는지 항상 고민하고 있으니 관심가지고 지켜봐 주세요!”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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