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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더컬처] 적재의 ‘응답하라 2006’

입력 2020-12-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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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재 (사진제공=안테나뮤직)

2006년. 적재(본명 정재원·31)가 18살의 나이에 서울예술대학교에 진학한 해다. 남들보다 2년 빨리 입학할 수 있었던 건 그만큼 그의 실력을 인정받았다는 의미지만 전국의 날고 기는 고수들이 모이는 서울예대 학생들의 실력은 월등했다. 승부욕이 남달랐던 적재는 가장 빛나는 시기인 대학 신입생 시절을 열등감에 시달리며 보냈다. 


“시간이 지나 돌이켜 보니 그때는 잘해야 한다는 열등감에 시달려 빛나는 시기인 줄 몰랐어요. 하지만 기타리스트로 자리잡은 지금은 돈과 이해관계에 얽히게 됐죠. 과연 순수하게 음악이 좋아서 열심히 했을 때가 언제일까 생각해 보니 2006년이더라고요.”

지난 달 미니2집 ‘2006’을 발표한 적재가 떠올린 2006년 기억의 한 조각이다. 타이틀곡 역시 ‘반짝 빛나던, 나의 2006년’이다. 스스로 학교에서 ‘하위권’이라 생각해 학교 합주실에서 밤 새 연습하고 틈만 나면 홍대에서 공연을 하기도 했던 시기지만 그럼에도 음악에 대한 순수한 열정은 불타 오르던 때다.

“날씨가 좋은 어느 날, 교수님이 야외수업을 하자고 제안하셨죠. 학교의 텔레토비 동산이라는 곳에서 보컬 전공들이 노래를 하고 기타 전공들은 반주를 하며 즐겁게 시간을 보냈어요. 그때 반짝반짝 빛나던 학우들의 눈빛이 지금도 잊히지 않습니다.”



실상 적재가 느끼는 감정과 달리 그는 싱어송라이터로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전부터 이미 유명가수들이 함께 하고 싶은 뮤지션으로 유명세를 떨쳤다. 단순히 박보검이 CF에서 ‘별 보러 가지 않을래’를 불러 벼락스타가 된 가수가 아니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가수 아이유가 택한 기타리스트기도 하다. 두 사람의 인연은 적재가 가수 윤하 공연의 밴드 마스터로 활동하던 시기로 거슬러 올러간다. 당시 윤하 콘서트에서 게스트로 나선 적재를 눈 여겨 본 아이유가 그를 자신의 밴드 기타리스트로 섭외해 약 5~6년 전부터 함께 투어에 나섰다. 적재는 “내가 아이유에게 큰 힘이 되는지 모르겠지만 아이유는 내게 큰 힘이 되는 동료 가수”라고 웃으며 말했다.

“때로 아이유에게 발표되지 않은 음원을 들려주면 장문의 피드백을 보내곤 해요. 이번 앨범도 지난 봄에 들려줬을 때 엄청 자세한 피드백이 왔죠. 이를테면 악기와 관련된 것이나 노래 감정에 대한 견해를 들려줘서 많이 참고하고 반영했죠. 방송이나 콘서트도 경험 많은 아이유에게 종종 물으면 바쁜 와중에도 답장을 해줘요. 저는 늘 경험을 받기만 해서 미안한 마음이 있어요.”

적재는 앨범 발표 전 가수 유희열이 수장인 안테나뮤직에 둥지를 틀기도 했다. 수많은 제작자들이 탐냈던 적재지만 몇 년전부터 함께 작업하며 돈독한 친분을 쌓은 안테나 뮤직을 택했다.

그는 “음악외적으로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았다. 처음에는 공부하겠다는 마음으로 홀로 해봤지만 헤어 및 스타일 섭외, 운전, 출연료 지급 수령 등 모든 과정을 혼자 해나가기엔 벅차더라”고 털어놓았다. 결정적인 순간은 JTBC ‘비긴어게인’ 촬영과 앨범 작업을 병행하며 이동 중 졸음운전을 하면서였다. 적재는 “졸면서 운전하는 나를 보면서 한계에 봉착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지금은 내 이야기를 끄집어내고 포장해주는 회사가 생겨서 좋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순해 보이는 외모와 달리 예민하고 낯을 가린다. ‘별 보러 가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노래가 우울한 감정을 품고 있다. 완벽을 추구하는 성격이다 보니 급박하게 촬영이 진행되는 ‘비긴어게인’을 준비하며 음악이 미워지는 경지까지 도달했다. 그러던 중 한 팬이 셋리스트에 없던 적재의 ‘더더’를 신청하는 모습을 통해 “내게 감동받는 사람이 있으면 내 자신이 치유가 되는구나”라는 걸 깨달았다.

2006년으로부터 14년이 지난 지금의 적재는 예전의 우울함과 조급함, 열등감을 갖고 있다고 고백했다. 다만 30대에 접어들면서 예전의 감정을 조절하는 법을 익혔다. 빼어난 뮤지션을 봐도 감정을 추수를 줄 아는 어른이 됐다. 그는 “2020년은 모든 공연이 취소되고 혼란스러운 시기지만 그 시간 동안 앨범을 더 잘 다듬을 수 있던 시간”이라며 “먼 훗날 예쁜 시간이라고 회상할 거 같다”고 전망했다.

적재의 롤모델은 가수 김창완이다. 김창완이 진행하는 SBS 라디오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에 출연하면서 음악인 김창완에게 홀딱 반하고 말았다. 적재는 “자신의 생각을 멋있게 표현할 줄 알고 편견과 틀을 깨는 김창완 선생님이야말로 진짜 아티스트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런 점들을 본받고 싶다”고 했다.

도전하고 싶은 장르는 재즈 알앤비다. 그는 “재즈 알앤비 장르를 들으면 부러운 마음이 크다”면서도 “나도 나만의 장기를 살려 음악을 하다보면 (재즈 알앤비 가수와)협업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웃었다. 음악에 있어서만큼은 ‘열정 만수르’인 적재다운 마무리였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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