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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사람을 움직이는 '진심'… 좋은 변호의 시작도 같아

[열정으로 사는 사람들] 법무법인 '한틀' 김현민 변호사

입력 2021-01-04 07:00 | 신문게재 2021-01-04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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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민 변호사

“법이 바뀌지 않는 이상, 이미 이뤄진 범행은 무죄가 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진심은 피해자로부터 용서를 구하는 열쇠가 되고, 그 열쇠는 법 앞의 해량을 구할 수 있는 한 번의 기회를 열어줍니다. 사람을 가장 사람답게 만드는 진심. 그 본질이 법을 넘어 작용할 수 있는 힘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법무법인 한틀’의 김현민 변호사는 집행유예의 키는 합의라고 강조한다. 그는 “피해자와의 합의가 집행유예의 열쇠가 된 것은, 피고인의 사과가 진심이어야 피해자도 이를 받아줄 수 있고, 이러한 참된 사과를 토대로 용서라는 의사 합치가 형성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형사사건 상담을 위해 방문하는 의뢰인들이 가장 먼저 묻는 것은 집행유예가 나올 가능성과 그 방법에 대한 질문이다. 형사사건에 연루된 사람들에게 가장 무서운 일은 구치소에 가야 한다는 두려움이기 때문이다.

“탄원서를 받아올까요?” “반성문은 어떻게 써야 하나요?” “합의금은 얼마 정도 준비하여야 하죠?”



의뢰인뿐 아니라 초년차 변호사였던 김현민 변호사에게 이러한 질문은 다른 의미의 두려움으로 다가왔다. 내 말에 책임을 져야 하고 의뢰인에게 희망을 주어야 하지만, 자칫 그들에게 희망 고문이 될 수도 있어서 선뜻 대답하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시간이 흘러도 같은 질문을 받지만, 지금의 김 변호사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죄하시고 용서를 구하실 의향이 있으십니까?” 의뢰인의 질문에 대답하기 전에 물어본 반문으로 집행유예가 나올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변호사는 “사건마다 다르기도 하고, 경중의 차이는 있지만 범죄 유형 중 개인적 법익을 침해하는 사건에 있어서 만큼은 피해자와의 합의가 집행유예의 열쇠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합의’라는 표현이 사회적 시선과 주관적 가치가 반영되면서 어딘가 모르게 부정적인 어감이 묻어나 보이기도 하지만 원래 ‘서로 의견이 일치하거나 서로 의견을 일치시킴’을 의미하는 말”이라며 “나아가 형사사건에 있어 합의란 ‘피해자에게 사과를 구하고, 피해자도 그 사과를 받아들이는 과정으로, ‘용서’에 대한 가해자와 피해자 간 의사 합치가 성립되었음을 의미하는 말로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피해자들은 공통으로 가해자와 직접 연락을 닿기를 꺼리면서도, 동시에 진심 어린 사과를 받고 자신이 입은 피해를 직접적이고도 현실적으로 보상 받기를 원한다”며 “이때 변호인의 역할은,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는 가해자’와 ‘사과받기를 원하는 피해자’ 사이를 이어주고, 피해자가 가해자와 접촉은 하지 않되, 피해자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의 마음을 전달하고 그 손해 또한 보상받을 수 있게 해주는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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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민 변호사

김 변호사는 전화금융사기 사건에서 흔히 ‘전달책’이라는 역할을 맡는 한 미성년자의 소녀를 변호해 준 적이 있었다. 그 소녀는 한국에서 돈을 벌고자 하는 홀어머니를 따라 중국에서 온 것인데, 어머니께 용돈을 달라고 하기 미안했던 나머지 구인·구직 사이트를 찾다가 잘못된 길을 선택했던 것이었다. 


한국어가 서툴고 세상 물정도 모르던 소녀는 ‘대리’라는 직책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은행의 ‘대리’로 취업하여 피해자들로부터 500만원 내지 1000만 원가량을 전달받았고, 이를 전화금융사기 주동자들의 대포통장에 입금하면서 받은 수고비는 고작 5만원뿐이었다. 최근 들어 전화금융사기 사건에서는 재범의 우려로 인하여 어떤 역할을 하던 그 역할의 비중을 불문하고, 처벌이 중하게 다뤄지는 터라, 이 소녀 역시 구속 상태로 공판이 진행됐다.

하지만 구치소에 있었던 소녀는 4개월 만에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어머니의 곁으로 갔다. 물론 이에 검찰이 항소했으나 기각되어 1심에서 선고받은 집행유예가 그대로 확정되어 구치소에 들어갈 일은 더 없게 됐다.

김 변호사는 “집행유예의 키는 역시 합의였다”고 말했다. 그는 “돈이 궁했던 나머지 너무나도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넘어갔던 자기 자신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는 그 소녀를 보며, 진심으로 그 소녀가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을 수 있게 해주고 싶었다”며 “그래서 그 소녀의 입장과 처지에 관하여 피해자들에게 수차례 설명했고 그 소녀의 진심 어린 사과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로 돈도 벌지 못하는 처지에 있는 어머니의 입장도 피력했다. 그 결과 피해자들은 피해 금액보다 훨씬 적은 금액으로 소녀를 위한 처벌불원서를 써주시며 합의를 해줬다. 김 변호사는 “너그러운 아량을 베풀어주신 피해자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며 “소녀의 진심 어린 반성, 소녀를 잘 보살피지 못한 자신을 성찰하는 어머니의 마음이 있었기에 일궈낼 수 있었던 이 합의의 과정을 ‘유전무죄 무전유죄’와 결부시키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훌륭한 변호사는 어떤 변호사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상대방의 입장을 잘 헤아리는 사람”아리며 “상대에 대한 이해와 그 이해를 기반으로 다가가는 진심은 인간이 살아가는 세상을 움직이는 힘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매일 수십 통의 전화를 받고 상담을 하며 내 의뢰인의 입장에 서서 세상을 바라보고, 내 의뢰인의 요구와 가장 부합하는 방향으로 글을 쓰고, 그러기 위해 그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도 내 의뢰인을 바라본다”며 “진심으로 내 의뢰인을 대신하는 사람이 되어가기 위한 노력의 시간 속에서, ‘사람다움’이 변호사의 첫걸음이란 것을 깨달아가고 있다. 그리고 사람을 만날수록 더더욱 ‘사람다워짐’에 가까워지리라는 기대에 보람과 만족을 느낀다”고 말했다.

채훈식 기자 ch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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