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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서의 환경교육 이야기] 수소경제를 앞당기는 새로운 암모니아 제조법 개발

우리나라는 대부분 화석연료를 해외에서 수입하여 사용하는 자원빈국으로 지금까지 살아왔다. 그런데 수소경제시대가 개막되면 수소를 자체 생산할 수 있으며 세계 제1의 수소전기차 생산국으로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입력 2021-01-12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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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에너지원은 그간 해외에서 수입한 화석연료로 생활하여 왔다. 그런데 이젠 직접 생산할 수 있는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게 되어 에너지자원 생산국이 되는 셈이다. 더욱이 수소경제시대를 선도하여 나갈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된다면 자원빈국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지난 12월, 울산과학기술원(유니스트) 백종범 교수 연구팀은 ‘작은 쇠구슬들이 부딪히는 물리적인 힘으로 기계화학적 반응을 일으켜 암모니아를 합성하는 제조법’을 개발하였다. 이는 지금까지 암모니아를 생산하는데 이용되었던 공법인 하버-보슈법보다 경제적인 효율성이 뛰어난 기술로 지난 100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활용해 왔던 공법을 새롭게 전환시켜 나가는 계기가 될 것이다.

지난해까지도 하버-보슈법으로 세계적으로 매년 1억4천만톤의 암모니아를 생산하였다, 그런데 이 공법은 400∼500도의 온도에서 100바(bar=1000h㎩) 이상의 압력을 가해야 되는 고온, 고압에 의한 화학적 반응으로 암모니아를 생산해 왔던 것이다. 그런데 이번 개발한 공법인 볼 밀링법은 쇠구슬과 철가루를 넣고 회전시키면서 질소 기체(N₂)와 수소 기체(H₂)를 차례로 주입해서 손쉽게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즉 질소 기체가 빠르게 회전하는 쇠구슬에 부딪혀 철가루 표면에서 분해되고 여기에 수소 기체가 달라붙어 암모니아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 공법의 특징은 45도에 1바의 저온·저압 조건임에도 반응물에서 생성물을 얻는 효율(수득률)이 82.5%나 되는 획기적인 기술이다.

이에 반해 하버-보슈법의 경우 200바, 450도에서 얻는 최상의 수득률이 25%밖에 안된다. 따라서 개발한 공법이 수득률은 3배나 높고 압력은 200분의 1, 온도는 10분의 1 수준이어서 저렴한 비용으로 암모니아를 생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는 205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를 목표로 하는 탄소중립을 선언하였다. 이를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수소경제 활성화방안을 마련하여 화석연료 위주의 에너지체제를 전면적으로 청정에너지체제로 전환하여 나가겠다는 기본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즉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20%까지 확대시키고 2040년까지 수소차 생산량을 620만대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 발전용 연료전지 15GW(내수 8GW) 보급, 가정건물용 연료전지 2.1GW(94만가구) 보급, 수소 충전소도 1,200개로 늘리겠다는 엄청난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 2040년까지 수소 생산도 526만톤 이상으로 확대시키고 수소생산가격 하락을 유도,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갖고 있다.

허지만 태양광 발전과 풍력발전이라는 신재생에너지는 좁은 국토와 높은 인구밀도를 갖고 있는 우리나라와 일본과 같은 나라에서는 부동산 가격이 높아 다른 나라보다 50% 이상의 추가적인 비용부담이 요구되는 발전방식이라고 한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국내에서 생산하기 보다는 해외에 생산기지를 만들어 놓고 수입하는 방식을 모색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즉 호주와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고 저렴한 갈탄을 이용하여 수소를 생산(탄소포집 저장기술(CCS) 활용)하고 넓은 사막에서의 값싼 태양광 발전을 통한 수전해 방식으로 값싼 수소를 생산하여 수입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만주지역에서의 대량 생산되는 갈탄을 이용하여 탄소포집저장(CCS) 기술을 동원하여 수소를 생산하든지 아니면 몽골의 넓은 사막에서 태양광 발전을 통하여 대량의 전력을 생산하여 수전해 방식으로 수소를 생산하는 해외 생산기지 활용방식을 모색하고 있다고 한다.

사실 EU국가들은 ‘재생에너지 연계형 P2G(Power to Gas) 시스템’을 구축하여 재생에너지를 수소생산과 연계하여 생산현장에서 소비되는 재생에너지를 제외하고 나머지를 수소를 생산하여 저장, 유통시키는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 즉 재생에너지 연계형 P2G 시스템이란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을 지역단위에서 쓰고 남은 전력을 수소로 변환해 저장·활용하는 방식이다.

수소는 일반 공기보다도 14배나 가볍기 때문에 너무 부피가 커서 기체로써 저장, 운송한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액체형태로 전환시키거나 높은 기압에서 기체의 체적을 감축시켜야 저장, 운송할 수 있다.

그런데 수소는 - 253°C에서 액체 상태로 바뀌게 되며 이 때 부피는 800 분의 1로 줄어들어든다. 그런데 액화 수소가 아니라 액화 암모니아 방식을 활용하면 비용이 크게 저감시킬 수 있다고 해서 암모니아 액화를 통하여 수소를 저장, 운송해 나갈 계획을 대부분 국가들이 수립하고 있다.

이와 같이 수소대신 암모니아로 이용하면 -33 ℃에서 액화 되어 저비용으로 액화될 수 있으며 체적도 수소보다 1.5배나 감축시킬 수 있어 경제적이며 효율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래서 수소 운반체로서의 암모니아를 활용하면 대규모 수송생산과 저장, 운송방식체제를 구축할 수 있다.

최근 백종범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볼 밀링법은 기존의 하버 -보슈공법보다도 효율이 3배나 높고 비용도 저렴하면서 대량의 암모니아를 생산할 수 있어 수소를 저장, 운송하는데 획기적인 기술로 활용될 수 있게 되었다.

한편 세계 각국들은 수소경제시대를 선도해 나가기 위해서 값싼 수소를 생산하는 방식을 경쟁적으로 개발하여 나가고 있다. 즉 물, 유기성 폐수 및 폐기물을 미생물을 동원하여 생물학적 방식, 광합성 미생물을 이용한 수소 생산기술, 열화학 사이클에 의한 수소제조기술 등 다방면에서 수소생산기술개발에 노력하고 있다. 머지 않은 보다 값싼 수소생산방식이 개발되어 언제, 어디에서나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시대가 개막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정부가 2022년 ‘수소발전 의무화 제도‘(HPS)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이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확대를 위해 2012년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화(RPS) 제도 도입 이후 10년 만에 있는 일이다.

수소연료전지는 지금까지 태양광, 풍력, 지열, 수력 등 다른 신재생에너지와 동일하게 RPS 제도를 적용받았다. RPS 제도에 따라 대형 발전사업자는 신재생에너지를 직접 공급하거나 다른 사업자로부터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를 구매해 간접적으로 공급 할당량을 채워 왔다.

그런데 정부의 수소경제 로드맵에 따라 수소 보급이 앞으로 계속 확대될 경우 RPS 내 수소연료전지 비중이 급증해 다른 재생에너지와의 균형적인 보급 확대가 이뤄지기 어렵게 된다.

구체적으로 수소연료전지의 높은 이용률과 REC 가중치로 인해 설비용량 대비 REC가 대량 발급(태양광 대비 10배 이상)되는 문제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즉 수소경제 로드맵상 RPS 시장에서 수소연료전지 비중은 지난해 13%에서 2030년 26%로 크게 확대되도록 되어 있다.

또한 정부는 수소연료전지가 액화천연가스(LNG) 가격(비용) 및 REC 가격(매출)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아 다른 신재생에너지보다 불확실성이 커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곤란하다. 따라서 정부가 수소발전으로 생산된 전기를 의무적으로 구매하는 수소발전 의무화 제도(HPS)를 도입한다면 장기 고정계약 형태로 운영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정부는 2040년까지 수소 발전량을 8기가와트(GW)까지 확대하기로 계획하고 있어 현재 발전량(530MW)의 약 15배 수준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더욱이 정부는 수소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재료인 천연가스(LNG)의 가격을 최대 42%까지 낮추기로 했다. 그리고 수소상용차 활성화를 위해 충전인프라 구축을 전담하는 특수목적법인(SPC)도 신설토록 하여 수소생태계에 조성에 힘쓰고 있다.

또한 정부는 ‘수소시범도시 기본계획’을 발표하였다, 우선 안산, 울산, 전주·완주 등 3개 지역에 수소시범도시를 건설하고 R&D 특화도시로 삼척 등을 추진해 나겠다고 발표하였다.

이런 수소시범도시는 각기 지역별 특색에 맞춰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즉 울산은 공동주택·요양병원 등에 수소를 공급하고 수소버스·트램 등 수소 모빌리티 허브 구축, 연료전지 활용 스마트 팜 조성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그리고 안산은 국가산단 및 캠퍼스 혁신파크 등에 수소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도록 배관망을 확충하고 조력발전 생산전력을 이용한 그린수소 생산 실증 등을 추진한다. 전주·완주는 공동주택, 공공기관 등에 수소연료전지를 통해 전력을 공급하고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활용하는 스마트 팜 구축 및 수소드론을 이용한 하천관리 등을 추진해 나간다.

마지막으로 삼척은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전력을 활용, 소규모 에너지 자립타운을 운영할 수 있는 R&D 실증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같이 도시 에너지원을 수소로 전환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수소도시 건설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각종 지원대책을 마련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나라는 대부분 화석연료를 해외에서 수입하여 사용하는 자원빈국으로 지금까지 살아왔다. 그런데 수소경제시대가 개막되면 수소를 자체 생산할 수 있으며 세계 제1의 수소전기차 생산국으로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따라서 2050 탄소제로도 달성하고 세계 최고의 수소경제대국으로서 발전해 나갈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되길 기대해 본다.

김종서 기자 jongseo247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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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모니아 생산에 사용되는 쇠구슬과 볼밀링 장버 (울산과기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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