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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배 정치경제부 기자 |
4대강 사업을 하면서 만들어 놓은 ‘보’가 최근까지 처리가 결정되지 못하고 문제가 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지 4년이 다 돼 가고 환경부가 조사·평가단을 꾸려 2019년 2월 금강의 세종보는 해체, 공주보는 부분 해체, 백제보는 상시개방하고 영산강의 죽산보 해체, 승촌보는 상시개방이 타당하다고 보고서를 낸 지 2년이 다 되도록 논의는 지지부진하기만 하다.
환경·시민단체의 지지를 받았던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환경단체로부터 ‘사퇴하라’는 비판까지 받으며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이 같은 비판은 문 대통령으로 이어졌다.
정부로서는 억울할 수도 있지만 이 같은 비판은 자초한 면도 적지 않다. 2016년 겨울 ‘촛불시민운동’ 정국에서 시민들은 적폐 청산을 요구했고 문 대통령도 적극 화답했다. 4대강 보는 환경분야의 대표적인 적폐로 꼽혔다. 실제 문 대통령 당선 후 환경단체에서는 처리될 것이란 기대가 높았다.
하지만 정부는 과감한 정책적인 판단과 결정을 내리는 대신 국가물관리위원회라는 기구를 만들어서 보 처리 방안 등의 정책 결정을 떠넘겼다. 위원회 구성도 ‘중립성’을 따지다보니 4대강 사업 찬성론자도 포함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때문인지 보처리 같은 민감한 문제는 공전하고 있다. 환경단체가 환경부가 판단할 일을 위원회에 떠 넘겨 버린 무책임한 행위라고 공격하는 지점이다.
문재인 정부는 임기 초기 원자력발전과 관련해 ‘숙의제도’를 통해 주민은 물론 이해관계자 등이 참가해 민주주의적 논의 과정을 통해 결론을 도출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이 숙의제도에 너무 도취된 탓인가. 보 처리 문제에 대해 정부가 정책적으로 판단한 일을 위원회에 맡겨 놓고선 손을 놓고 있었던 건 아닌지 묻고 싶다.
이원배 정치경제부 기자 lwb2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