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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대중문화계 헤드라인 휩쓴 딥페이크·강제추행

[트렌드 Talk] 낸시 ‘딥페이크’, 배우들 간 추행 공방, KBS PD 추문…대중문화계 휩쓴 ‘성’ 이슈들

입력 2021-01-14 18:30 | 신문게재 2021-01-15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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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ncy
모모랜드 낸시(사진제공=MLD엔터테인먼트)

 

새해부터 ‘성’(性) 관련 이슈들이 대중문화계를 휩쓸었다. 모모랜드 소속사 MLD엔터테인먼트(이하 MLD)는 멤버 낸시와 관련한 불법촬영 및 조작된 사진 유포에 강력한 법적 대응을 알렸고 배우 배진웅은 후배 여배우와의 강제추행 공방에 돌입했다. KBS 소속 다큐멘터리 PD가 결혼한 사실을 숨긴 채 언론사 취업 준비생과 교제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모모랜드 소속사 MLD는 “최근 온라인과 SNS에 당사 소속 아티스트 낸시와 관련 불법적으로 조작된 사진이 유포되고 있다. 낸시는 도촬 및 합성 사진의 피해자”라며 “경찰 및 해외 사법 기관과의 수사 공조로 불법 촬영자와 최초 유포자를 비롯해 이를 유포하는 모든 이에게 강력한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알렸다.

조작·합성에 사용된 사진은 낸시가 MC를 맡았고 베트남에서 열렸던 2019년 AAA(Asia Artist Awards)에서 촬영된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해당 조직위원회는 “불법 촬영자와 최초 유포자에 대한 베트남과 대한민국 사법당국의 강력 법적 조치에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낸시 뿐 아니라 유명인들을 겨냥한 딥페이크(Deepfake, 딥러닝과 페이크의 합성어로 인공지능 기술 기반의 알고리즘을 활용해 이미지나 동영상을 합성·편집하는 기술)는 단순 합성·조작을 벗어나 가짜뉴스를 만들어 내거나 성적수치심을 일으키고 성폭력에 해당하는 콘텐츠를 양산해 불법유통하는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2019년 네덜란드 사이버 보안 연구소 딥트레이스가 발표한 ‘딥페이크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12월 8000개로 집계됐던 딥페이크 비디오는 2019년 말에는 두배 가까이 늘었으며 이중 96%가 포르노로 소비되고 있다. 합성 피해자는 영미권 여배우와 K팝 여가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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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딥페이크는 비단 여성들에 대한 성폭력에 대한 문제만이 아니다. 정치, 언론 등을 통해 가짜 뉴스 양산 및 확산, 어젠다 및 여론 왜곡, 피해자의 가해자 둔갑 등 다양한 부작용을 낳을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딥페이크는 AI 기술이 발전하는 만큼 정교해지고 쓰임의 용도가 다양해지면서 피해자는 최근의 낸시, 방탄소년단, 아이유 등 스타들과 버락 오바마, 박영선 의원 등 정치인 뿐 아니라 일반인으로도 확산될 우려를 낳고 있다. 이에 청와대 청원게시판에서 13일부터 진행 중인 ‘여성 연예인들을 고통받게 하는 불법 영상 ‘딥페이크’ 를 강력히 처벌해주세요’ 청원은 하루만에 30만명 이상이 동의를 표했다.

딥페이크를 이용한 성적 콘텐츠 제작 및 불법 유통은 현행법상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유포죄와 인격권 침해에 대한 민형사 처벌이 가능하다. 이재경 건대교수·변호사는 “인공지능 기술의 획기적인 발달을 악용하는 딥페이크 콘텐츠의 제작 반포 등에 대해서는 이미 성폭력특례법으로 강력 처벌하고 있지만 아직도 관련 사건들이 발생하고 있다”며 “결국, 근원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딥페이크에 대한 수요를 강제적으로 억제할 필요성이 제기된다”고 법적 소견을 전했다.

이어 “딥페이크의 단순 소지나 시청에 대한 형사적인 처벌까지 입법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물론 현실성이 떨어지고 과다한 규제라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지만 인격을 살인하는 딥페이크의 심각한 폐해는 소지·시청만으로도 처벌하는 아동 포로노물에 준하는 엄격한 기준 적용이 검토돼야할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딥페이크와 더불어 주로 남자 아이돌그룹을 상대로 한 ‘알페스’(Real Person Slash)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팬덤이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들을 주인공으로 삼아 소설을 쓰거나 이미지, 영상 등을 합성하는 놀이문화다. 이는 꽤 오래전부터 성행하던 문화로 놀이를 넘어 성적대상화하거나 ‘폭력’에 가까운 내용들로 점철되는 경우들도 생겨나고 있다. 이에 ‘미성년 남녀 아이돌을 성적노리개로 삼는 알페스 이용자들을 강력히 처벌해 달라’는 국민청원이 진행 중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아이돌 팬덤 문화’에 대한 논문을 발표했던 심성우 변호사는 “그 역사는 HOT시절까지 거슬러 오른다. 팬픽, 팬아트 등 생산과정에서 저작권 등 일종의 불법성을 가지는 경우들이 발생한다. 이는 공정이용 등 공익성으로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하지만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알페스나 딥페이크는 ‘팬덤’이라는 단어를 악용하고 있는 불법적 행동들”이라고 밝혔다.

배진웅
배우 배진웅(사진제공=창컴퍼니)

이어 “팬덤문화가 핑계로 작동하고 있는 행위들이다. 다만 무조건 음란물이라고 단정해 강하게 처벌하기 어려운 경우들도 많아 해결이 쉽지 않은 사안”이라며 “논란이 되는 케이스들은 팬덤 입장에서 분노하고 자정에 나서야 한다. 팬덤 자체 내에서 문제의식을 자각하고 성범죄에 해당하는 불법 행위를 배척하는 문화가 형성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11일 영화 ‘지푸라기도 잡고 싶은 짐승들’, 드라마 ‘굿캐스팅’ ‘무법변호사’ 등의 배우 배진웅은 후배 여배우 B씨로부터 강제추행 혐의로 피소당한 사실이 알려져 구설에 휘말렸다. 

이에 12일 배진웅은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현을 통해 “B씨가 배진웅을 강제추행으로 고소한 것 자체는 사실이나 고소내용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며 이에 관한 다수의 증거를 확보하고 있는 상태”라며 “(최초) 보도가 나오기 전에 이미 배진웅을 대리해 B씨를 강제추행죄로 고소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KBS의 다큐멘터리 PD는 SNS를 통해 아내와 딸을 여동생, 조카로 속인 채 언론사 취업 준비생과 교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글을 게재한 해당 피해자는 KBS 성평등센터에 사건을 접수하지는 않았지만 관련 기록을 남겼다고 알리기도 했다. 이에 KBS는 11일 “사실관계 및 사규 위반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감사에 착수했다”며 “당사자에 대해서는 업무 배제 조치했다”고 알렸다. 

이재경 건대교수·변호사는 “수년전 미투 열풍에도 여전히 남성우월주의에 입각한 그릇된 성 관념, 전근대적 성인지 감수성 때문에 성범죄 사건들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며 “여성과의 성 관련 문제는 사생활 영역이나 단순히 윤리문제로 치부하는 틀부터 깨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어 “성범죄 특별법 등 법률적인 강제 규제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 아직도 발생하는 점을 고려한다면 민간 차원의 대대적인 교육, 계몽이 필요하다”며 “여성관, 성 가치관이 70-80년대에 퇴행적으로 머물러있는 사회적 인식을 원천적으로 개혁하는 작업에는 더 많은 시일과 노력이 소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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