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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소울' 만든 김재형 애니메이터가 말하는 픽사의 흥행비결!

[人더컬처] 픽사 애니메이션 '소울' 김재형 애니메이터
수평적 의견내는 자유로운 회사 분위기 "밸런스 중요"
의사 관두고 '꿈'찾아 애니메이션의 길 걸어
"미국에선 OTT개봉,한국의 극장 개봉 뿌듯해"

입력 2021-01-18 18:30 | 신문게재 2021-01-19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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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형애니메이터
작품의 캐릭터를 배우처럼 살아숨쉬게 만드는 캐릭터 애니메이터로 픽사에 근무중인 김재형.(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익숙한 디즈니 로고송도 잠시, 시작 15분 만에 반가운 한국말이 귀에 꽂힌다. 화면 곳곳에 한국어 간판과 이름도 눈에 띈다. ‘한국’이 가장 많이 노출된 디즈니 픽사 영화가 아닌가 싶다. 20일 개봉을 앞둔 영화 ‘소울’은 ‘태어나기 전 세상’에서 저마다의 성격을 갖춘 영혼이 지구에서 태어난다는 재미있는 상상력에서 출발한다. 그렇게 출발한 ‘소울’은 예기치 못한 사고로 영혼이 된 조와 지구에 가고 싶지 않은 영혼 22가 함께 떠나는 특별한 모험을 따른다. 영화 ‘업’(2009) ‘인사이드 아웃’(2015)의 피트 닥터 감독이 연출을, 제이미 폭스와 티나 페이가 각각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

 

12일 화상 인터뷰로 만난 김재형 애니메이터는 디즈니 픽사 영화의 흥행에 대해 “다양한 인종과 성장배경을 지닌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적극 반영하는 회사의 분위기가 한몫한 것 같다”면서 “영화 초반 ‘내 바지 어디 갔어?’라는 한국어는 다른 파트에서 근무하는 한국 직원의 목소리”라고 웃어보였다.

 

연세대 의대 출신인 그는 전공이 아닌 취미를 살려 애니메이터를 직업으로 삼았다. 극 중 안정된 음악교사로서의 삶을 포기하고 뮤지션의 길을 걷고자 애쓰는 주인공의 모습이 오롯이 겹친다.

“제가 하는 일은 캐릭터 구현이에요. 그림을 그리기 보다는 캐릭터가 배우처럼 연기하게 만들고 여러 가지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거죠. 주인공이 아프리카계 뮤지션이기 때문에 그들이 가진 리듬감과 생김새, 문화적 배경을 이해하려고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관찰했습니다.”

 

소울
오는 20일 극장에서 개봉하는 영화 ‘소울’.(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주인공 조는 그가 가장 많이 전담한 캐릭터다. 흑인 특유의 흐느적거리는 몸짓과 흡사 피아노 건반 위를 날아다니는 듯한 연주, 영혼이 되어 인간의 육체를 볼 때 확장되는 동공 등 실제 배우를 능가하는 사실감으로 완성됐다. ‘소울’의 또 다른 주인공은 재즈나 다름없다. 다소 어렵고 몽환적인 동시에 감동을 주는 재즈 특유의 감흥을 살리는 데 가장 많은 공을 들였단다.

“제가 평소 좋아하는 피트 닥터 감독님이 실제 피아노 연주를 하는 것 같은 장면을 요구하셨어요.(웃음) 무아지경에 빠져 피아노를 치는 장면이니 뭔가 달라야 한다고요. 1초에 24장이 들어가는 컷을 수도 없이 고쳤습니다. 완성된 장면을 보고는 스스로 만족하지 못해 다시 한번 손을 대기도 했고요. 디즈니의 작품은 모두 좋아하지만 ‘소울’만큼은 제 마음속 ‘원 톱’이 될 것 같아요.”



부모의 뜻을 따라 의과대학을 졸업한 후 의사가 됐지만 그는 별로 행복하지 않았다고 당시를 고백했다. 누구나 선망하는 직업을 가졌지만 마음속 ‘불꽃’을 따라가기로 결정하고서는 미련없이 미국으로 떠났다. 이후 2003년 미국 아카데미 오브 아트 유니버시티에서 컴퓨터 애니메이션을 전공했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등에서 일하다 2008년 픽사에 입사한 후 ‘업’ ‘토이스토리3’ ‘인사이드아웃’ ‘코코’ ‘토이스토리4’ ‘온워드’ 등 캐릭터 개발에 참여했다.

김재형 애니메이터는 전세계 애니메이터가 선망하는 픽사에서의 일상도 함께 공개했다. 그는 “결정은 감독이 하지만 프로젝트 내에 참여하는 모든 일원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수평적 구조”라면서 “기본적으로 픽사에 뽑힌 사람이라면 책임감 있게 의견을 낼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고 전했다.

픽사가 선보여온 명작들은 이렇게 각 분야의 애니메이터들의 아이디어가 덧대어져 완성되곤 한다. 구체적 과정과 가장 신경 쓰는 부분에 대해 묻자 “큰 영화는 미리 준비했다 해도 작업하면서 좋은 생각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애니메이터들 나름대로 해석해서 새로운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며 “그럼 후반부에는 초반에 비해 훨씬 근사한 캐릭터가 완성돼 있다”고 픽사의 진행방식을 귀뜸했다.

 

김재형애니메이터1
김재형 애니메이터는 “미국이 가진 다양성에서 과연 선한 영향력의 가치는 어디까지일까를 생각하게 만드는 픽사의 야심작”이라고 ‘소울’을 소개했다.(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소울’은 코로나19 여파로 미국에선 자사 OTT 플랫폼인 디즈니 플러스서 공개된 상태다. 극장 개봉을 당연시하며 수년 동안 노력을 해 온 만큼 동료 직원들의 아쉬움도 컸다고. 하지만 의외의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

그는 “집안에서 가족과 함께 보다 보니 세대를 넘나드는 리뷰가 나온다. 만든 입장으로서는 고무적”이라며 “힘든 시기에 많은 힐링을 받았다는 반응을 보고 ‘내 일이 사람들에게 이렇게 도움이 될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돌이켜보면 인간관계나 원하는 결과가 안 나왔을 때 느끼는 좌절감은 어느 분야나 비슷한 것 같아요. 하지만 이 일은 평균 이상으로 즐거웠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특히 ‘소울’이 남다른 건 인간과 문화가 가진 다양성을 아우르기 때문이죠. 특히 미국에는 수많은 인종들이 모여있고 그로 인한 갈등도 많아요. 그들이 서로 화합할 수 있는 선한 영향력, 포용하는 다양성의 정점을 찍은 작품입니다. 극장에서 볼 한국관객들이라면 픽사의 이런 노력에 더욱 공감하실 겁니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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