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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정치 사면보다 경제 사면이 중요하다

입력 2021-01-19 14:16 | 신문게재 2021-01-2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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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명
한지운 산업IT부장

“지금은 사면을 말할 때가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최근 불거진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론에 선을 그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남북 문제, 부동산 문제, 방역 대책까지 다양한 화두가 던져졌지만, 가장 세간에 관심을 모았던 지점은 연초 여당 대표가 촉발시킨 전직 대통령 사면에 대한 대통령의 입장이었다.

‘사면은 안 된다’가 아니라 ‘때가 아니다’라는 다소 여지를 남긴 말이었지만, 문 대통령은 “법원도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대단히 엄하고 무거운 형벌을 선고했다”면서 “사면이 대통령의 권한이기는 하지만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인들에게 그런 권리는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정치권에 있었던 사람의 사면은 곧 정치적인 행위다. 국민의 촛불로 만들어진 정부이기에 촛불시위가 일어났던 원인인 당사자들을 사면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이는 국민의 뜻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일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벌어질 국론 분열은 상상하기조차 싫다.



그러나 정치인이 아닌 경제인에게는 좀 다른 시각을 가질 수도 있다고 본다. 전직 대통령과 연루된 국정농단 건으로 2년 6개월의 실형을 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우다. 대법원에서 파기 환송을 할 때 뇌물 액수가 50억원이나 늘어난 만큼, 법리만 놓고 보면 사실 실형을 피하기 어려웠다.

그런데도 실형 선고 전 집행유예로 참작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거론된 것은 그가 직권남용의 피해자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대통령이 만나자고 하는 데 거부할 수 있는 사람은 사실상 없다. 그렇게 해서 이뤄진 만남은 결국 4년간의 재판과 구속으로 이어졌다. 

 

법원의 선고가 나온 만큼 이를 받아들여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또한 이 부회장에게는 아직 1심이 진행 중인 삼성그룹 합병 의혹 건도 남아 있다.


하지만, 이번 판결로 한국 경제의 신뢰도는 치명타를 입었다. 삼성의 경영 불확실성은 그 어느 때보다 커졌고, 대외 신인도 하락으로 국가 경제에 악재로 작용할 것은 자명하다. 앞서 이 부회장은 특검 수사와 재판으로 인해 이탈리아 자동차 업체 피아트크라이슬러의 지주사인 엑소르의 사외이사직을 사퇴했고, 중국 보아오포럼 상임이사직 임기 연장도 포기했다. 코로나 글로벌 확산과 보호무역주의로 무역 환경이 최악을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하는 사람의 발을 묶은 것은 재계 전체의 사기마저 꺾는 일이다.

경제는 정치와 다르다. 정치적인 논리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경제 환경의 변화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국민은 없다. 경제는 곧 국민의 삶이다. 한국 경제의 중심에 있는 사람을 경영에서 격리해서는 안 된다. 국민 화합은 정치가 아닌 경제에서 이뤄져야 한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이재용 부회장을 경영에 전념할 수 있도록 자유의 몸을 만들어 달라’는 청원에 6만5000여명이 서명한 것은 그냥 넘겨볼 일이 아니다.

잘못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하겠지만, 어떻게 벌을 마무리할지도 중요하다. 그 행위야말로 징역을 다 치르는 것보다 의미가 클 수 있다. 정치인들은 정치적 셈법으로 정치인을 위한 사면을 논하기에 앞서, 우리 경제를 위한 사면을 먼저 고려할 때다.

 

한지운 산업IT부장 goguma@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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