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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경제 신간(新刊) 베껴읽기] <테슬라 쇼크> 최원석

입력 2021-01-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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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가 인터넷 혁명의 시대, 2010년대가 모바일 혁명의 시대였다면 2020년대는 ‘모빌리티 혁명’의 시대가 될 것이다. 자동차 기자로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는 저자는 그 새로운 혁명을 선도할 기업으로 ‘테슬라’를 지목한다. 단순히 전기 자율차의 한계를 넘어, 제조업의 혁명을 가져올 엄청난 잠재력과 파괴력을 가졌다고 평가한다. 일런 머스크라는 탁월한 혁명가가 있기 때문이다. “지구 멸망을 막는 것이 내 필생의 사명”이라고 말하는 이 괴짜 CEO의 혜안이 전기차와 태양광 에너지, 나아가 화성 이주 프로젝트까지 만들어 가고 있다. 테슬라의 이런 앞서가는 상상력과 발 빠른 실행력을 우리 현대차와 삼성전자는 어떻게 배우고 극복해 나갈 지에 관해 저자는 적지 않은 우려를 표시한다.


* 테슬라 쇼크가 위협적인 이유 - 저자는 테슬라가 현대 기업에 주는 쇼크가 치명적이라고 말한다. 자동차와 데이터 플랫폼, 에너지, 통신을 하나의 비즈니스로 연결해 기존에 불가능했던 부가가치를 창출해 내고 있기 때문이다. 창업자 일런 머스크에게 있어 전기차의 보급은 이런 요소들을 하나로 묶는 원대한 계획의 시작일 뿐이라고 저자는 평가한다. 테슬라는 2020년 하반기부터는 자사 차량 기반의 자동차보험 사업을 시작했다. 주행 데이터를 29단계로 알고리즘화하고 이를 통해 보험료를 책정했다. 이를 계기로 각종 서비스 산업 영역에도 테슬라가 침범해 들어올 수 있다고 저자는 전망한다.

* 테슬라의 혁신적 수익모델 - 테슬라는 자동차를 서비스의 수단으로 본다. 자동차 자체를 수익의 기반으로 보지 않는다는 얘기다. 테슬라가 추구하는 사업모델은 컴퓨터가 탑재된 전기차를 최대한 많이 보급한 후 이 차량들을 통한 스프트웨어 업데이트 서비스로 돈을 벌겠다는 것이다. 원가를 낮추고 더 비싸게 팔아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기존 자동차 메이커들과 확연히 다른 사업 모델이다. 당장의 수익보다는 좀 더 먼 미래를 내다보고 자원을 쏟아붓는 머스크의 리더십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 차량의 가치를 더 높이는 전략 - 일반 차량은 구입 후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떨어진다. 그런데 테슬라는 판매된 후에 차의 가치가 계속 높아지는 방식을 생각해 냈다. 머스크는 차량의 가격 경쟁력과 원가 경쟁력을 ‘소유기간 내의 총비용(TCO, Total Cost of Ownership)’ 관점에서 바라봤다. 테슬라만이 가능한 무선 업데이트(OTA, Over The Air) 기능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차를 새로 구입하지 않아도 이를 통해 차량 기능이 개선되어 차량 가치가 시간이 갈수록 오히려 더 올라가도록 한 것이다.

* 오토파일럿과 FSD 기능 - 머스크는 2020년 2분기 실적 발표 때 “FSD(Full Self Drivig)이 계속 발전하고 규제문제만 해결된다면 테슬라 차량의 가치는 최소 5배 이상 높아질 것”이라고 호언했다. 테슬라는 오토파일럿이라는 주행보조기능을 모든 테슬라 차량에 기본장착했다. 그보다 한 차원 높은 FSD(Full Self Drivig)를 장착한 차량에는 모델3 기준으로 900만원 가량의 추가 비용을 받아 장착해 준다. 이후 지속적인 무선 업데이트를 통해 진짜 자율주행가능까지 제공한다. 5000만원짜리 차가 지율주행기능 업데이트를 통해 2억 5000만원 짜리 차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자율주행이나 차량 성능의 업데이트가 쉽도록 모든 기능을 중앙에 집중해 제어하게 만든 ‘통합 전자제어 플랫폼’이 이것을 가능케 해 준다.

* 전자제어 유닛 3개로 차량의 모든 기능을 제어 - 모델3의 통합 전자제어 플랫폼은 ECU(전자제어 유닛) 딱 3개로 구성되어 있다. 닛산과 폴크스바겐이 각각 대당 30개, 70개가 필요한 이 숫자를 극단적으로 줄임으로써 중앙의 통합관리 및 업데이트가 가능해졌다. 이 3개만으로 차량의 모든 기능을 제어하고 검증 보완까지 할 수 있는 것이다. 중앙의 두뇌가 차량의 모든 일을 인식하고 처리해 명령을 내린다. 테슬라와 그나마 겨룰 만한 통합 전자제어 플랫폼 개발사는 2024년 양산 목표인 벤츠-엔비디아 정도에 불과하다고 저자는 평가한다.

* 벤츠-엔비디아 연합을 주목하라 - 테슬라의 전기차+자율주행 플렛폼에 맞설만한 기업으로 저자는 메르세데츠벤츠와 엔비디아를 든다. 두 회사는 2020년 6월에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하는 차량의 컴퓨팅 아키텍처를 공동개발해 2024년부터 양산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테슬라가 하드웨어 3.0의 차기 버전인 4.0을 2021년에 내놓기로 했다며 사실상 테슬라를 견제할 만한 기업이 없을 것 같다고 말한다.

* GM 전기차 EV1 구매자에 주목한 테슬라 - GM은 1996년에 세계 최초의 양산형 전기차 EV1을 내놓았다. 캘리포니아주는 자동차 회사가 배출가스 없는 차량을 일정 수 만큼 판매하도록 하는 법규를 만들어 지원하기도 했다. 하지만 자동차 업계와 특히 석유 메이저들의 반대 로비로 이 법규는 무력화되었고 EV1 프로젝트도 2002년에 중단되었다. 테슬라는 이 때 GM 전기차를 구매한 소비자의 평균 소득이 연 30만 달러 이상이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내연기관차를 능가하는 가속력, 차별화된 사용자 인터페이스 자율주행기술과 고객경험 등으로 전기차를 멋지게 포장함으로써 머스크는 드디어 테슬라 성공신화를 만들어 냈다.

* 머스크는 헨리 포드의 재림? - 미국 자동차업계에서는 머스크를 포드의 창업자 헨리 포드의 환생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저자는 두 사람의 공통점으로 사업의 수직통합, 수직계열화를 든다. 그리고 이런 폐쇄적인 수직계열화가 테슬라의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라고 평가한다. 실제로 테슬라가 추구하는 수직계열화는 자동차라는 제품이 아니라 전기차에서 시작해 모빌리티 서비스, 에너지, 통신으로 연결된다. 테슬라 기술 서비스 수직통합의 모든 출발점은 고객이다. 이어 운영체계-클라우드센터-OTA(무선업데이트)-ECU(전자제어뉴닛)-AI반도체-공성능 전기차-충전소-통신으로 이어진다. 지구 저궤도에 1만2000개 인공위성을 띄워(현재까지 800개) 전 세계를 돌아다니는 테슬라 차량과 통신으로 연결하는 사업이다. 로켓 기업 스페이스X를 보유하고 있기에 가능한 얘기다.

* 기존 자동차 회사보다 5~10년 앞섰다 - 먼로앤드어소시에이츠의 샌디 먼로 대표는 차량을 분해해 원가분석 및 컨설팅을 해 주는 것으로 미국에서 알아주는 전문가다. 그는 테슬라가 분야에 따라 5~10년은 앞서 있다고 평가한다. 배터리와 전기모터, 인버터, 전자부품 등이 모두 뛰어나다고 총평했다. 제품을 주조하는 캐스팅이나 제품 보호 틀을 짜는 하우징 부문은 10년, 모터 설계는 5년 앞선 것으로 보았다. 전자 플랫폼과 소프트웨어의 경우 9년은 앞서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테슬라가 자체적인 재료과학 연구개발 그룹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NASA(미 항공우주국) 출신의 많은 과학자와 엔지니어를 고용했다는 점도 강점으로 보았다. 그러면서도 조직 간에 벽(사일로)가 없다고 극찬했다.

* 테슬라의 경이로운 AI반도체 경쟁력 - 테슬라는 자사 차량에 탑재되는 AI반도체를 직접 설계한다. 내노라하는 반도체 전문기업을 앞서가는 수준이다. 장기적으로 득실을 따져봤을 때, 남의 AI반도체를 사서 쓰기 보다는 필요에 맞게 자체 개발하는 편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테슬라는 완벽하게 엔지니어와 고급 기술자 중심의 회사다. 머스크 역시 엔지니어를 뽑을 때 “당신 분야에서 반드시 일류만을 뽑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테슬라로 인해 자동차 사업이 완전히 지식노동의 형태, 지식노동자들이 집약된 산업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한다.

* 베터리까지 자체개발 하겠다? - 테슬라의 강력한 수직계열화에서 유일하게 빠진 퍼즐이 배터리다. 그런데 테슬라는 2020년 9월에 열린 ‘배터리 데이’에서 이른바 ‘반값 배터리’ 이슈를 들고 나와 업계를 긴장시켰다. 이날 테슬라는 배터리 원가를 56% 낮춰 3년후 쯤 2만5000달러(약 2800만원) 짜리 전기차를 내놓고, 원가 절감에 필요한 배터리셀의 자체 생산 시험공장을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게다가 2년 뒤 연 100GWh까지 생산능력을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파나소닉 LG화학 같은 공급업체에 던진 메시지였다. “우리는 엄청난 양의 배터리를 필요로 한다. 그러니 더 우수한 배터리를 빨리 만들어 싸게 공급해라, 안그러면 테슬라가 직접 만들 수 있다”는 경고였다.

* 테슬라 차량의 장점과 단점 - 대개의 차량은 엔진 실린더가 직각 또는 비스듬하게 자리하는데 테슬라는 포르쉐나 스바루처럼 실린더가 수평을 누운 ‘수평대향 엔진’을 채택했다. 무거운 실린더가 차량 중앙 바닥에 깔려 있으니 무게중심이 현저히 낮아, 급격한 차선 변경이나 코너링 때 안정감이 뛰어나다. 저자는 이제 10년 밖에 안 된 테슬라지만 주행성능은 독일 고성능차에 필적할 수준이라고 평가한다. 모델 3에는 차간 거리나 차선 유지 같은 기본기능 외에 자동으로 차를 주차하거나 부를 수 있는 FSD 옵션은 물론 내비게이션 정보에 따라 차를 움직여 주는 노아(NOA) 기능도 있어 향후 자율주행 시대에 유용할 것이라 전망한다. 테슬라는 자체 고속충전소인 수퍼차저를 운영하고 있으며, 충전소 도착 시간에 맞춰 고속충전에 최적의 상태로 맞춰주는 기능도 있어 효율적이다. 저자는 다만 차량 조립 품질에 불만을 표시한다. 아직은 독일이나 일본, 한국차의 마감 솜씨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 “2030년까지 연간 2000만대 생산하겠다” - 일런 머스크는 2020년 배터리데이에서 “2030년까지 연간 2000만대 생산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2019년에 고작 37만대를 만든 테슬라가 도요타나 폴크스바겐의 연간 100만대마저 훌쩍 뛰어넘겠다는 것이다. 테슬라의 첫 공장인 캘리포니아 프리먼트 공장과 2019년 가동을 시작한 상하이 공장도 2020년 50만대 생산 수준이다. 2021년에는 베를린에 지은 첫 유럽공장에서도 생산이 가능하니 기존 공장 증설 등을 통해 2022년 쯤 연간 150만대 정도는 바라볼 수 있을 수준임에도 이런 공격적인 목표를 공언한 것이다. 저자는 “테슬라가 자동차 분야 혁명 뿐만아니라 제조 분야의 혁명을 준비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한다.

* 테슬라의 제조 혁명이 기대된다 - 테슬라는 도요타 벤츠 등과 자본제휴하면서 이들로부터 기획 생산 설계에 관한 다양한 노하우를 배웠다. 특히 도요타의 레고블록형 설계방식과 생산혁신 기술 TNGA에서 생산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배웠을 것으로 관측된다. 저자는 특히 테슬라가 전기차만 만든다는 점에 주목한다. 더 극단적인 단순화를 통해 생산능력을 높일수 있을 것이란 얘기다. 기존 업계와 다른 차체 제작방식도 강점이다. 모델Y의 경우 차량 뒷부분 아래 차체를 단 2개의 부품으로 구성했다는 점, 알루미늄 합금을 녹인 후 틀에 부어 형태를 만들어내는 식의 공정혁신이 대량화의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비록 초기에 실패는 했지만 의장 라인까지를 포함한 모든 공정의 로봇화가 결실을 맺는다면 테슬라발 제조혁명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낙관한다. 저자는 나아가 생산의 외주화 가능성도 언급한다. 테슬라가 외주 공장을 모집한다면 아마도 전세계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줄을 설 것이라고 말한다.

* 한국발 제조 혁명, 광주형 일자리로는... - 저자는 전 세계 자동차 생산 국가 중에서 생산에 가장 걱정거리가 ‘노조 파업’인 나라는 한국 밖에 없다고 한숨을 내쉰다. 어느 나라보다 자동차 제조업의 혁신이 필요한데 우리는 ‘광주형 일자리’ 같은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에 매몰되어 있다고 안타까워 한다. 그는 광주형 일자리를 ‘관주도형 일자리’라고 비판한다. 우선 직원 급여가 현대차의 반값이라는 출발점부터 오류라고 지적한다. 대부분 신입인 이곳 직원들도 현대차처럼 평균 20년을 근속하게 되면 연봉이 8700만 원이 넘게 된다는 것이다. 임금을 줄였다지만 세금 감면이나 직접 지원 형태로 많은 재원이 투입된다고 지적한다. 내륙의 공장은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유연성이 떨어지는 추가 증설이나 증원은 오히려 발목을 잡게 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저자는 “국내 자동차 생산 인력은 과도하다”며 우리도 테슬라나 도요타처럼 자동차 설계와 제조를 더 효율화할 수 있도록 엔지니어와 고급 연구개발 인력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 레벨 3 이상 자율주행시대 언제나 가능? - 2005년 미 국방성 산하 고등연구계획국 대회에서 자율주행차 ‘스탠리’를 완주시켰던 스탠퍼드-폴크스바겐팀의 주역들이 구글로 옮겨 자율주행차 연구를 이어간 이후 대부분 메이커들이나 전문가들은 2020년 쯤이면 자율주행차 시판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현실의 자율주행 수준은 레벨 1~5단계 중 여전히 레벨 2 수준이다. 저자는 그 이유로 ‘책임’ 문제를 들었다. 레벨 2는 자율주행이라기 보다 주행보조라는 용어가 더 맞으며, 운전자가 항상 주시하고 있다가 이상이 감지될 때 즉각 개입해야 하는 단계라 사고 시 책임이 운전자에게 있다. 이것이 결정적인 걸림돌이다. 어느 제조사도 아직 레벨3 차량을 시판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국도 2020년에 레벨 3를 법제화했지만 제조사에 책임을 묻는 상황에서 어느 누구도 차량을 내놓으려 하지 않는다.

* 테슬라의 ‘자율주행’ 광고 사기 논란 - 테슬라는 통상의 레벨 2 수준인 오토 파일럿, 레벨 2 중에서 그나마 가장 진보된 FSD를 홍보하면서 진짜 자율주행이 되는 것처럼 오도하고 있다는 비판을 자주 받는다. 독일에서는 광고에서 ‘오토 파일럿’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법원 판결까지 나왔다. 자율주행이 아닌 주행보조일 뿐이며 사고에 대한 최종 책임이 운전자에게 있음을 부각시킨 것이다. 아직까지 레벨 2의 사고에 대해 제조사가 책임을 진 사례는 없다. 저자는 이런 이유로 제조사가 레밸 3로 가는 것을 두려워한다고 말한다.

* 구글의 ‘라이다’냐 테슬라의 ‘카메라’냐 - 테슬라는 카메라 기반의 자율주행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 카메라가 주된 기능을 맡고 전파를 쏘는 레이다와 초음파 센서가 협업하는 모델이다. 반면 구글의 웨이모 등은 여기에 레이저를 쏘는 ‘라이다’를 추가해 자율주행기술을 개발 중이다. 라이다가 워낙 크고 고가라 테슬라는 라이다를 차량에 장착하려 하지 않는다. 라이다가 눈비가 심한 환경에서는 성능이 급격히 떨어진다는 점도 고려한 조치다. 최근 레벨2 주행보조장치 시장을 장악 중인 ‘모빌아이’도 테슬라 같은 카메라 기반의 자율주행을 구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저자는 이대로 4~6년이 지나면 테슬라의 기술력이 넘사벽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많다고 전한다.

* 현대차 자율주행차의 운명은? - 현대차는 2조 4000억원을 투자해 미국 자동차부품사 델파이에서 분사한 ‘엡티브’와 조인트 벤처를 만들어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2021년까지 레벨3 수준의 기술을 완비하고 2024년쯤 레벨3 차량을 시판하는 것은 물론 2025년까지는 레벨4 기술까지 갖추겠다는 계획이다. 저자는 현대차가 앱티브 등과 혁신적인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해 5년이나 10년 후에 지금보다 더 높은 위상을 갖는 것이 최선의 시나리오라고 말한다. 하지만 플렛폼의 통합 운영체제를 미국이 주도하게 될 것이 확실시되는 사황에서 현대차도 결국에는 미국(또는 중국) 주도의 자율주행 플랫폼 산하로 들어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한다.

* 테슬라를 위협하는 엔비디아 - 저자는 자율주행 기술, 모빌리티 서비스를 위한 플랫폼 구축에 엔비디아가 앞으로 더 두각을 나타낼 가능성이 크다고 확신한다. 엔비디아는 엔드 투 엔드(end to end), 즉 자율주행차부터 데이터센터까지 전 과정에 필요한 AI 처리를 완성차 업체와 공급업체에 제공할 수 있는 유일한 개방 플렛폼을 보유했다. 무엇보다 그래픽처리장치(GPU, Graphic Processing Unit) 시장의 절대 지배자다. 게임용으로 만들었던 GPU를 데이터센터용으로 전용하면서 시장을 잠식해가고 있다. 성능 향상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CPU와 달리 GPU는 단순연산을 반복 처리하는데 압도적으로 유리해 딥 러닝에 최적인데다 빠르게 성능이 향상되고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테슬라는 아쉽게도 2019년에 자체 칩 개발을 계기로 엔비디아와 결별하고 독자 자율주행 플랫폼 구축을 선택한 바 있다.

* AI 반도체 패권을 노리는 엔비디아와 ARM 연합군 - 엔비디아는 2020년 9월에 손정의가 320악 달러에 인수했던 ARM을 400억 달러(44조원)에 사들였다. AI반도체의 글로벌 패권을 노린 것이다. GPU는 단순 계산을 대량으로 실행하는 데는 능하지만 복잡한 계산에는 서툴다. 엔비디아는 방대한 계산을 고속으로 실행하는 GPU의 능력을 활용해 AI 분야까지 사업을 확장하다. 컴퓨터의 사령탑 역할을 하는 CPU 설계 부문에서 세계 1위인 ARM을 인수하면 급성장하는 AI 반도체 시장의 패권을 쥘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저자는 아마도 엔비디아가 ARM의 기술력을 활용해 모바일 분야에서도 더 작고 성능이 뛰어나면서 전력 소모는 적은 AI 칩을 내놓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 모빌아이-무빗-인텔 연합군도 복병 - 모빌아이는 이스라엘인 암논 사슈아가 1999년에 창업한 자율주행 기술 및 반도체 기업이다. 완전자율주행의 전 단계인 주행보조장치 기술과 칩 시장에서 압도적 1위로 글로벌 매출도 톱이다. 2017년에 인텔에 17조원에 팔려 주목을 끌었다, 인텔은 이어 2020년 5월에 이스라엘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인 무빗을 약 1조원에 사들여 연합 세력을 구축했다. 이 연합의 강점은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살계회사인 인텔과 자율주행용 차세대 AI칩까지 개발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전 세계 대부분의 자동차 회사에 주행보조 시스템과 핵심 반도체를 판매하고 있어 여기서 발생하는 엄청난 양의 주행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도 큰 강점이다. 2021년에 BMW에서 공개하기로 한 차량 iNEXT가 모빌아이-인텔 연합의 향후 경쟁력을 가늠할 근거가 될 것 같다고 저자는 말한다.

* 전기차로 급선회한 도요타 - 현재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 중 수소차 양산 계획을 내놓은 기업은 도요타와 현대차 뿐이다. 특히 도요타는 수소연료전지차 개발에 전력을 기울여 왔다. 그런 도요타가 테슬라 전기차의 선전에 자극받아 최근 전기차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도요타는 나아가 ‘우븐 시티(Woven City)’ 건설에 올인하고 있다. 자율주행과 로봇, 이동성(모빌리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미래 기술과 서비스를 일상에서 실증해 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우븐 시티가 들어설 곳은 시즈오카현 스소노다. 2020년 폐쇄가 완료된 도요타 히가시후지 공장 부지 약 21만 4000평을 활용해 2021년부터 단계적으로 착공할 계획이다.

* 최고의 비저너리 CEO이자 엔지니어 ‘일런 머스크’ - 저자는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가졌던 ‘세상을 바꾸겠다’는 비전의 후계자가 일런 머스크라고 평가한다. 소비자를 매혹하는 물건(디바이스)을 만들어 전 세계에 충성팬을 끌어모은 인물로는 잡스 이후 머스크가 유일하다는 것이다. 둘은 최고의 인재를 원했고 목표를 이루려 무자비했다는 점도 공통점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우주사업, 신에너지 사업 등 사업 스케일에서는 머스크가 더 크다고 말한다. 머스크가 각별한 것은 파트너들에게 극한의 목표를 제시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지옥 같은 경험을 하게 하지만, 그 과정에서 세계 최고 두뇌들인 파트너들에게 깊은 영감과 자극을 준다는 것이라고 평가한다. 테슬라와 일하고 싸우는 과정에서 그 기업의 가치도 그만큼 올라간다는 것이다. 테슬라와 갈라섰던 모빌아이가 인텔에 17조원에 팔린 것이 대표적인 예다.

* 빌 게이츠의 잡스와 머스크 비교평가 - “머스크는 직접 실행에 옮기는 엔지니어고, 잡스는 다자인 마케팅 분야에서 천재였다.” 빌 게이츠의 평가다. 테슬라 그룹은 엔지니어들에게 꿈의 도전 직장이다. 머스크는 “많은 뛰어난 엔지니어가 테슬라에서 일하고 싶어 한다”며 “엔지니어링스쿨이 취업 희망자들에게 설문조사해 보니 ‘톱 2’기업이 테슬라와 스페이스X”라고 밝힌 바 있다. 저자는 아마도 머스크가 슈퍼 엔지니어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한다. 수퍼 엔지니어란 ‘엔지니어링을 통해 세상에 큰 영향력을 미치려는 사람, 그리고 그것을 성취해 가는 사람‘이다.

* 지구를 멸망에서 구하려는 머스크 - 테슬라는 지구를 멸망에서 구하는 것이 목표라며 강력한 비전을 제시했다.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머스크는 전기차를 대량으로 보급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려 한다. 재생 가능 에너지 이용을 늘린다는 목표 아래 주택용 태양광 패널이나 에너지 저장장치(ESS) 사업도 벌인다. 머스크의 목표는 지속가능한 에너지기업인 셈이다. 저자는 머스크의 계획 중 가장 기대가 되면서도 두려움이 드는 사업으로 ‘인류 자체를 업데이트하려는 사업’을 지목한다. 2016년에 설립한 뉴럴링크다. 척수 손상 등 장애를 가진 사람의 의사소통을 돕기 위한 것이지만, 고도의 AI 등장이라는 점에서 큰 위험을 걱정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정작 머스크는 “AI에 의한 공포를 막기 위해서는 인간이 머신과 하이브리드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 SW 보완이 시급한 현대자동차 - 저자는 하이브리드카의 본격적인 개발을 먼저 했다는 점을 들어 현대차가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에서 유리할 수 있다고 점친다. 하지만 현대차가 진행 중인 수소차의 경우 효율성이 낮고 대당 단가도 전기차의 2배에 달한다는 점을 약점으로 지적한다. 특히 현대차가 대부분의 기술을 자체개발하는 점을 우려한다. 개발자원은 한정 되어 있는데 자율주행에 통합전자제어 등 할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앞으로 글로벌 전기차는 차량 전체 원가의 30~40%에 달하는 배터리를 전량 외부에서 조달히야 하는 만큼, 현대차가 자체적으로 만드는 부품의 비중이 크게 줄어 원가 절감의 여지도 많지 않다고 분석한다. 반도체 소프트웨어 개발 부분을 가장 난제로 진단한다. 기존 OS나 ECU를 완전히 뜯어고쳐야 하는데 결코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이 부문의 혁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 하드웨어 일변도의 삼성전자 - 삼성전자는 2016년 자동차 전장기업 하만 카돈을 9조원에 인수한 이후 자율주행부문 기술개발에도 나선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아직 큰 성과발표는 없다. 기본적으로 전기차 자율주행차 시대에 삼성의 메모리반도체 이미지센서 배터리 MLCC(적층형 세라믹콘덴서) 디스플레이 등은 활용도가 높을 것이다. 특히 5G 네트워크 장비 분야의 경쟁력이 부각될 수 있다. 하지만 하드웨어 보다 훨씬 커질 것으로 보이는 데이터 비즈니스 소프트웨어 기반의 모빌리티 서비스 시대에는 어떻게 대비할 것인지 전망이 불투명하다. 저자는 오로지 하드웨어에 국한되어 있는 삼성의 사업구조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앞으로 자율주행과 AI 분야의 반도체에서 어떤 방향성을 보여 주느냐가 삼성전자의 전략을 판단하는데 큰 기준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조진래 기자 jjr8954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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