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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나 장윤주, 모델에서 배우까지! "더 자유롭고 멋지게 연기할 것"

[人더컬처] 영화 '세자매' 장윤주
영화 '세자매'속 의상 직접 준비하며 '미옥'역할 빠져들어
가족끼리의 '사과'에 대한 영화..."딸에게는 해도 엄마에게는 못해"

입력 2021-01-25 18:30 | 신문게재 2021-01-26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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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세자매’에서 막내딸 미옥 역할을 맡은 장윤주.(사진제공=에스팀엔터테인먼트)

 

10대에 모델로 데뷔해 20대 전세계를 누비며 한국의 미를 알렸다. 쌍꺼풀 없는 눈을 가진 얼굴과 서구형 체형의 장윤주는 글로벌 패션계의 파란이었다. 재주도 차고 넘쳤다. 여행작가이자 에세이스트로 동료들과 책을 내고 수준급 기타실력도 유명하다. 

뒤늦게 확장한 영화장르의 성적도 A+감이다. 첫 영화 ‘베테랑’으로 1000만 관객을 동원했다. 6년 만에 선택한 ‘세자매’는 각종 영화제에 초청되며 입소문이 나고 있다. 

서울예대에서 연기를 전공한 그는 모델로 정체성을 공고히 할 때부터 영화의 러브콜을 무수히 받았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로 화상인터뷰로 마주한 장윤주는 “어린시절부터 프로로 활동해 왔기에 완벽하게 하고픈 마음에 연기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며 뒤늦게 배우로서의 삶을 선택한 이유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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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로는 우물쭈물하고 있었지만 가슴으로는 벌써 미옥을 분석하고 있었다는 그는 “운명같은 영화였다”며 특유의 호탕한 웃음을 지었다.(사진제공=에스팀엔터테인먼트)

오는 27일 개봉을 앞둔 ‘세자매’는 전혀 문제 없어 보이는 세 명의 여성을 통해 말할 수 없었던 기억의 매듭을 풀며 폭발하는 이야기다. 


전주국제영화제 ‘전주 시네마 프로젝트’ 2020과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섹션 초청작으로 선정되며 화제를 모았다.

메가폰을 잡은 이승원 감독은 2004년 영화 ‘모순’으로 데뷔해 ‘소통과 거짓말’ ‘해피뻐스데이’로 국내외 각종 영화제를 휩쓸었다. 아내이자 배우인 김선영과 함께 극단을 운영하며 여러 편의 연극연출도 함께한 실력파로 알려져 있다. 

캐스팅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문소리를 두고 시나리오를 썼고 캐스팅까지 이어지는 기적을 겪었다. 이후 그 소식을 듣고 김선영이 첫째 역할을 자처하며 영화의 시작을 알렸다. 막내 역할을 두 배우가 이구동성으로 장윤주를 추천하며 물밑작업에 들어갔다.

“사실 제안을 받고 한달 넘게 고민했어요. 실제로 딸 만 셋인 집안의 막내기도 하고 끌리는 캐릭터인데 ‘내가 연기를 해도 되나’에 대한 결론이 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미옥에 대해 분석하고 있더라고요.(웃음) 그렇게 제가 가진 커리어와 기존의 이미지를 내려놓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스스로 “돌 다리도 두드려보는 스타일”이라는 그는 “일단 결정하면 불도저 스타일”이라고 웃었다. 그래서인지 ‘세자매’ 속 막내딸 미옥은 거침이 없다. 수많은 공연이 매일 무대에 오르내리는 대학로에서 ‘글빨’로는 알아주지만 주당으로 업계에서 외면당하는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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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세자매'의 한 장면.(사진제공=리틀빅픽처스)

 

10대 아들을 둔 이혼남과 가정을 꾸린 초보맘이기도하다. 노랗게 탈색한 단발머리에 패션 센스라고는 거의 없는 탓에 의붓아들은 그를 ‘돌아이 새엄마’라고 저장해놓을 정도다. 슬럼프에 빠져 허우적대면서도 거침없는 화법과 행동만큼은 여전한 모습으로 영화 속 유일한 웃음을 주는 존재다. 
극중 매사에 답답한 큰언니와 야무진 둘째 언니 사이에서 막나가는 남동생을 휘어잡는 존재이기도 하다.

 

김선영과 문소리는 현장에서 스승이자 친구, 언니같은 존재였다. 큰언니 김선영은 “작은 역할이라도 연기하는 본인이 그 캐릭터를 사랑해야 한다”는 현실적인 조언을 해줬고 ‘세자매’로 프로듀서로 데뷔한 문소리에게는 촬영이 없는 날까지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끊임없는 질문을 해댔다. 장윤주는 “(문)소리 언니를 많이 괴롭힌것 같다”며 멋쩍어 했다. 


“‘베테랑’이 일을 마치고 회식을 하는 느낌이라면 ‘세자매’는 가족끼리 옹기종기 모여 밥을 먹는 분위기였어요. 촬영을 하면서 잊고있던 기억을 마주하는 신기한 경험을 하기도 했죠. 카메라에는 뒤 모습만 나오는 신이라 별다른 준비가 필요하지 않았지만 촬영에 들어가자마자 몸은 경직되고 눈물이 멈추질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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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을 열 개쯤 찍으면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에 대한 대답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장윤주.(사진제공=에스팀엔터테인먼트)

장윤주는 “성인이 돼 큰언니랑 싸웠던 기억이 났던” 그때를 “눈물은 나고 어떻게 해아할지 모르는 그 감정의 기억을 순간적으로 끌어와 연기했다”고 회상했다.

 

“배우보다 관객으로 있던 시기가 긴 만큼 그 인물에 동화되고 역할마다 확 바뀌는 연기를 하고 싶어요. 무엇보다 극 중 남편으로 나온 현봉식 배우가 사실 저보다 4살 어린데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설정상 어린 신부인 저를 많이 챙겨주고 한편으로는 당하는 역할인데 저를 잘 리드해줬죠. 라면과 김밥, 생굴에 초고추장 같은 호흡이니 기대해주세요.”


장윤주의 2021년은 ‘소처럼 일하는 해’로 기억될 듯 싶다. 송강호와 영화 ‘1승’이 크랭크인을 준비 중이고 지난 연물부터는 라미란, 공명, 염혜란, 박병은 등이 뭉친 ‘시민덕희’의 촬영을 시작했다. 

 

장윤주 개인으로서는 “사랑하고 싶어지는 아내, 딸에게는 친구 같은 엄마가 되고 싶다”는 대답을 내놓았다.


“이 영화는 가족끼리 차마 할 수 없는 사과에 대한 이야기죠. 사실 저는 딸에게 사과를 잘 하는 편인데 친정 엄마에게는 ‘미안해’라는 말이 잘 안 나와요. 쉬우면서 단순한 단어인데 가족 안에서는 잘 안 하게 되는 게 이상하죠. 이제 연기를 하기로 마음 먹었으니 어떤 캐릭터를 만나도 자유롭고 멋지게 존재하고 싶어요.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고요? 앞으로 작품 10개는 찍고 비대면이 아닌 상태에서 대답할게요. 기대해주세요.”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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