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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선우정아 “세상에 사랑의 힘이 더욱 커지길 바라요”

[人더컬처] 신곡 '동거' 발표 선우정아

입력 2021-01-25 18:00 | 신문게재 2021-01-26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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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선우정아 (사진제공=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잠든 너의 맨발을 가만히 보다 왠지 모르게 벅차올라 맺히는 마음/방 안 가득 달큰한 호흡/모든 너의 모든 곳에 입 맞출 수 있어…(중략)…시간이 낡았고 모든 게 변했어도 /있잖아 우리는 그냥 이대로 살자” 

 

가수 선우정아(37)가 발표한 신곡 ‘동거’의 가사는 한편의 시를 연상케 한다. 무심코 눈에 띈 동거인의 맨발, 사랑을 나눈 뒤 방안을 채운 뜨거운 온도, 온 몸에 입을 맞추고 싶을 정도로 달뜬 사랑의 감정을 지나 서서히 나이 들어가는 모습을 ‘시간이 낡았다’고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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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선우정아의 싱글 ‘동거’ 앨범 커버 (사진제공=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불과 30대 중반에 나무의 나이테가 깊어지듯 “변하지 말고 이대로 살자”고 다짐하는 오래된 부부의 원숙한 감정을 읊조린 선우정아의 놀라운 재능을 재즈풍의 선율로 전해 들으며 왜 그가 ‘뮤지션들의 뮤지션’이라는 호칭으로 불리는지 새삼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동거’는 선우정아가 남편 박찬형씨의 잠든 모습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곡이다. 두 사람은 고교 시절 만나 10년의 연애기간을 거쳐 어느덧 결혼 9년차에 접어든 ‘낡은’ 부부다. 선우정아와 박찬형씨의 행복한 모습은 ‘동거’ 뮤직비디오 말미 확인할 수 있다. 

선우정아는 ‘브릿지경제’와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이 곡을 단순히 남편을 향한 헌정곡을 넘어 사랑하는 관계의 염원을 담은 곡이라고 정의했다. 

“남편의 존재가 노래의 씨앗이 됐지만 노래를 만드는 과정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일상이 얼마나 큰 힘을 주고 소중한지 마음에 새기게 됐어요. 그래서 이 곡은 사랑으로 이루어진 세상의 많은 관계들이 오래오래 이어지길 바라는 염원가라고 하고 싶어요. 세상에 사랑의 힘이 더욱 커지길 바라는 마음이죠.”

곡의 모티프가 된 남편 박씨는 첫 스케치를 들려준 뒤 “좋긴 좋은데 나쁘진 않은데…”라며 애매한 반응을 보였다고. 남편의 미지근한 반응은 선우정아의 작업욕구를 부채질했다. 그는 “남편 때문에 더욱 열심히 방향성 연구를 한 뒤 믹스 전 단계에 들려줬을 때는 극찬을 받았다”며 뿌듯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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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선우정아 (사진제공=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선우정아에게 있어 남편은 ‘첫사랑’이다. 대개 첫사랑은 이뤄지지 않는다는 속설을 깨고 20여년의 세월을 뮤지션 부부로 함께 했다. 

 

흔히 뮤지션들이 젊은 시절 뜨겁게 불타오른 사랑을 음악 소재로 차용하다 나이가 들어 감정이 메말라지는 경험을 하는 것과 달리 선우정아는 남편과 함께 하는 삶이 “화수분 같은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첫사랑이라는 요소는 아무 영향이 없어요. 한 사람과 오래 만났다고 해서 그간의 시간이 한 가지 성격인 건 아니니까요. 별의 별 일을 겪었고 현재도 진행 중이라 음악적 소재가 넘쳐납니다. 함께 살면 살수록 화수분 같은 느낌이에요. 기분 좋은 소재도, 마음이 힘든 소재도요.”

2006년 정규 1집 ‘매스티지’(Masstige)로 데뷔한 선우정아는 놀라운 음악적 재능으로 음악인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가수로 꼽힌다. 음악적 역량이 워낙 방대하다 보니 작업량도 상당하다.  

YG엔터테인먼트에서 프로듀서로 활동하며 지디 앤 탑의 ‘오 예’와 투애니원의 ‘아파’를 작곡했고 아이유, 구구단 김세정, 이승기, 인피니트 김성규 등 아이돌 가수들과의 작업은 물론 선배 가수인 이문세의 16집에도 참여했다. 지난해에는 MBC ‘놀면 뭐하니’의 ‘방구석콘서트’에 출연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영화 및 뮤지컬 음악 감독, 밴드 연주자 등 다양한 ‘부캐’(부캐릭터)로 활동 중이다. 이쯤되면 온 가요계가 ‘선우정아 앓이’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우정아에게 쏟아지는 수많은 러브콜을 옆에서 지켜보고 있노라면 이렇게 ‘부캐’ 활동으로 바쁜 가운데 어떻게 본캐릭터인 가수 활동을 지켜나가는지 고개가 갸웃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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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선우정아 (사진제공=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하하 ‘본캐’는 단연 싱어송라이터이지만 다른 영역의 작업들이 엄청 구분되어 있지는 않아요. 물론 저도 라디오나 예능 프로그램에서 과장되게 리액션을 하는 제 사회적인 면이 종종 낯설게 느껴지곤 해요. 그런 낯설음으로 마음이 어려울 때 ‘본캐’에 더욱 집중하게 되는 것 같아요. 가수로서 생명이 다할 때까지 꾸준히 묵묵하게 창작활동을 하는 것이 꿈이죠. 다양한 스타일을 넘나들며 청자의 머리와 마음을 풍성하게 할 수 있는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어요.” 

 

소녀 시절, H.O.T의 열혈팬이었던 선우정아는 당시의 뜨거운 마음을 간직하며 음악하는 미래를 꿈꿔왔다. 

그는 그 시기를 “일상이라기 보다 꿈에 아주 화사한 햇빛을 쏘여준 것 같은 느낌으로 남아있다”며 “팬심 덕분에 꿈이 자라나고 감정을 표현하는 다양한 경험들을 하게 됐다”고 표현했다. 그래서일까. 지금의 선우정아는 꿈을 이뤘다고 당당히 말한다. 그리고 지금은 가수 이적과 아이슬란드의 싱어송라이터 비요크(Bjork)를 롤모델 삼아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많은 외부작업을 하며 배우는 것들로 인해 제 음악들이 리프레시된다는 걸 깨닫게 됐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다채롭게 쓰임 받을 수 있는 음악활동을 지속하는 것이 새로운 꿈이 됐습니다. 지금은 꾸준히 활동하는 이적 선배님 그리고 아트워크, 뮤직비디오, 무대 퍼포먼스 등 다양한 예술분야를 아우르는 작업을 선보이는 비요크처럼 중년을 넘어서도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고 싶어요.”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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