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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영화인다운 인사… '부산영화제를 떠나며'

[트렌드 Talk] 전양준 부산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 전격 사임

입력 2021-01-28 18:30 | 신문게재 2021-01-29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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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양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Leaving BIFF”

전양준 부산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이 25년간 몸담았던 부산국제영화제를 떠났다. 갑작스런 발표에 뒷말이 무성하다. 전 집행위원장은 2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부산국제영화제에서의 25년을 끝내고 1월 31일부로 새로운 모험을 향해 부산을 떠난다”고 밝혔다.

게시글은 영어와 한글 순으로 작성돼 있으며 첫머리부터 “부산국제영화제를 떠난다”는 사실을 명시해 눈길을 끈다. 이어 “부산국제영화제를 창설하고 부산이 아시아 유일의 메이저 영화제의 위상을 확립하는 데 크게 기여했기 때문에 회한이나 미련은 없다”면서도 “영화제의 창설자들과 리더들이 정치인들과 진영 논리에 의해 이용당하고 사분오열된 채 뿔뿔이 흩어져 서로 적대시하는 난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떠나게 돼 매우 안타깝다”고 적었다.

전 집행위원장은 이용관 이사장, 고 김지석 수석 프로그래머와 함께 부산국제영화제를 초기부터 이끌었던 인물이다. 25년 간 창립멤버로 활동해오며 정치적 압박을 비롯한 각종 이슈들을 안팎에서 해결해온 적임자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그의 이번 사임 결정은 내부 사전 논의나 교감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 집행위원장의 임기는 이달 말로 3년을 채웠고 영화제는 다음달 열릴 예정인 정기총회에서 전 위원장의 연임 여부 등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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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 내부의 충격도 남다르다. 글 후반부에 ‘특히 감사했던 이들’의 이름에 함께해온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이나 영화제 동료는 전혀 없다는 점도 뒷말을 낳고 있다. 이에 영화제 홍보팀은 “사임에 대한 공식적인 발표나 후임에 대한 것은 현재로서 아무 것도 정해지지 않았다. 곧 영화제 총회를 열어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직에 대한 피로도와 더불어 대중의 비난도 한몫했다는 의견도 대두됐다. 얼마 전 고 김기덕 감독이 코로나19로 해외에서 타계하자 “한국 영화계에 채울 수 없는 크나큰 손실이자 슬픔”이라는 글을 올린 뒤 ‘미투 가해자 옹호’라는 반응이 있었던 것. 때마침 의견이 다른 영화인과 감독들이 추모 분위기에 반기를 들며 그의 추모 사실은 여러 번 뉴스화되며 도마 위에 올랐다.

이름을 밝히길 거부한 한 중견감독은 “한편으로는 점차 국제적인 규모를 갖춘 영화제를 이끌기엔 고인물이라는 평가도 있었다”면서 “최근까지 정치적 이슈와 그에 따른 수장 교체 등 여러 일들이 맞물렸기에 연임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조직 내 불협화음 문제는 아닐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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