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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G2로부터 선택요구 받는 문 대통령 외교력 시험대

입력 2021-01-27 16:04 | 신문게재 2021-01-2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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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청와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 통화하고 있다. (연합)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력이 다시 시험대에 오른 모습이다. G2인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속에서 양측으로부터 입장 정리를 요구 받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전임인 트럼프 행정부와 마찬가지로 중국 견제 정책을 이어갈 것임을 천명했고, 동맹국들도 이에 협조해줄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지난 26일 오후 9시쯤 문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가졌다. 청와대가 전한 한중 정상 간 통화 의제는 내년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 발전과 코로나19 공동방역 협력,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 마무리, 기후변화 대응 등이었다.



이와 함께 시 주석은 남북 및 북미 대화를 지지한다는 뜻과 함께 여건이 조성 되는 대로 조기에 방한하겠다는 의지도 전했다. 이러한 논의들을 양국 간 계속 논의 돼 왔던 내용들로 눈에 띌 만한 새로운 이슈는 없었다.

이번 한중 정상 간 전화통화는 중국이 미국을 의식한 행보로 읽힌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전날 한중 정상간 통화에 대한 의미에 대해 “중국은 곧 춘절, 우리는 설 연휴이어서 신년 인사차 추진된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하는 것을 경계했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한미 정상 간 통화 이전에 한중 정상간 전화통화를 가졌다는 점에서 정치적 함의가 상당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이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미국이 주도하는 반중전선에 참여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뜻이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서울과 중국의 수도 베이징이 시차가 1시간 밖에 나지 않는 상황에서 오후 9시(한국시간)에 전화통화를 가졌다는 점도 이러한 정치적 함의에 힘을 실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각 정상에 일정에 따른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통화 시점이 미 행정부 업무 시작 시간과 묘하게 맞물린다.

한국 시간으로 오후 9시면 미국의 수도 워싱턴D.C.를 포함한 미 동부지역의 일과시간이 시작하는 오전 7시다. 사실상 한중 정상의 통화 내용이 바이든 행정부에게 전달되기를 바랐다고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상원 인준 통과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지명자
미국 상원은 26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행정부의 초대 외교수장으로 지명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지명자에 대한 인준 동의안을 찬성 78표, 반대 22표로 가결했다. 인준에는 전체 상원의원 100명 중 과반 찬성이 필요하다. 사진은 블링컨 지명자가 지난 19일 상원 외교위원회 인준 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는 모습. (연합)

 

또 미국 상원에서는 외교 전략을 총괄할 앤서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 후보자의 인준안이 통과되는 시점이었다. 블링컨 장관은 청문회에서 대중(對中) 강경노선을 유지할 것임을 내비쳤었다.

미국 신 행정부와 중국은 이미 한 차례 신경전을 벌인 바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 25일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미국을 겨냥해 “작은 파벌을 만들거나 새로운 냉전을 시작하고, 다른 이들을 거부하고, 위협하는 건 세상을 분열로 몰아놓을 뿐”이라며 “대립은 막다른 골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 주석이 언급한 ‘작은 파벌’은 바이든 정부가 한미일 동맹과 함께 형성하려는 반중전선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같은 날(현지시간) “지난 수년 동안 중국은 국내적으로 더욱 권위주의적이고 대외적으로 더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중국이 미국의 안보, 번영, 가치에 도전함에 따라 우리 미국은 새로운 대중국 접근법이 필요하다. 우리는 전략적 인내로 중국 문제에 접근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는 중국과의 전면전은 지양하면서도 대신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질서에 들어오도록 동맹국과 함께 중국을 압박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행정부에 이어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중 양국이 문재인 정부에게 입장 정리를 요구할 공산이 크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미중 사이에 한국 정부는 늘 입장정리를 요구받아 왔다”면서 “문재인 정부가 어떤 입장을 취할지가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신 교수는 “남북관계가 좋았던 적은 한미간 공조가 잘 이뤄졌을 때”라며 “설사 중국이 또 경제적 보복을 하더라도 기축통화를 쥐고 있는 쪽에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장희 기자 mr.han77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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