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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클릭 시사] 더스트 불

입력 2021-02-14 14:56 | 신문게재 2021-02-1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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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부에는 ‘더스크 불(Dust Bowl)’이라고 불리는 곳이 있다. 오클라호마와 택사스 서북부의 팬핸들지역, 그리고 캔자스 남서부와 콜로라도 남동부, 뉴멕시코 북동부 지역을 망라하는 광활한 곳이다.

미국은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 때 연합국에 상당한 양의 식량을 공급하는 역할을 맡았다. 당시 식량 증산지로 선택된 곳이 바로 이 곳이었다. 이곳은 원래는 비옥한 곡창 지대로, 소와 양의 방목지였다. 토양의 표층가 얇았지만 억센 토착 식물들이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수분을 저장하고 흙을 저장시켜 준 덕분에 토양 유실을 막아주어 수백만 에어커의 너른 목초지로 활용되었다.

그런데 전쟁 곡물이 필요했던 미국 정부가 식량 증산을 위해 이곳에 농사 짓기를 강요한 것이 악몽의 시작이었다. 목초지를 갈아엎고 밀을 심게 되면서, 자양분을 잡아주던 식물들이 모두 말라죽고 결국 건조한 사막으로 변해 회복 불가능한 땅으로 전락하고 만다.

전문가들은 1930년대 초에 불어닥친 기후변화에 더해 인간의 탐욕이 이런 결과를 불렀다고 평가한다. 인간의 욕망이 저지른 혹독한 대가라는 것이다.

조진래 기자 jjr8954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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