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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보지 못해도 걷지 못해도…장애인·노약자도 여행 즐길 수 있어야죠"

[스타트업] 장애인·노약자 위한 여행 서비스 제공 '어뮤즈트래블'
오서연 대표 "가족 구성원 모두의 행복에 초점"

입력 2021-02-10 07:00 | 신문게재 2021-02-1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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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1970년대 건축계에서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들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장벽을 제거해야 한다는 개념으로 처음 도입된 ‘배리어 프리’는 이제 각종 산업군을 넘어 우리의 일상 속에도 퍼져가고 있다. 그간 문화생활 소비에서 소외돼 왔던 시·청각장애인을 위해 자막과 해설을 덧붙인 배리어 프리 영화·공연이 제작되고, 휠체어를 탄 장애인도 원하는 곳으로 여행을 떠날 수 있는 배리어 프리 여행이 구성되고 있다.

 

어뮤즈트래블은 ‘차별 없는 여행’과 ‘가치 있는 여행’을 통해 가족의 행복한 삶을 만들자는 미션으로, 노약자 가족의 안전하고 편안한 여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2016년 10월 설립 이후 국내외 다양한 기관과 단체에서 수상하는 등 사업성은 물론 사회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오서연 어뮤즈트래블 대표와 만나 사업에 대한 이야기와 앞으로의 비전에 대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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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서연 어뮤즈트래블 대표. (사진제공=어뮤즈트래블)

  

-어뮤즈트래블에 대해 소개해 달라.

“신체적, 정신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노약자에게 특화된 여행상품을 제공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지체장애인에게는 이동 중심의 여행을, 시각장애인에게는 감각 중심, 발달장애인에게는 체험 중심의 여행을 제공한다. 또 이를 위한 맞춤형 인프라도 제공한다. 구체적으로는 가족 단위나 단체의 휠체어 차량, 수화통역사나 음성해설자, 휠체어 목욕의자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렇게 특성에 맞는 여행 상품을 제공해 지난 3년간 1만2000명의 고객을 유치했다. 2017년 6명에 불과했던 직원 수도 꾸준히 늘어나며 현재는 15명이 함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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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뮤즈트래블은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와 그 가족을 위한 배리어프리 여행 상품을 제공한다. (사진제공=어뮤즈트래블)

 

-노약자를 위한 여행이라는 아이템은 어떻게 찾게 됐나.

“중견기업의 기획실, 관리팀에서 근무하면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봉사활동을 하면서 우연히 지체장애인을 만나는 경험을 했는데, 그때 나 자신부터 장애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걸 깨닫게 됐다. 당시 함께 활동하던 지인의 제안으로 장애인들과 팸투어를 다니기 시작했는데, 여행 당사자인 장애인뿐 아니라 보호자인 가족들도 매우 만족스러워했다. 이후 주변에 소문이 퍼져나가면서 팸투어의 규모가 점차 커지기 시작했다. 이런 활동이 좀 더 체계적으로 사업화되면 더 많은 노약자와 가족들의 행복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확신이 생겼고,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업종이 관광이다. 어뮤즈트래블은 어떻게 극복하고 있나.

“코로나19로 활동의 제약이 커지면서 많은 사람이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는데, 특히 노약자와 함께해야 하는 가족들은 이런 심리적 피로감이 훨씬 더 크다. 이런 점을 고려했을 때 소그룹 단위로 안정적인 공간에서 활동 영역을 넓혀서 하는 새로운 여행 트렌드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노약자를 위한 ‘헬퍼’와 여행을 위한 ‘가이드’가 결합한 형태의 ‘돌봄 여행’ 상품을 개발한 이유다. 이렇게 추세를 빠르게 반영하고 상품을 만들면서 지난해 매출액을 전년과 비슷한 수준까지 맞출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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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서연 대표와 어뮤즈트래블 임직원. (사진제공=어뮤즈트래블)

 

-돌봄여행이 기존 여행 상품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어뮤즈트래블의 돌봄 여행은 ‘아이 돌봄’, ‘노인 돌봄’ 상품으로 나뉜다. 헬퍼와 가이드가 결합한 투어뮤즈가 돌봄이 필요한 아이 및 노인을 5시간 이상 돌보며 여행을 진행한다. 가족 단위의 소그룹 여행을 진행해 안전에 대한 이슈를 충족하는 동시에, 노약자와 보호자가 잠시 떨어져 각자의 특성과 취향에 맞는 여행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노약자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 구성원 모두의 회복이 있는 여행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


-여행 사업을 진행하면서 인상 깊었던 경험은.

“발달장애인 기관 여행을 하던 도중 한 참가자가 슬며시 저의 손을 잡고 투어 끝날 때까지 놓지 않고 함께 했던 기억이 있다. 밝은 모습으로 ‘대장 선생님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하고 돌아가던 힘찬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또 몸이 불편한 어머니를 위해 따님이 요청한 모녀 해외여행도 인상 깊었다. 귀국 후 따님이 연락을 해와 어머니께서 더 밝고 긍정적인 말씀을 하시기 시작하셨고, 다음 여행을 위해 건강관리를 하신다고 전했다. 이런 경험을 통해 우리의 여행 사업이 가족의 행복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확신을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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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뮤즈트래블의 아이돌봄여행. (사진제공=어뮤즈트래블)

 

-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하다.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어려운 시기인 지금 회복이 될 수 있는 여행 상품과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회사가 되고 싶다. 이를 통해 ‘선택적 재화’인 여행 상품이 우리의 생활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이를 위해 최근 기존 대형 여행사 및 플랫폼에 어뮤즈트래블의 상품을 노출하는 등, 보다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2년 전후로 코로나 회복기가 올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 동안 인트라바운드(intrabound·내국인의 국내여행) 중심으로 노약자 시장의 성장을 이끌어 낼 것이다. 이후에는 가족 단위 여행 패턴이 많은 화교 중심으로 인·아웃바운드(외국인들의 국내여행·내국인의 해외여행) 시장을 공략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아시아 최고의 노약자 여행 플랫폼으로 성장해 나아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혜인 기자 hy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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