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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경제 신간(新刊) 베껴읽기] <올웨이즈 데이 원(ALWAYS DAY ONE)> 알렉스 칸트로위츠

치열한 글로벌 기술기업들의 생존 키워드 '언제나 첫날처럼'

입력 2021-02-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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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을 제패할 기업은 과연 누가 될 것인가?’ 저자가 이 책에서 던진 질문이다. 그 해답으로 저자가 어느 기업을 특정하지는 않았다. 다만 “창업 첫 날의 초심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는 기업”이라고만 말한다. 그렇지 않은 기업은 도태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기술 거물 기업들이 시장을 지배하고 영향력을 유지하는 유일한 방식이 곧 ‘첫날처럼’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글로벌 대표기업들 가운데 아마존은 ‘발명 문화’, 페이스북은 ‘피드백 문화’, 구글은 ‘협력 문화’, 애플은 ‘다듬기 문화’,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수직문화’라고 설명한다. 읽다 보면 저자가 생각하는 2030년의 후보 기업, 탈락 기업을 엿볼 수 있다. 이 책을 읽는 또 다른 재미다.



* 아마존 베조스의 ‘원 데이’ - 지난 25년 동안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는 직원들에게 “매일 매일이 아마존의 첫 번째 날일 것처럼 일하라”고 주문했다. 그는 “두 번째 날은 정체의 날”이라고 정의했다. 정체는 곧 의미의 상실을 뜻하며 고통스러운 절망으로 그리고 결국 죽음으로 이르게 되는 길이라고 경고했다. 아마존은 실제로 첫 번째 날이라는 이런 주문을 실현해 가고 있다. 발명에 성공할 때 마다 다시 첫 번째 날로 돌아가 다음 발명을 모색한다. 저자는 “두 번째 날이 곧 죽음이 되는 오늘날의 비즈니스 세상에서, 재발명이야 말로 생존을 위한 열쇠”라고 말한다.

* 아이디어일까 실행일까 - 업무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창조로 이어지는 모든 활동을 의미하는 ‘아이디어 업무’, 그리고 기존의 것을 유지하고 관리하는 모든 활동을 뜻하는 ‘실행 업무’가 있다. 산업경제에서는 대부분 일이 실행업무였다. 하지만 지식경제에서는 무엇보다 아이디어가 중시된다. 저자는 “우리는 여전히 실행업무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고 지적하면서 “실행업무에 매몰된 많은 기업들이 ‘발명’ 보다는 ‘개선’에 몰두한다”고 비판한다. 기술 거물들은 기술의 발전을 가속화하는 과정에서 실행업무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발견하고, 기업 문화를 ‘발명’에 집중케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아이디어는 생존의 과제”라고 말한다.

* “엔지니어처럼 사고하라” - 저자는 ‘비전가(visionary)’라는 말이 CEO에게 최고의 찬사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우리가 글로벌 경영인으로 추앙하는 베조스(아마존)와 저커버그(페이스북), 피차이(구글), 나델라(마이크로소프트)는 비전가가 아니라 촉진자(facilitator)라고 정의한다. 이들은 자신의 아이디어가 아니라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현실로 바꾼다고 말한다. 이들은 모두 엔지니어 출신이며, 모두 무언가를 구축하고 창조하고 개발하는 문화를 뒷받침하는 이른바 ‘엔지니어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고 지적한다. 민주적인 발명, 억압에서 자유로운 수직 구조, 그리고 협력의 마인드를 갖고 있다고 말한다.

* 누구든 ‘발명’하도록 독려받는 아마존 - 저자는 베조스가 아마존 안에서 ‘발명’을 하나의 ‘습관’으로 만들어 놓았다고 평가한다. 아마존에서는 발명을 하거나 아니면 떠나야 한다.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모두 발명에 참여한다. 베조스는 업무를 최대한 자동화해 더 많은 발명을 하도록 독려한다. 그가 가장 기뻐하는 순간도 발명과 통찰력, 혁신, 획기적인 아이디어와 맞닥뜨릴 때다. 베조스는 14가지 리더십 원칙을 기반으로 아마존의 창조 문화를 이끈다. 이 원칙은 사실상 발명을 위한 지침이다. 하나로 뭉쳐 새로운 아이디어를 자극하고, 최고의 아이디어를 가로막는 조직 내 방해물을 제거하고, 성공 가능성있는 모든 아이디어가 모습을 드러내도록 만든다. 모든 것이 변해도 아마존에서 변하지 않는 것은 ‘발명을 향한 의지’다. 아마존은 많은 업무를 자동화함으로써 직원들이 발명 업무에 집중하도록 해방시켰다. 이제 평범하고 반복적인 업무를 했던 직원들은 그로부터 해방되어 혁신에 몰두하고 있다.

* 베조스의 리더십 원칙 - 베조스는 우선 ‘크게 생각하기’를 강조한다. 특히 형식적인 관리 시스템에서 벗어나도록 자극한다. ‘발명하고 단순화하기’는 발명을 핵심 업무로 삼게 만든다. ‘행동 우선’ 원칙은 시간 끌지 말고 빨리 뭔가를 내놓으라는 것이다. ‘소신을 지키고 헌신하기’는 반대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되 일단 동의했으면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하라는 지침이다. ‘고객에 집착하라’는 원칙은 고객을 가장 우선시하라는 뜻이다. 저자는 베조스가 직원들이 발명을 하고 그들이 창조한 것을 직접 관리하도록 힘을 실어주는 문화를 구축했다고 평가하면서, 이런 문화가 아마존의 경쟁력이라고 말한다.

* 파워포인트 대신 6쪽 짜리 메모 - 2004년 6월부터 베조스는 아마존에서 파워포인트 사용을 전면 금지시켰다. 베조스는 파워 포인트가 ‘그저 그런 아이디어를 멋있게 보이게 만드는 끔찍한 세일즈 도구’라고 생각했다. 대신 그는 메모 작성을 지시했다. 완전한 문장과 문단으로 이뤄진 문서를 통해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위한 아이디어를 제안토록 했다. 현재 아마존의 모든 새로운 프로젝트는 여섯 쪽 분량으로 제한된 메모로부터 시작된다. 조직 내 누구든 메모를 작성할 수 있다. 메모가 사람들의 승인을 받으면, 작성자에게 배지가 주어진다. 그러면 사람들을 끌어모으고 자신이 상상한 발명에 착수할 수 있게 된다.

* 인간의 일과 로봇의 일 - 아마존에서는 데이터를 활용해 다양한 업무를 자동화하는 시도를 ‘핸즈 오프 더 휠(hands off the Wheel) 프로젝트’라고 부른다. 에측 가능한 행동이 반복적으로 이뤄질 때, 아마존은 사람에게 그 일을 시킬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다. 컴퓨터나 알고리즘 혹은 기계학습 시스템이 인간보다 훨씬 더 뛰어나다고 인정한다. 아마존은 기계학습 알고리즘의 예측을 의사결정 보조 수단으로 활용하는 단계를 넘어, 특정 부문의 업무를 완전히 대체하도록 만들려 한다. 실제로 이 프로젝트는 이후 유통과 관련된 조직 전반으로 확장되어 매출 예측과 가격 결정, 구매, 재고 계획의 자동화에 큰 도움을 준다. 마케팅과 판매, 협상 업무까지 부분적으로 자동화됐다. 저자는 “아마존 비즈니스는 일종의 플라이휠(관성에 의해 움직이는 수레바퀴)”라고 평한다.

* 혹독한 노동환경과 기술적 창의성 - 뉴욕타임스는 2015년 8월 15일자에 ‘아마존의 이면 ; 가혹한 업무환경에서 거대한 아이디어와 씨름하다’는 기사를 실었다. 아마존을 ‘냉혹한 일터’라고 묘사하며 직원들이 과도한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고 폭로했다. ‘거의 모든 동료가 책상에서 우는 모습을 봤다’고 까지 보도했다. 아마존은 즉각 기사 출처의 신뢰성을 문제 삼아 역공을 취했다. 그러면서 설문조사를 통해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조직문화 개선 작업을 시작했다. 그럼에도 저자는 전·현직 아마존 직원들이 베조스 밑에서 일하는 경험을 대단히 중시한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기술적인 차원의 창조성 발휘법을 배운다는 것이다. 덕분에 새 사업을 시작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 ‘피드백의 문화’ 페이스북 - 페이스북 내에서는 언제든 상대방에게 “당신에게 전해줄 피드백이 있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다. 페이스북은 교육기업인 바이탈스마츠로부터 피드백 공유방법을 배워 실용화하고 있다. 그 방법은 첫째, 사실 말하기, 둘째 자신의 이야기 공유하기, 셋째 질문하기다. 페이스북에서 피드백이란 문제에 관해 논의해 보자는 제안, 혹은 누군가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니 우리 꼭 이걸 시도해 봅시다”라고 말할 때 그 말에 귀 기울이는 것을 의미한다. 저자는 “자체적인 운영 시스템을 갖추지 않은 페이북으로선, 생존을 위해선 발명을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페이스북은 100% 완벽하지 않더라도 준비가 되면 신제품을 즉각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내부 피드백을 최고 우선 순위로 둔다.

* 모든 아이디어는 저커버그로 통한다 - 워싱턴포스트의 전 소유주 돈 그래엄은 마크 저커버그와 제프 베조스의 공통점에 관해 이렇게 말한다. “두 사람 모두 누가 낸 것이든 새로운 아이디어. 심지어 어설픈 아이디어에도 마음을 열고 있다.” 저자는 저커버그의 경우 듣도 배우면서 또한 단호하다고 평가한다. 페이스북에서는 아이디어가 크게 네 가지 경로로 저커버그에게 전달된다. 실시간으로 방송되는 금요일 Q&A 시간, 수백개에 달하는 페이스북 내부 그룹, 벤처 자본가 피터 틸이나 셰릴 샌드버그 같은 지인들로 구성된 핵심 모임, 그리고 제품 리뷰를 통해서다.

* 자살 자해 징후를 미리 파악해 대처한다 - 페이스북은 지금까지 존재한 인간 행동에 관한 가장 포괄적인 데이터 집합을 확보하고 있다. 아마존이 기계학습 시스템을 통해 데이터를 운용함으로써 우리가 무엇을 구매할 지 예측하듯이, 페이스북은 그들의 시스템을 통해 데이터를 운용함으로써 폭력과 자해 장면이 담긴 콘텐츠가 언제 올라올지 예측할 수 있다. 페이스북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하는 자살 방지 툴을 공식 출시한데 이어 자해 시도자를 페이스북 조정자들에게 알리는 기능을 업그레이드 했다.

* 연봉협상도 인공지능이 한다 - 페이스북 인사팀은 알고리즘과 인공지능을 통해 직원들의 연봉까지 결정한다. 개인의 성과 점수를 근간으로 삼아 ‘기대를 충족시키기 못함’에서 ‘기대 수준을 새롭게 정의함’으로 이어지는 5점 만점의 성과 점수를 알고리즘에 입력하고 여기에 전반적인 기업의 성과를 고려해 급여수준을 결정한다. 검토 과정에서 직원들은 함께 일하는 모든 동료들의 피드백을 받는다. 관리자는 이를 참고해 점수를 매기고, 이를 가지고 조율회의에 참석해 최대한 공정한 결과를 얻어낸다.

* 구글 성장의 원동력 ‘끊임없는 시도’ - 급변하는 비즈니스 세계에서 그 속도를 따라잡기 위해 구글은 하나의 제품만 고집하지 않는다. 저자는 “구글은 계속해서 스스로를 재발명하고 이를 통해 변화하는 소비자 취향을 따라잡았다”며 이것이 구글의 성공을 이끈 원동력이라고 평가한다. 각각의 혁신과 더불어 구글은 강력한 협력을 바탕으로 기존 제품을 새롭게 개발하고 있다. 구글의 다양한 내부 커뮤니케이션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기업 내 모든 문서를 검색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구글 조직은 전례없이 투명하다. 구글에서는 경영진과 직원들이 함께 모여 TGIF’라는 Q&A 시간을 갖는다. 밈젠(memegen)이라는 내부 소셜 웹사이트에서 구글러들은 사내에서 벌어진 사건에 대한 재미있는 글과 사진, 즉 밈(meme)을 게시하고 공유한다. 그 모든 과정에서 순다르 피차이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 MS의 위협과 구글의 맞대응 - 구글 경영진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언젠가는 구글 대신 자체 검색 엔진을 내놓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구글 툴바가 점차 성장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는 구글을 앞박하기 시작했고, 인터넷 익스플로러 상의 기본 검색을 구글에서 그들 자신이 개발한 빙(bing)의 전신인 ‘라이브서치’로 대체함으로써 구글 비즈니스의 심장부에 일격을 가했다. 이에 구글은 마이크로소프트의 핵심 비즈니스를 향한 첫 공격으로 지메일을 시작으로 MS의 주요 생산성 프로그램을 브라우저 상에서 자체 버전으로 출시했다. 이런 툴을 가지고 오피스에 도전장을 내밀어 MS를 곤경에 빠트렸다. 이어 크롬의 오픈 소스 개발 방식을 선보여 시장을 놀라게 했다.

* 새 CEO 피차이 ‘인공지능 우선’ - 2019년 구글 창업자인 페이지와 브린은 지주회사인 알파벳에서 물러나면서 조직 전체를 피차이에게 넘겼다. 그는 구글 CEO로 취임하자마자 직원들에게 ‘인공지능 우선’을 받아들이도록 했다. 구글 제품에 무조건 인공지능을 최대한 많이 집어 넣으라고 주문했다. 2018년에 이미 그는 구글의 연구기반이 되어 줄 인공지능에 관해 몇 가지 원칙을 발표 했었다. 사회에 도움되기, 부당한 편견을 조장하거나 부추기지 않기, 인류에 대한 책임을 다하기 등이다. 구글이 다루지 말아야 할 기술도 제시했다. 전반적인 피해를 입히거나 입힐 가능성이 있는 기술, 일차적 목적이나 실행이 인간에게 상해를 입히거나 상해의 직접적 원인이 되는 무기를 비롯한 다양한 기술 등을 들었다, ‘구글 어시스턴스’는 그런 의미에서 거대한 재발명이었다. 이어 내놓은 ‘구글 홈’은 우리가 일하고 운전하고 일상생활을 하는 동안 음성이 함께 하는 세상으로 들어가게 만든 구글의 첫 시도였다.

* ‘피차이 구글’의 위기 - 피차이는 조직 구성원들의 아이디어가 좌우로 흘러가도록 만들었다. 목표를 제시하면서도 자신의 존재를 최소화하고 협력을 강화했다. 하지만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이끌었던 앤디 루빈이 성추행 혐의로 퇴사하면서 무려 9000만 달러의 퇴직금을 챙겨 나갔다는 뉴욕타임스 보도가 터진 이후로 조직 내 엄청난 후폭풍을 맞았다. 조직 내 집단 반발이 일었고 아시아권을 시작으로 전 세계적으로 워크아웃 집단행동이 이어졌다. 직원들의 말에 귀 기우길 좋아했던 피차이도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최근 피차이와 경영진은 구글의 개방성을 예전 수준으로 되돌리고 있다. TGIF의 규모를 축소하고 일부 운동가를 해고했다. 저자는 “기업문화의 긍정적인 측면은 유지하되 갈등과 저항은 억제하려 하고 있지만,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그러면서 “커뮤니케이션 툴과 개방성을 포기할 때, 구글의 이름은 더 이상 동사로 쓰이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 갈고 닦는데 능한 애플 - 저자는 애플의 문화에서는 아이디어가 언제나 위에서 아래로 내려온다고 정의한다. 과거 스티브 잡스의 DNA다. 그러면서 애플은 위에서 내려온 아이디어를 갈고 닦는데 능하다고 평가한다. 반면에 밑에서 올라온 아이디어로 획기적인 제품을 개발하는데는 서툴다고 말한다. 나아가 “팀 쿡이 이끄는 애플에서 이제는 엔지니어 사고방식을 좀처럼 보기 어렵다”고 비판한다. 발명은 민주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아이디어는 수직 구조에 갇혀 있으며, 협력은 보안에 발목 잡혀 있다고 지적한다. 애플이 이런 문화 자체를 바꾸지 않고는 급변하는 비즈니스 세상을 따라잡기 어려울 것이라고 쓴소리를 보낸다.

* 디자이너의 과도한 권한이 문제 - 저자는 “아마존과 페이스북, 구글에서는 엔지니어가 귀족 대우를 받는 반면, 애플에서는 디자이너가 신성한 존재로 추앙받고 있다”고 말한다. 애플의 제품 디자이너는 제품 개발 프로젝트의 처음부터 끝까지 깊숙이 개입한다. 디자인 때문에 제품 기능 자체가 영향을 받는다는 얘기다. 그 결과 ‘시리’의 팀원 조차도 자기 회사가 만든 홈팟에 대해 “아주 멋진 디자인이지요. 하지만 비서 기능은 완전 엉망이예요”라고 비판한다. 저자는 애플을 ‘냉동고기보관소’라고 부르는 세간의 평을 전하면서 “애플에는 경영진에게 아이디어를 전달할 통로가 거의 차단되어 있다”고 지적한다. 애플에서는 오로지 자신이 맡은 일에만 집중하도록 요구받고 국비리에 진행된다. 공동설립자인 스트비 워즈니악조차 “업그레이드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시점에 도달했다”고 말한 정도로 기능적 한계에 다다른 아이폰을 뛰어넘을 새로운 야심작이 나오지 못하는 것도 이런 문화 탓이라고 지적한다. 직급이 낮은 관리자가 의사결정을 하도록 만들고, 그들에게 더 많은 권한을 줘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 애플카 성공 가능성 “글쎄...” - 저자는 ‘타이탄 프로젝트’라 불리는 애플의 자율주행차 프로젝트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도 이런 ‘디자이너 우선 문화’ 탓이라고 지적한다. 디자이너가 인공지능 엔지니어에게 지시를 내리게 한 탓에 개발 속도가 더디다는 것이다. 그는 “디자이너들이 엔지니어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기 보다 강압적으로 지시함으로써 엔지니어들을 당황케 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엔지니어들을 격리시킴으로써 발전의 흐름을 가로막고 있다고 혹평한다. 애플이 완전히 잘못된 방식으로 기계학습에 접근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과거 애플을 성장하게 했던 보안과 하향식 계획 수립은 이제 미래를 개척하는 그들의 도전을 가로막고 있다”고 비판한다. “스피커도 스마트하게 못만드는데 어떻게 자동차를 스마트하게 만들 수 있겠어요?” 타이탄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한 직원의 푸념이다.

* ‘아이폰’ 다음의 혁신은 ‘프라이버시’? - 2015년 12월 2일 테러리스트 두 명이 캘리포니아의 한 컨퍼런스센터에서 무차별 총격을 가해 14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FBI는 두 명을 추적 끝에 사살한 후 그들의 아이폰 5C를 수거했고, 애플에 비밀번호 해제를 요청해 그들의 배후와 범행 동기 등을 알아내려 했다. 하지만 팀 쿡 CEO가 이를 거부했다. FBI가 소송까지 제기하며 압박했지만 단호했다. 쿡은 프라이버시 수호자를 자처했다. 결국 FBI는 제3자를 통해 문제를 해결했고 소송은 취하되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프라이버시와 애플은 동의어가 되었다. 저자는 그러나 “애플이 혁신을 통해 다시 한번 시장을 선도할 수 없다고 판단한 듯 하다. 그래서 애플 브랜드를 계속 빛나게 할 무언가를 찾다가 발견한 것이 바로 이 프라이버시였다”고 꼬집는다.

* MS, 무능한 발머’에서 혜안 있는 ‘나델라’로 - 저자는 스티브 발머가 이끌던 마이크로소프트는 관료적이고 느렸으며,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평가한다. 특히 수익성 높은 비즈니스인 윈도우와 오피스에 집중하며, 발명보다 수익을 중요시했다고 지적한다. 때문에 낡고 강압적인 문화가 지배할 수 밖에 없었다고 비판한다. 하지만 22년을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일해 조직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사티아 나델라가 2014년에 새로운 CEO로 등장하면서 비즈니스 모델이 완전히 바뀌게 된다. 나델라는 핵심 사업인 ‘윈도우 비즈니스’에 대한 중대한 위협임을 알았지만, 그런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잠재적 기회인 ‘클라우딩 컴퓨팅’에 집중해야 한다며 방향을 틀었다. 발머가 머뭇거리는 사이에 아마존은 이미 AWS를 구축해 클라우드 서비스시장을 석권하고 있었기에 서둘러야 했다. 저자는 발머가 무려 72억 달러나 주고 노키아를 인수함으로써 무능함을 그대로 보여주었다고 혹평한다.

* 혁신적 아이디어, 민주적 발명 - 나델라는 모바일과 클라우드에 대한 비전을 근간으로 마이크로소프트를 이끌어가고 있다. 그는 취임 첫 날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 편지에서 “우리는 뭔가를 만들어내기 위해 개개인이 할 수 있는 능력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라며 자신감 회복을 독려했다. 이후 그는 경영진이 스타트업 사고방식을 접하도록 이끌었고, 현장에서는 ‘공감’을 기반으로 한 개발방식을 통해 ‘애저’라고 불리는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 플랫폼을 만들어 아마존의 클라우딩과 차별화토록 했다. 나델라는 특히 직원과 아이디어를 수직 체계로부터 해방시키기 위해 페이스북의 피드백 문화를 그대로 가져왔다. ‘커넥트’라는 피드백 회의를 통해 직원들이 분기별로 관리자와 모임을 갖도록 했고, 직원들과 Q&A 시간을 늘려 현장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었다. 저자는 “아직도 발머 시절의 수직체계 유산이 가득하지만, 나델라 이후 아이디어가 아래에서 위로 이동하고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 거대 기술기업의 분할 필요성 - 저자는 기술 거물 기업들을 분할함으로써 그들과 경쟁하는 소기업에게 기회의 문을 열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한다. 그렇게 분할된 자회사들이 공급업체를 끌어들이기 위해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며 경쟁을 벌일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기술 거물의 성공은 ‘규모’가 아니라 ‘혁신’에 기반을 둔다”면서 “기업 분할이 혁신적인 기업을 해방시킬 것이라고 단언한다.

* 점점 더 절실해지는 독창성 교육 - 저자는 실리콘밸리에서조차 갈수록 독창성이 무너지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전한다. 정답을 구하는 교육은 복종을 구하는 교육이라며, 그런 교육은 자동화 자체보다 더 큰 위험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그는 영향력있는 인물이 되기 위해서는 독창성을 키울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저커버거가 1억 달러를 뉴어크의 학교 시스템에 기부했지만 여전히 교육이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며, 교육 현장의 혁신을 촉구한다.

* 기부보다는 세금을 더 - 저자는 아마존 애플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가 있는 미국 서부 해안지역에서 소득 불평등은 이미 위기수준이라고 지적한다. 그럼에도 이들 기술 거대기업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저자는 이들 기업이 많은 기부를 하지만, 사실은 공평한 조세 시스템을 통해 정부가 더 의미있는 행동을 취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 아마존은 2018년에 112억 달러의 수익을 기록했지만 연방소득은 한 푼도 내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시애틀이 지역 홈리스를 돕기 위해 대기업에 직원달 275달러를 지불하도록 요구하는 인두세 법안에 아마존은 즉각 반발했다고 꼬집는다.

* 인공지능과 함께 하는 유토피아 - 저자는 “발명이 소기업을 중심으로 꽃을 피우면서 성장의 열매는 더 공평하게 분배될 것이며, 보다 광범위한 분야에서 부가 중가하고 사람들은 더 나은 삶을 살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특히 공공부분에서도 더 많은 창조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조진래 기자 jjr8954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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