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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괴테의 소설, 동명영화의 '인간' 중심 변주…연극 ‘파우스트 엔딩’과 뮤지컬 ‘검은사제들’

[Culture Board] '소설·영화' 원작 다이나믹한 변주 공연

입력 2021-02-24 18:30 | 신문게재 2021-02-25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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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파우스트 엔딩’
 
훌륭하면서도 매력적인 문학작품, 영화, 시, 웹툰 등은 연극, 뮤지컬 등 무대예술에 영감을 주거나 바탕이 되곤 한다. 원작과의 비교라는 부담감이 도사리고 있지만 탄탄한 서사, 보장된 인지도 및 완성도, 고유의 매력과 강렬함 등이 다양한 변주, 무대적 언어, 다채로운 캐릭터성, 음악과 동선, 춤 등 복합적인 요소들을 만나 매력적인 무대작품으로 재탄생되곤 한다.

2월 마지막 주에도 문학작품과 영화를 원작으로 한 연극 ‘파우스트 엔딩’(2월 26~3월 28일 명동예술극장)과 뮤지컬 ‘검은사제들’(2월 25~5월 30일 유니플렉스 1관)이 관객들을 만난다. 두 작품은 원작의 탄탄한 이야기와 메시지를 바탕으로 강렬한 음악과 캐릭터라이징, 관계성의 변화 등 다양한 변주로 선택과 책임, 선과 악, 정의의 정의 등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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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파우스트 엔딩’(사진제공=국립극단)

연극 ‘파우스트 엔딩’은 지난해 국립극단의 시즌 레퍼토리로 창작 초연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의 확산세와 주연배우 김성녀의 부상으로 순연된 작품이다. 

 

인간의 욕망과 이상, 선과 악, 신앙과 인간 본연의 의지에 대해 탐구했던 독일의 문학가이자 시인·극작가·정치가·과학자·자연연구가였던 요한 볼프강 폰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의 ‘파우스트’를 파격 변주한다.


‘남자충동’ ‘모래시계’ ‘서편제’ 등의 조광화 작·연출과 김성녀가 의기투합한 변주의 핵심은 여자 파우스트와 달라진 ‘엔딩’이다. 

악마 메피스토(박완규)의 계약으로 방황하고 휘청거리는 파우스트를 여자로 변주한 데 대해 ‘파우스트 엔딩’ 관계자는 “지금까지 무대 위에서 재현된 남성 파우스트는 전형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역설적으로 여성으로 바꾸어 보면 ‘인간 파우스트’를 다시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장치가 되지 않을까 했다”고 설명했다. 
 
파우스트가 여성으로 변주되면서 그레첸(신사랑)과의 관계도 변화를 맞는다. 그레첸은 “부부가 아닌 인간 대 인간으로 파우스트가 교감하고 연민을 갖는 존재”이며 “임신한 그레첸과 모성을 공유하고 생명에 대한 경외심으로 아이를 지키고자 하는 사이”라는 관계자의 전언이다. 

자칫 ‘여성 파우스트’에 여성 서사, 여성이 주체되는 이야기를 기대하기도 하지만 결국 여성이어도 파우스트의 고민은 달라지지 않는다. 그렇게 ‘파우스트 엔딩’은 여성과 남성이 아닌 ‘인간의 문제’라는 데 초점을 맞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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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파우스트 엔딩’ 파우스트 역의 김성녀(사진제공=국립극단)

 

‘파우스트 엔딩’ 변주의 양축 중 또 다른 하나는 결말이다. 원작 ‘파우스트’가 ‘구원’으로 악마의 유혹, 인간의 방황 등을 신의 영역으로 끌어들인다면 ‘파우스트 엔딩’에서의 파우스트는 신의 구원을 거부하고 죄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지옥행을 택한다. 엔딩에 대해 조광화 작·연출과 파우스트 역의 김성녀는 “자신이 한 일에 책임지지 않는 현대 사회에 비일비재한 인간상에 대한 경종”이라고 입을 모았다.

‘파우스트 엔딩’의 또 다른 재미는 다채로운 음악과 춤 그리고 대형 퍼펫의 등장이다. 체코에서 유학한 문수호 인형작가가 제작한 개, 아기, 실험용 인간(호문클루스) 등의 퍼펫을 12명의 배우들이 조작해 표현한다. 

국립극단 관계자는 “퍼펫이 무대 미장센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음악 역시 ‘파우스트’ 특유의 기묘하고 신비한 분위기를 더한다. 더불어 잠깐이지만 김성녀 배우의 노래를 들을 수 있는 장면도 배치된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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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검은 사제들’ 김신부 역의 이건명(왼쪽부터), 박유덕, 송용진(사진제공=알앤디웍스)

 

뮤지컬 ‘검은 사제들’은 김윤석, 강동원, 박소담 주연으로 554만여명(영화통합전산망 기준)의 관객들 동원한 한국형 엑소시즘 영화를 바탕으로 한다. 뮤지컬 ‘호프: 읽히지 않은 책과 읽히지 않은 인생’에서 호흡을 맞췄던 오루피나 연출과 김효은 작곡가, 강남 작가, 신은경 음악감독, 채현원 안무가 등이 다시 한번 의기투합했다.

장재현 감독의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작인 단편영화 ‘12번째 보조사제’를 장편화한 작품으로 종교가 추구하는 방향에 의문을 품은 김신부와 신앙보다는 동생에 대한 속죄로 신학생이 된 최부제가 악귀에 씌였지만 굴복하지 않는 소녀 이영신을 구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신실한 믿음의 소유자이지만 잦은 돌출행동으로 교단의 눈밖에 난 김신부 역에는 ‘그날들’ ‘귀환’ ‘머더발라드’ ‘아이언마스크’ ‘드라큘라’ 등의 이건명, ‘샤이닝’ ‘셜록홈즈’ ‘록키호러쇼’ ‘안녕, 여름’ 등의 송용진, ‘빈센트 반 고흐’ ‘세종, 1446’ ‘블루레인’ ‘라흐마니노프’ 등의 박유덕이 트리플 캐스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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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검은 사제들’ 최부제 역의 김경수(왼쪽부터), 조형균, 김찬호, 장지후(사진제공=알앤디웍스)

 

밝은 모습 뒤에 깊은 상처를 가지고 있는 최부제는 ‘스모크’ ‘호프’ ‘머더발라드’ ‘팬레터’ ‘사의찬미’ 등의 김경수와 ‘광주’ ‘미드나잇’ ‘마리 퀴리’ ‘어나더 컨트리’ 등의 김찬호, ‘빈센트 반 고흐’ ‘그날들’ ‘안녕, 여름’ 등의 조형균, ‘환상동화’ 세종, 1446‘ ’렌트‘ 등의 장지후가 번갈아 연기한다. 

 

악령에 지지 않으려 고군분투하는, 두 사제가 구원하고 보호해야하면서도 맞서야 하는 소녀 이영신은 치열한 오디션을 거쳐 발탁된 김수진·박가은·장민제가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

 

오루피나 연출은 ‘브릿지경제’에 “원작의 스토리는 유지하되 뮤지컬만의 표현 방식을 사용해 작업했다”며 “영화에서는 컴퓨터그래픽이나 클로즈업, 여러 가지 효과들로 정확한 상황 설정들을 보여줄 수 있지만 공연은 그럴 수 없어 무대적 상상력과 이를 구현할 수 있는 적합한 방법을 찾아야 했다. 부가적인 효과보다는 각 캐릭터와 그들의 관계성을 잘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는 항상 작품마다 캐릭터를 잘 살리는 것을 우선으로 생각하는데 이번 작품은 실존하지 않는 존재에 대한 이야기”라며 “단순히 마귀뿐 아니라 마귀에 사로잡힌 부마자 영신과 영신의 얼굴을 한 마귀를 대하는 김신부, 동생의 얼굴을 한 마귀를 대하는 최부제 등 각 캐릭터를 연결시키고 있는 마귀의 존재를 표현하는 방법에 대해서 가장 많은 고민을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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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검은 사제들’ 김영신 역의 김수진(왼쪽부터), 장민제, 박가은 (사진제공=알앤디웍스)

 

김효은 작곡가는 “각색된 대본을 기반으로 각 신마다 악기 편성과 장르를 다채롭게 구성하고 편곡으로 톤을 맞췄다”며 “팝, 가요, 포크, 클래식 등 다양한 장르들이 사용됐고 음악 사이즈 또한 다양하게 만들었다”고 넘버와 음악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3-4인조의 작은 편성부터 풍성한 합창 녹음과 미디 사운드를 추가한 큰 편성의 음악까지 다양하게 들어볼 수 있을 것”이라며 “다양한 효과음들을 통해 오컬트의 기괴함과 공간의 변화를 살리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오루피나 연출은 “구마를 단순히 악귀를 쫓아내는 ‘일’이 아니라 부마자와 두 구마 사제의 ‘관계’로 음악과 함께 표현하려고 고민했다”며 “인간적인 감정을 확장시키는 것이 이 작품만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을 보탰다.

“소재가 독특하기 때문에 오히려 산만하게 표현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뮤지컬 ‘검은 사제들’이 ‘희망이 없어도 희망하며’ 지금 이 사회에 따뜻하고 단단한 매력의 작품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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