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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정동극장 김희철 대표이사① 공공극장으로서의 정체성을 찾아서 “결국 사람”

[허미선 기자의 컬처스케이프] 김희철 정동극장 대표가 말하는 '공공극장 정체성'

입력 2021-02-26 18:15 | 신문게재 2021-02-26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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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극장 김희철 대표이사(사진=이철준 기자)

 

“극장은 사람들이 협업하는 곳이에요.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사람’이죠. 제작자들이 배우, 아티스트, 창작진들, 스태프들 등 협업체계를 가진 사람들과 공연을 만들어 언론, 각종 프로모션 관계자 등 사람들을 통해 관객이라는 사람들이 극장으로 오게 하잖아요.” 


정동극장 김희철 대표이사는 ‘극장’이라는 공간에 대해 “사람이 모든 것”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대극장 뮤지컬 하나를 제작하려면 250여명에 달하는 종사자들이 모여든다. 그렇게 모여든 인력과 전문가들의 열정과 에너지가 합쳐지는 공간이 극장”이라며 “극장은 그런 사람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주는 곳”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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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극장 김희철 대표이사(사진=이철준 기자)

KBS, 삼성영상사업단, 충무아트센터, 세종문화회관 등에서 예술경영인, 극장경영인의 길을 걸어온 김희철 대표는 서울뮤지컬 페스티벌, 충무로국제뮤지컬영화제, 예그린뮤지컬어워즈 등을 출범시켰고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등을 비롯한 다수의 뮤지컬을 제작하기도 했다. 

 

 

◇공공극장으로서의 정체성을 찾아서! 

 

“극장도 하나의 생명체라고 생각해요. 생명력을 가지고 끊임없이 성장해야하죠. 그러기 위해서는 성장원이 필요해요. 그 성장원을 통해 우리 극장과 함께 일하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이 우리와 같은 생각을, 작업을, 행보를 해줘야 하거든요. 성장원은 결국 우리 스스로이고 극장의 정체성이죠.”

 

그리곤 “사람들이 모이지 않고, 사람들이 경시하는 공간이라면 그 공연장의 생명력은 끝난 것”이라며 “이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관객들이 ‘우리 공간’이라고 인식하게끔 해주는 것이 극장경영의 처음이자 끝인 셈”이라고 말을 보탰다. 이에 김 대표는 2021년을 사람들을 모여들게 하고 살아 숨 쉴 수 있게 하는 정동극장의 정체성 다지기의 원년으로 삼았다.

 

“극장은 지리, 공공성 등 제반적 요소를 고려한 정체성이 매우 중요해요. 정동극장도 시작할 때는 명확한 정체성이 있었어요. 외국인들을 위한 ‘전통’ 기반의 상설공연 등으로 한국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공연관광의 시초이기도 했죠. 하지만 공연관광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예요. 시대의 변화와 함께 공공극장으로서 정동극장의 역할이 바뀔 수밖에 없죠. 앞으로 정동극장은 국민들이 다양한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 역할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다양한 욕구 충족을 위한 국립극장 본연의 포지셔닝’을 위해 변화된 비전, 정체성에 대한 논의와 공유를 위해 김 대표는 2019년 8월 부임과 동시에 직원들, 예술단원들과 일대일 면담을 진행했다. 꼬박 두달 동안의 면담에 이은 관련 정부부처 장관 및 공무원들, 주변 유관단체들 등과의 만남을 통해 정동극장 역할과 정체성의 변화, 그에 따른 새로운 운영시스템의 도입, 프로그램 변경 등에 대한 공감대 형성에 공을 들였다.

 

정동극장 김희철 대표
정동극장 김희철 대표이사(사진=이철준 기자)

 

그 후 추진한 것이 극장 재건축이다. 6, 700석 규모의 중극장과 300석 이상의 소극장, 2개의 작지 않은 연습실과 교육 프로그램을 위한 아카데미 공간 그리고 사무공간까지를 갖춘 공간으로 재건축된다. 현재 정동극장 내에는 연습실, 사무실 등의 공간이 여의치 않아 여기저기 산재하고 있는 상태로 연간 임대료만도 2억 5000여만원에 달한다.

“두개의 극장에서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 공연되고 연습실에서는 또 다른 단체들이 공연 준비를 위해 한두달 이상 머물게 될 거예요. 공연 뿐 아니라 끊임없이 새로운 것이 개발되고 만들어지는가 하면 실험되고 현실화되고…공연의 모든 과정이 진행되죠. 그러면서 정동극장에 정말 많은 제작자들, 창작진들, 스태프들, 배우들이 오가고 관객들이 모여들 겁니다. 정동극장이 공연제반 과정이 진행되고 그에 필요한 모든 구성원들이 모이는 마을회관이나 사랑방 같은 역할을 하면 좋겠어요.”




정동극장 김희철 대표
정동극장 김희철 대표이사(사진=이철준 기자)

◇사람이 곧 정체성 

 

“정동극장은 지금도 대관 없이 자체제작을 하고 있어요. 그간 ‘전통’에 힘을 실었다면 이제는 다양한 장르를 제작·공연하고 있죠. 정동극장 자체 기획도 있지만 공동제작 형태의 작품도 있어요. 결국 정동극장의 새로운 정체성에서 제일 중요한 요소는 사람이에요. 1차 고객인 제작자, 창작진, 스태프, 배우들 등과 2차 고객인 관객들을 어떻게 매칭시키는지가 극장의 정체성이거든요.”


배우 정영주, 양준모, 송승환, 발레리나 김주원 등과 손잡고 선보였거나 선보일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 ‘포미니츠’, 연극 ‘더 드레서’, 총체극 ‘사군자: 생의 계절’ 등의 라인업들도 변화된 정동극장 정체성을 반영한 행보다.

“1차 고객이라는 사람들과 새로운 작업을 만들어가는 극장으로서 새롭게 포지셔닝하고 있어요. 정동극장이 투자하고 지속성을 가질 수 있는 작업을 좋은 고객들과 해나갈 예정입니다. 그로 인해 만들어진 작품들은 정동극장의 레퍼토리가 되죠.”

그리곤 “내년에도 ‘최고’라고 평가받고 있는 크리에이터들과 두편의 창작뮤지컬을 개발 중”이라며 “상하반기에 한편씩 선보일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더불어 지난해 공연됐던 ‘더 드레서’로 시작된 ‘명배우 시리즈’도 계속될 예정이다.

“이슈가 되거나 스스로 터닝포인트가 절실한 배우를 중심으로 한 맞춤 제작 작품이에요. ‘더 드레서’의 송승환처럼 중심이 되는 배우가 작품 선정부터 함께 할 배우, 스태프, 창작진 등을 직접 꾸리죠. 이 프로그램의 활성화 역시 사람에 달렸어요. 1차 고객이 정동극장에 어떤 믿음을 가지고 끊임없이 어프로치할 것인지, 2차 고객인 관객들이 얼마나 찾아줄지에 달렸으니까요. 옥석을 가려 잘 제작하고 지원할 수 있는 내부 역량을 갖춘다면 자체제작극장으로서의 정체성은 확실히 가져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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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극장 김희철 대표이사(사진=이철준 기자)

이렇게 밝힌 김희철 대표는 “재건축 후에는 ‘2차 제작 혹은 리프로덕션 극장’으로서의 역할도 수행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한 조직 구성, 예산 확보 등에 대한 고민들을 체계적으로 만들고 있는 단계”라고 말을 보탰다.


“한국에는 공연 창작 개발 및 지원 프로그램이 많아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렇게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창작·개발된 작품들 대부분이 사장되고 말죠. 그래서 저희는 그 개발지원된 작품들 중 가능성있는 것들을 추려 본격적으로 발전시켜 사업화·상업화시키는 극장으로 자리매김하고자 합니다.”

현재 정동극장의 레퍼토리로 자리매김한 ‘적벽’ ‘판’ 등과 한창 공연 중인 ‘베르나르다 알바’가 2차 제작된 작품들이다. ‘적벽’은 현대자동차그룹이 주관한 ‘H-스타 페스티벌’ 금상수상작을 확장·재창작했고 ‘판’은 CJ문화재단, ‘베르나르다 알바’는 우란문화재단의 지원으로 발굴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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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극장 김희철 대표이사(사진=이철준 기자)

 

“정동극장의 예산과 기획력으로로 창작그룹들을 적극 서포팅하고 사업화해 정동극장의 레퍼토리화는 물론 외부 제작사와의 매칭 등 원스톱 형태의 운영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합니다. 이는 국민들의 다양한 문화 향유권과 더불어 공연계 생태계를 건전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는 공연장이 되고자 합니다. 창작자와 제작자, 스태프, 배우들이 자유롭게 작업하고 무대화·사업화할 수 있도록요.”

정동극장의 변화된 정체성은 한결같이 1차 고객인 제작사, 기획사, 창작진, 배우, 스태프 등과 가능성 있는 옥석을 가려내는 혜안을 가진 직원 및 조직구성, 2차 고객 관객 등 ‘사람’이 중심이다.

“결국 관련된 모든 사람들의 니즈 파악이 가장 중요하죠. 사람이 곧 정동극장의 정체성이거든요.”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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