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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뮤지컬 ‘위키드’의 초록마녀 엘파바 옥주현과 글린다 그 자체 정선아의 “자부심 그리고 여전한 설렘”

[人더컬처] 뮤지컬 ‘위키드’의 두 히로인 옥주현·정선아

입력 2021-03-01 18:00 | 신문게재 2021-03-02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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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위키드' 엘파바 역의 옥주현(왼쪽)과 글린다 정선아(사진제공=에스앤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전세계에서 처음 올라가는 ‘위키드’라는 자부심과 책임감이 컸어요. 닭살이 돋는, 감동적인 조우였죠.”  

 

초록마녀 엘파바로 출연 중인 옥주현은 뮤지컬 ‘위키드’(5월 1일까지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를 “자부심”이라고 표현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팬데믹 속 전세계 유일의 ‘위키드’에 대한 자부심과 책임감을 표한 옥주현은 “더불어 한국은 ‘정선아 글린다 보유국’이라는 자부심”을 전하기도 했다. 

옥주현의 극찬에 2013년 초연부터 2016년 재연에 이어 세 번째 시즌에서도 글린다로 분하고 있는 정선아는 “예전엔 하루 3회도 할 수 있겠다 싶었는데 요즘은 2회도 힘들다”고 토로했다.


[위키드] 옥주현_공동 인터뷰
뮤지컬 '위키드' 엘파바 역의 옥주현(사진제공=에스앤코)

“코로나19로 한자리 띄어앉기를 하다 보니 빈 좌석까지 채워야 한다는 강박증이 생기는 것 같아요. 이전 보다 에너지를 더 써서인지 1막만 끝나도 배가 고파요. 체력이 예전 같지 않은 건가…고민에 빠지게 되죠. 체력을 길러서라도 더 큰 에너지와 희망을 드려야 겠다 싶어요.”

 

체력에 대한 걱정을 털어놓는 정선아에게 옥주현은 “(정)선아씨는 계속 글린다를 해야 한다”며 “저도 사실 체력 소모 때문에 걱정했다”고 동의를 표했다.

“더 드릴 수 있는 걸 체력 때문에 덜 드릴까봐 무서웠고 지치지 말아야 한다고 다독였어요. 하지만 함께 호흡하는 선아씨가 더 좋아지고 훌륭해진 걸 느끼면서 감사한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상대가 완벽하면 더 준비하게 되거든요. (정선아가) ‘위키드’의 글린다로 존재해주는 자체가 힘이 되고 선장 역할을 잘 해주고 있어요. 선아씨는 글린다를 위해 태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죠. 정선아는 계속 글린다를 해야 합니다.”

옥주현의 말에 정선아는 “초연 때는 이 멋진 작품을 한다는 데 마냥 기쁘고 떨렸다. 재연 때도 떨렸지만 여유는 있었다”며 “그런데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떨린다”고 털어놓았다.

“이 마음이 뭔지 모르겠어요. 지난해 오디션을 보면서 2월쯤이면 안정이 되겠지, 공연을 편하게 하고 볼 수도 있겠지 했는데 여전히 (코로나19 정국이) 끝나지 않아서 마음이 아파요. 이전과는 다른 시대 속에서 배우들도, 스태프들도, 관객들도 어떻게 공연을 즐겨야하는지…새 역사를 쓰고 있는 것 같아요.”

‘위키드’는 라이먼 프랭크 바움의 판타지 명작 ‘오즈의 마법사’를 비튼 그레고리 맥과이어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한다. 전세계에서 매출 10억 달러를 돌파한 단 세편(위키드, 라이언킹, 오페라의 유령) 중 하나로 6개 언어로 6000만명 이상의 관객들을 만난 작품이다. 

 

[위키드] 단 하루 - 옥주현 정선아.jpg의 사본
뮤지컬 ‘위키드’ 중 ‘단 하루’의 엘파바 옥주현(오른쪽)과 글린다 정선아(사진제공=에스앤코)

 

‘오즈의 마법사’에서는 이름도 없이 사악하기만 한 서쪽마녀 엘파바(옥주현·손승연, 이하 관람배우), 허영과 귀여운(?) 욕망으로 가득 차 있었지만 엘파바와의 우정으로 진정한 에메랄드 시티의 리더로 성장하는 남쪽의 착한마녀 글린다(정선아·나하나)를 중심으로 마법 같은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더불어 이들과의 로맨스를 책임지는 피에로(서경수·진태화), 허풍쟁이 마법사(남경주·이상준), 동쪽마녀의 죽음과 마법구두, 심장이 필요한 양철나무꾼·겁쟁이사자·똑똑해지고 싶은 허수아비 등의 탄생 비화(?), 도로시를 에메랄드 시티로 날린 토네이도의 정체, 오즈의 마법사와 엘파바의 반전 비밀 등을 통해 사랑과 우정, 다름을 인정하는 마음, 정의 등의 메시지를 던진다.



◇‘손발 척척’ 옥주현와 정선아, 새로운 얼굴들 손승연·나하나 그리고 깊어진 메시지

 

[위키드] 정선아_공동 인터뷰
뮤지컬 '위키드' 글린다 정선아(사진제공=에스앤코)

“(옥)주현 언니는 공연을 이것저것 같이 많이 했어요. 초연 이후 ‘위키드’로는 오랜만에 만났는데도 쿵짝이 잘 맞아요. 말하지 않아도 손발이 척척 맞는 것 같아요.”


이렇게 전한 정선아는 새로 합류한 엘파바 손승연에 대해 “뮤지컬 ‘보디가드’(2016)에서 같은 역할(레이첼 마론)을 한 적이 있다”며 “그때는 가수라고만 알고 있던 승연이의 에너지가 너무 좋았다”고 덧붙였다.

“좋은 에너지 뿐 아니라 폭발적으로 노래도 잘해서 좋은 작품으로 만나면 좋겠다 생각했어요. 어린 친구인데도 배려심이며 선배, 동료 등을 챙기는 모습이 무대 위에 고스란히 잘 나와요. 배울 게 많다는 생각이 들어요. (엘파바도) 옹골지게 잘하는,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친구죠.”

글린다로 새로 합류한 나하나에 대해서는 “좋은 에너지가 느껴지는 배우”라며 “같은 무대 서보고 싶고 계속 보고 싶은 배우”라고 털어놓았다. 정선아의 말에 나하나는 “제가 감히 선아 언니와 더블하는 날이 돌까 싶을 정도로 저의 스타셨다”며 “연습실에서 언니가 런(처음부터 끝까지 해보는 연습) 도는 걸 볼 때마다 혼자 감격하곤 했다”고 화답했다. 초연에 이어 세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 옥주현은 깊어진 메시지를 “더 잘 전달하고 싶은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초연을 하기 전 브로드웨이에서 본 ‘위키드’는 못알아 들어도 마냥 좋았어요. 음악이 너무 황홀했거든요. 더불어 배우를 많이 꾸며주는 작품이 ‘위키드’예요. 한번의 암전도 없이 눈요기도 많고 화려하죠. 그런 만큼 배우들도 퀵체인지로 바쁜 두 시간 반을 보내야 하지만요. 하지만 한국 초연을 준비하면서 ‘이런 깊은 뜻이 있구나’를 깨닫고 ‘위키드’를 본 걸 자랑했던 제가 부끄러워진 순간들이 있었어요. ‘위키드’는 꼭 우리나라 말로 봐야 해요. 수많은 인생에 대한 질문들이 겹겹이 레이어드돼 있고 역할마다 주는 메시지가 깊고도 특별하거든요.” 

 

이어 “초연 때는 엘파바에만 집중했다면 올해는 다른 역할을 더 깊게 들여다보게 됐다”며 “그러면서 관객분들께 전달할 메시지가 더 많다는 데 또 다른 설렘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그리곤 염소인 딜라몬드 교수(이우승)를 예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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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위키드' 엘파바 역의 옥주현(왼쪽)과 글린다 정선아(사진제공=에스앤코)

 

“동물들이 말을 한다는 설정이 표면적으로는 재밌고 동화 같지만 그 안에는 철학적 메시지가 들었어요. 이 세상에는 드물지만 밝음, 이익을 추구하지 않는 옮음과 진실, 선을 알려주는 존재들이 있어요. 그런 존재가 딜라몬드 교수님이죠. 그런 존재들이 말을 잃어가는 것, 그런 존재들을 몰살하려는 정치적 움직임들에 대한 무거운 메시지가 담겼어요.”

 

이어 “엘파바의 선택과 책임이 더 깊어졌다”며 “저 역시 많은 선택의 지점에 서고 그 선택에 따르는 책임에 집중해 열심히 달려가는 삶을 살고 있다. 딜라몬드 교수님처럼 너무 당연하고 옳은 이야기를 하는 이들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생각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관객분들은 공연을 보기 위해 굉장히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 해요. ‘조심해야 하는 시기에 공연장에 가도 될까’라는 갈등을 이기고 오는 걸 선택하시고 치열한 티켓팅, 마스크 착용, 발열체크, 문진표 작성 등. 어려운 과정을 거쳐 좌석에 앉더라도 맘껏 환호성을 지를 수도 없죠. 많은 것을 자제하면서도 ‘위키드’의 소중함을 크게 느끼고 있음을, 우리가 서로 같은 걸 보고 느끼고 있음을 더 진하게 실감하고 있어요. 화려함 속에 겹겹이 중첩(레이어드)된 메시지들을 보다 깊이 드릴 수 있어 기쁘고 한회 한회가 소중합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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