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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의 역습] 錢 넘치는데 금리상승…경기회복 vs 인플레이션

시장 금리 상승 놓고 엇갈린 진단
회복 진입 신호…경제 악영향 제한
유동성 힘, 인플레이션 압력분석도
韓 영끌·빚투 이자 부담 가중 확실
금리 인상은 소극적, 국채 이자 탓

입력 2021-03-01 16:13 | 신문게재 2021-03-0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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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의 역습. 세계 각국 정부와 기업, 가계는 빚으로 코로나19에 대응하고 있다. 미래 소득을 미리 당겨 쓰는 것이다. 유일한 대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시장금리가 상승하고 있다. 정책금리 인상 언급은 물론, 양적완화 규모를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테이퍼링(tapering) 국면도 아니다. 돈이 넘쳐나게 해 이자를 떨어뜨리는 정부와 통화당국의 정책 조합이 가동 중인데 금리가 왜 오를까.



◇ 금리 상승 놓고 엇갈린 진단

경기 회복 국면에선 금리가 상승한다. 억눌렸던 수요가 폭발하면 기업은 투자와 고용을 늘릴 수밖에 없기 마련. 돈이 더 많이 필요하다.

통화당국은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 방어를 위해 정책금리를 낮추거나 동결할 이유가 적어진다. 반대로 유동성 회수를 위한 정책금리 인상 요인이 발생한다. 경기 회복과 금리 상승은 바늘과 실이라고 보면 된다.

그런데 세계 각국은 금리 상승에 대해 자국이 처한 상황에 따라 각각 다르게 반응한다. 정부부채가 급속하게 팽창한 우리나라는 금리 상승이 달갑지 않다. 적자국채 비용이 늘면서 재정을 더욱 악화시킨다.

또 한국경제의 최대 아킬레스건 중 하나인 가계부채 상환부담이 커진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특히 돈의 힘 ‘영끌’과 ‘빚투’로 끌어올린 자산가격이 금리 상승으로 버블이 될 수 있다.

미국은 국채금리 상승을 경기회복 신호로 판단하고 있다. 뉴욕 연은 윌리엄스 총재는 “대규모 경제대책과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미국경제 성장이 수십년래 가장 큰 폭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고, 애틀랜타 연은 보스틱 총재는 “미국 국채금리가 상승세에 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했다.



◇ 인플레? 리플레?

최근 10년물 국채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국내외 중앙은행들이 시장 달래기에 나섰지만 시장이 인플레이션 우려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1일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미국 국채 10년 만기 금리는 올해 2월 들어서만 36.9bp(1bp=0.01%포인트) 올라 지난 2016년 11월 이후 가장 큰 월간 상승폭을 나타냈다.

미국 10년물 금리는 지난달 25일(현지시간) 하루 만에 12bp 넘게 오르며 1.518%를 기록했다. 이날 금리는 장중 한때 1.6%를 돌파, 지난해 2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한국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2월 26일 연 1.960%로, 재작년 3월 이후 최고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의회 청문회를 통해 금리인상과 인플레이션 우려 불식에 나섰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물가 전망을 높인 것은 유가 등 공급 측 요인도 있지만 앞으로 예상되는 완만한 경기회복 흐름을 반영한 것”이라며 “1%대 물가상승률은 인플레이션을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물가의 점진적 상승을 의미하는 리플레이션에 가깝다는 것이다.

이런데도 채권금리는 여전히 상승세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이미 인플레이션 압력을 받고 있다고 지적한다.



◇ 나 어떡해?

금리 상승세가 가계대출 이자 부담 증가로 이어지면 국내 증시의 ‘빚투’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다. 빚투는 증시에만 해당하지 않는다. 주택대출 영끌에다 소득감소에 따른 급전 대출도 마찬가지다.

신용대출에 영향을 주는 단기물은 아직 안정된 흐름이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금은 장기금리 위주로 오르지만, 올해 하반기가 되면 5년물, 3년물 등으로 금리 상승세가 전이될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까진 괜찮지만, 금리 상승 기조가 향후 신용대출 금리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명지 삼성증권 연구원은 “대출금리가 오를 경우 투자자의 이자 비용 부담 증가 자체도 문제지만, 성장주들의 조정 국면과 맞물릴 때 증시의 공포감을 확대 재생산하는 악순환을 초래할 개연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홍보영 기자 by.hong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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