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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실검 폐지 1주일'… 엔터테인먼트 홍보 지각변동

[조은별 기자의 K엔터+]

입력 2021-03-02 18:30 | 신문게재 2021-03-03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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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지난 달 25일 ‘실시간 검색어’(이하 실검) 서비스를 폐지했다. 2005년 5월 서비스 도입 이후 16년만이다. 또 다른 포털사이트 다음은 이미 지난해 2월 ‘실검’ 서비스를 종료했다.


‘실검’은 일정시간 동안 네이버 검색창에 입력되는 검색어를 분석해 입력횟수 증가비율이 가장 높은 검색어를 순위로 보여주는 서비스다. 지금까지 ‘실검’은 대중의 관심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상징적 지표로 사용됐다. 그러나 정치적·상업적인 목적으로 비정상적 트래픽을 발생시켜 순위를 조작했다는 의혹도 끊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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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사진=모바일 화면캡처)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는 ‘실검’으로 인한 어뷰징 기사 양산 폐단이 상당했다. ‘학교폭력’ 논란 같은 사건이 벌어질 경우 가해자로 지목된 연예인이 ‘실검’에 오르면 해당 연예인의 최근 SNS 기재 내용부터 과거 발언까지 낱낱이 뒤져 기사화하는 식이다. 

 

하지만 긍정적인 이슈 의존도도 상당했다. 인기 콘텐츠의 해외 수상, 연예인의 선행, 오디션에 출연한 무명 스타의 반란 등이 ‘실검’을 타고 널리 알려지곤 했다. ‘실검’ 서비스 종료로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홍보 지형도 상당 부분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 K팝 아이돌은 이미 트위터行, 부정적인 이슈는 네이트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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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판을 통해 폭로된 아이돌 가수의 학폭 (사진=모바일 화면캡처)

글로벌 시장이 타깃인 대형 K팝 기획사들은 ‘실검’ 폐지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A대형 K팝 기획사 관계자는 “국내는 물론 해외 팬들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국내 포털사이트보다 해외 SNS 플랫폼 계정을 더 자주 활용한다”며 “팬들을 대상으로 공지해야 할 경우 자사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고 트위터에 알리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신보나 소속 연예인들에 대한 대중의 반응을 확인하는 척도는 무엇일까. 이 관계자는 실시간 트윗과 커뮤니티 댓글, 포털사이트의 폐쇄형 카페를 꼽았다. 실시간 트윗은 국내외 팬들의 관심사를 확인할 수 있는 키워드다. 

 

예전에는 신보의 ‘총공’(총공격의 준말, 개인이 집단을 이뤄 힘을 모아 온라인 집단행동을 의미)을 위해 포털사이트 검색어를 활용했던 열성팬들도 이제는 트위터로 집단행동을 하곤 한다.


커뮤니티는 열성 팬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교류하는 공간으로 종종 활용된다. 폐쇄형 카페의 경우 특정 연령, 성별 이용자들이 이용하는 공간이다. 이를테면 젊은 여성이 주로 방문하는 뷰티 관련 카페, 젊은 남성들의 방문 빈도가 높은 밀리터리 카페가 좋은 예다.

‘실검’이 K팝 홍보에서 영향력이 줄어든 결정적 계기는 포털사이트가 인공지능(AI) 알고리즘으로 엔터테인먼트 관련 뉴스를 배치하면서부터다. B대형기획사의 홍보 관계자는 “포털사이트가 AI 알고리즘을 활용해 개인 맞춤형 뉴스를 배치하면서 K팝의 포털사이트 홍보 의존도가 상당 부분 낮아졌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모든 사람이 동일한 뉴스를 접했지만 이제는 알고리즘에 따라 관심이 높은 뉴스가 선배치되기 때문에 K팝에 관심이 없는 이용자에게 홍보할 길이 사라졌다고 한다.

‘댓글’에 이어 ‘실검’이 폐지됨에 따라 K팝 아이돌을 따라다니는 부정적인 이슈의 파급력은 줄어들지 않을까. 최근 소속 연예인이 학교폭력 이슈에 휘말린 C대형기획사 관계자는 “‘실검’이 사라졌다 해도 네이트판을 통해 논란이 제기돼 전혀 차이점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 관계자는 “익명의 누리꾼이 네이트판에 글을 올리면 언론이 이를 공론화한다”며 “결국 주요 광고주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소속사 입장에서는 속이 탄다”고 말했다. 물론 과거보다 범대중의 관심사는 줄어들 수 있지만 주요팬들과 광고주를 상대로 하는 기획사에서는 네이트판이라는 새로운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 비주류 연예인, 중장년층 드라마·예능 관계자들 아쉬움 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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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CJ ENM이 매주 배포하는 콘텐츠영향력지수 리포트 (사진=CJ ENM제공), 네이버TV의 조회수 및 댓글도 방송영향력 확인지표로 활용되곤 한다 (사진=모바일화면캡처)

 

반면 비주류 연예인이나 중장년층이 주로 시청하는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 관계자들은 ‘실검’ 폐지에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D홍보대행사 관계자는 “충성적인 팬층을 보유한 K팝 아이돌이나 톱스타야 ‘실검’ 폐지의 영향력을 느끼지 못하지만 어쩌다 한번 방송에 출연하는 비주류 연예인은 대중의 관심을 평가할 수 있는 잣대가 사라져 혼란스러워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예전에는 무명 연예인도 방송에서 좋은 활약을 보일 경우 인지도가 높아지곤 했지만 이제는 국민적 관심을 받기가 요원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중장년층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을 홍보하는 E홍보대행사 관계자도 “클라이언트인 제작사들은 방송 중 실시간 검색어를 통해 시청자들의 반응을 가장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실검 폐지 뒤 포털사이트 연예뉴스 면의 헤드라인을 차지하기 위한 눈치싸움에 급급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공룡 케이블사업자인 CJ ENM은 1주일에 한번씩 배포하는 방송 콘텐츠 영향력 지수(CPI 리포트)에서 ‘실검’을 배제했다. CJ ENM의 CPI는 포털사이트 카페, 블로그, 커뮤니티의 게시글 수, 댓글수, 동영상 조회수를 분석, 통합지수를 산출해 영향력있는 프로그램을 발표한다. F홍보대행사 관계자는 “방송사들은 ‘숫자’를 중요시 하기 때문에 향후 CPI 같은 리포트 의존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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