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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출근도장 NO! 日열도는 지금 원격근무 실험 중

[채현주의 닛폰기] 재택근무의 진화

입력 2021-03-08 07:20 | 신문게재 2021-03-08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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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

  

큐슈의 모모찌 해변 앞 카페에서 모닝 커피를 즐기고 있는 나카가와 쇼타(34세) 캐스터 사장. 오전 9시가 되자 노트북을 켜고 업무용 채팅을 로그인 한다. “이제 시작해요” 라는 글과 함께 직원들에게 업무를 지시한다.

쇼타 사장이 운영하는 캐스터는 700여 명 직원 모두가 리모트 워크를 하고 있다. 직원들이 쇼타 사장처럼 전국 곳곳, 원하는 장소에서 원격으로 일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쇼타 사장은 “저희 회사 직원은 출근할 필요가 없어요. 각자 집이나 카페, 여행지 등 최고의 장소에서 일을 하도록 하고 있죠”라고 말했다.



캐스터는 기업의 비서나 회계 등 경영부서 업무를 원격으로 운영해 주는 일을 하고 있다. 주(主) 업무를 원격으로 삼고 있는 만큼 직원간의 내부 일 처리도 원격으로 진행하고 있다. 채용도 화상 회의를 통해 결정하고, 직원간의 수다도 채팅으로, 회식도 화상으로 하고 있다.

캐스터는 2014년 회사를 설립할 때부터 모든 업무를 원격으로 진행해 왔다. 전국 어디서 일을 하든 상관없기에 도시와 지방간의 임금 격차도 없앴다. 당시 투자자들은 캐스터의 이 같은 업무 방식을 이해하지 못해 어려움도 있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해 3월부터 노하우를 찾는 기업들 문의가 잇따르며 회사는 성장가도를 달리기 시작한다.

쇼타 사장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재택근무 도입이 불가피해지면서 재택근무 노하우를 묻는 문의가 많았다”며 “업무 효율도를 높이기 위해선 재택근무를 어떤 방식으로 실현할지를 먼저 생각해 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는 “재택 근무자가 과로하는 경우가 많아 더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도 많은데, 회사에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일을 더 시키고 있기 때문”이라며 “효율적인 업무를 위해서라도 직원에게 맞는 최고의 근무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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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일하고 있는 캐스터 직원(사진=리워크)

 


◇ 재택근무 ‘대세’ 넘어 ‘진화’ 단계

코로나19 장기화로 일본에서 재택근무가 늘면서, 아예 사무실을 없애고 원격근무를 도입하는 등의 변신을 꾀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재택근무 도입 초기와 달리, 최근엔 작업 공간 확보나 온라인 시스템 정비 등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분위기다. 휴양지에 머물면서 일하는 ‘워케이션’을 제도적으로 지원해 주던가 ‘위성 사무실’을 만들어 일 할 수 있는 선택지를 늘리는 등 재택근무의 단점을 보완하는 형태로 진화 중이다.

일본 정보기술(IT)업체 후지쓰는 도쿄 본사 빌딩에서 근무하는 8만 여 명의 사무직 전원을 재택근무화 시키고, 원격근무 방식을 도입했다. 재택근무를 기본으로 하면서 소비자 상담과 온라인 회의 등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위성사무실 250개도 설치했다. 후지쓰는 2022년 까지 사무실 절반을 줄이고 위성사무실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후지쓰 관계자는 “위성사무실은 직원들 입장에선 원하는 지역에서 일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업무 효율성이 높아질 수 있고, 회사 입장에선 사무실을 줄여 임대료 등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후지쓰는 효율적인 재택근무를 위해 인공지능(AI) 업무 시스템도 자체 개발했다. 문서와 PC이용 기록 등 직원 개개인이 어떤 일을 어떻게 했는지 등을 빅데이터로 분석해주며 업무 효율성을 높였다. 직원이 초과 근무를 하면 즉각 팀장에게 경고 메일이 전달되는 등 다양한 복지 시스템도 갖춰졌다.

재택근무로 늘어나는 전기요금, 인터넷 설비 구입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월 5000엔의 재택근무 수당도 지급하고 있다. 재택근무의 단점이 될 수 있는 직원간의 소통문제를 위해 온라인 회식도 자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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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

 


◇ “일과 휴가 병행하세요”

휴양지 등에서 지내면서 근무하는 워케이션 제도도 확산되고 있다.

일본항공(JAL)은 휴가지에서 바로 근무로 전환할 수 있는 출장·휴가 연계 제도를 도입했다. 직원 입장에선 교통에 대한 추가 비용 지불 없이 현지에서 휴가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반응이 좋다고 한다.

직원이 현지에서 휴가를 보내면서 얻은 경험 및 의견 등을 회사 관광상품이나 노선 기획에 활용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휴가 중 일을 시키는 구실 아니냐”는 반론도 있었지만 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 되면서 이 같은 워케이션 제도를 이용하는 직원도 점점 증가하는 분위기다.

재택근무 정착을 위해 업무 기술을 도입하는 등 환경 정비에 나서는 기업도 늘고 있다.

가전제품업체 히타치 그룹은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해 오피스 업무를 중심으로 재택근무를 도입했지만, 직원들의 근태 관리가 큰 장애물로 작용했다. 재택근무를 할 경우 직원들의 출·퇴근 시간 파악은 물론 근무 환경 관리도 어려워 임금을 산정하는데도 곤란을 겪어야 했다. 히타치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무에 근거한 평가가 가능하도록 제도를 바꿨다. ‘직무정의서’에 사원의 직무를 명시하고, 그 달성 정도 등을 보는 ‘직무형’ 고용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 인재 확보 등 사회적 문제도 해결

일본 정부도 재택근무 진화를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지방 도시에 위성사무실을 운영하는 기업에 보조금을 지불해 주고 있는데, 추가로 법인세 등을 감면해주는 방안 등도 검토 중이다. 재택근로자를 위한 가정 통신비 세재혜택 등도 검토되고 있다. 도쿄도도 주 1회 ‘재택근무의 날’로 지정하고 재택근무를 실시하는 기업에 저금리 융자를 지원하는 등 다양한 지원책을 도입하고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공세로 일본에선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해 초부터 재택근무 붐이 일었다. 내각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일본의 재택근무 실시율은 21.5%로 전년에 비해 두 배가 증가했고, 도쿄 23개구에 위치한 기업의 재택근무 실시율은 42.8%로 1년 새 2.4배 늘었다. 전국 근로자 1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정부가 나서서 재택근무를 밀고 있는 이유는 표면적으로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것이지만, 도쿄 인구 집중도 개선은 물론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일손부족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으로도 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일본에선 그동안 노부모 간병, 배우자의 전근, 육아 등 특수한 사정으로 고급 인재들이 회사를 그만둬야 하는 사례가 많았다. 근무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재택근무가 정착되면 다양한 인재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도 넓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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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R동일본의 1인용 공유 오피스(사진=JR동일본)

 


◇ 전국에 부는 ‘워크 스타일링’

재택근무 문화가 진화하면서 시장도 변화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에 직격탄을 맞은 여행 관련 업 등은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용도를 변경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일본 최대 철도 회사인 JR동일본은 도쿄역 등 주요 역내에 1인용 공유 오피스를 운영하기 시작. 현재 30개에서 2025년까지 1000개로 늘릴 계획이다.

코로나19로 여행객이 줄어든 지방자치단체나 숙박업체도 워케이션 고객 유치에 나서기 위해 환경 정비에 나서는 등 분주하다. 호텔들은 객실 일부를 사무실로 개조하기도 하고, 지자체들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주요 관광지에 워케이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닛케이신문은 “아날로그식을 고수하던 일본 기업들이 이제는 디지털 시스템 도입에 대해 활발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오피스 시장의 수요가 증가하고 사이버 보안 솔루션, 보험 등에 대한 수요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채현주 기자 183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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