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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타는 삼성전자…美 오스틴공장 중단 장기화에 1분기 실적 ‘빨간불’

입력 2021-03-07 14:44 | 신문게재 2021-03-08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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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지난해 영업이익 역대 네번째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연합뉴스)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실적 기대감이 가득했던 삼성전자의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 북극발 한파로 인한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이 가동 중단이 좀처럼 정상화를 예측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의 재가동이 당초 예상보다 늦은 5월 하순에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재가동 시점이 5월을 넘겨 더 장기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와 우려를 키운다.

오스틴 공장은 파운드리 공장으로, 시스템 반도체를 수탁 생산하는 곳이다. 5G와 클라우드, 전기차 확산으로 메모리 및 시스템 반도체 사업의 호황을 맞은 시점에서 공장 중단이라는 악재를 만난 것이다.

중단됐던 물과 전력 공급이 재개됐다는 현지 소식이 들려오지만, 완전한 정상 가동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반도체 공정 특성상 한 번 멈춘 공장을 재가동하기 위해서는 공정마다 세밀한 점검이 필요해 상당 시간이 소요된다.

일각에선 오스틴 공장이 재개되기까지는 5월을 넘길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반도체를 다시 생산하기까지 2~3개월은 더 걸릴 것”이라며 “정상 가동은 5월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오스틴 공장의 지난해 매출은 3조9000억원 수준이다. 단순 계산할 때 하루에 10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지난달 16일(현지시간)부로 공장 가동이 중단된 것을 고려할 때, 현재까지 매출 손실이 20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추산된다. 정상 가동이 5월 이후에나 가능하다면 그 손실은 조 단위로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인한 기대 효과까지 생각해보면, 손실액은 당초 예상보다 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1분기 실적은 물론 2분기 실적도 오스틴 공장의 여파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 4일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영업이익 추정치를 1900억원에서 1160억원으로 낮췄다. 반도체 부문 전체 영업이익 추정치도 3조7000억원에서 3조5700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KB증권도 1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을 3조5000억원 수준으로 추정했다. 두 곳의 예상치 모두 전 분기(3조8500억원)는 물론, 전년 동기(3조9900억원)보다 낮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오스틴 공장 가동 중단 여파로 전 분기 대비 이익 감소가 예상된다”라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오스틴 공장 재개 시점이) 언제가 될지 알 수가 없다”면서 “아직은 확답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장희 기자 mr.han77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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