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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아내의 주방 사진에 감춰진 고무장갑, 그게 힌트였죠"

[열정으로 사는 사람들] 김지선 생활공작소 대표 "직원들이 재밌는 회사 만들 것"

입력 2021-03-22 07:20 | 신문게재 2021-03-22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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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선 생활공작소 대표[인터뷰]
김지선 생활공작소 대표가 지난 11일 오후 브릿지경제와 인터뷰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이철준 기자)

 

인테리어 꽤 한다는 사람들의 랜선 집들이에 절대 등장하지 않는 것이 있다. 분홍 고무장갑, 알록달록한 색이 들어간 세제다. 생활용품 브랜드 생활공작소의 김지선 대표도 여기서 힌트를 얻었다. 새집으로 이사 온 아내가 집 사진을 찍는데 주방에서 분홍 고무장갑을 치운 것이다.

 

“어떤 인테리어도 해치지 않는 제품을 만들고 싶었다. 어떤 공간에 두어도 주변 환경과 잘 어우러지도록 최대한 깔끔한 제품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기 때문에 디자인에도 검은색과 흰색, 제품명 등 꼭 필요한 요소만 넣었다.”

 

실제로 생활공작소의 제품은 대부분 튀지 않는 무채색이다. 제습제는 흰 바탕에 검은 뚜껑이 씌어져 있고, 손 세정제나 주방세제도 네모 반듯한 직사각형 통에 흰색 바탕으로 검은 글씨만 쓰여있다.

어디에 두어도 부담스럽지 않는 디자인 덕에 대규모 투자금이나 유명인을 앞세운 광고 없이도 생활공작소 제품들은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이 SNS에 사진을 찍어 올리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광고 효과가 나기 시작한 것이다. 

 

김지선 생활공작소 대표[인터뷰]
김지선 생활공작소 대표가 지난 11일 오후 브릿지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이철준 기자)

 

이때를 회상하며 김지선 대표는 “제품을 출시한 후 고객들의 반응을 기다렸던 시간이 가장 힘들었다”며 “심플한 디자인이 이미지가 밋밋하다는 의견도 있었고, 기본 기능에 충실한 제품만을 만들다 보니 브랜드만의 특별한 강점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피드백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다행히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했던 가격, 성분, 디자인이라는 가치관에 동감해주는 고객들이 점차 늘어났다”며 “이분들이 SNS나 지인들에게 자발적으로 홍보를 해준 덕분에 고객층이 두터워졌고 지금은 약점이라고 여겨졌던 부분이 우리만의 차별점이 됐다”고 덧붙였다.



재치 있는 상품명도 생활공작소만의 특징이다. 생활공작소는 제품명이 곧 용도다. 주방세제는 주방세제, 제습제는 제습제, 핸드워시는 핸드워시라고 이름을 붙였다. 대신 차별화를 위해 그 앞에 스토리를 넣었다. ‘뿌린 대로 거두세요. 뿌리는 곰팡이 제거제’, ‘여보, 먹었으면 치워야지. 주방세제’가 대표적인 스토리텔링형 제품명이다.

제품명을 보고 피식 웃을 수 있었음 좋겠다는 생각에서 넣은 문구들이다. 마지막에 용도 그대로 제품명을 붙인 것은 누가 봐도 그 제품의 쓰임새를 알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였다. 또 영어를 모르는 이들이 봐도 무엇에 쓰는 제품인지 쉽게 알 수 있도록 모든 제품명은 한글로 만든다.

이처럼 생활공작소만의 특징들이 소비자들의 니즈와 맞아떨어지기 시작하면서 회사는 빠르게 성장했다. 2014년 설립된 생활공작소는 매년 매출이 2배씩 성장하고 있다. 2018년 70억원 하던 매출은 2019년에 150억원으로 늘어났고, 지난해에는 매출 300억원을 돌파했다. 규모에 맞게 직원도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지난해에는 더 큰 곳으로 사옥을 이전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어릴 때부터 어떻게 하면 물건을 잘 팔 수 있을지 직관적으로 잘 알아차리는 편이었다. 고등학교 때는 늘 지나다니는 버스정류장에서 장사를 하던 군고구마 장수에게 기계를 사서 군고구마를 팔기도 했다. 정류장에 오는 사람들에게 인사만 잘해도 고구마를 팔 수 있을 것이란 자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생활용품 시장에서도 김 대표는 무엇을 잘해야 시장에서 제품이 팔리는지 고민하고 니즈를 정확히 알아냈다. 하지만 요즘 그는 제품 파는 일보다 어떻게 하면 더 좋은 회사를 만들지 고민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김지선 생활공작소 대표[인터뷰]
김지선 생활공작소 대표가 지난 11일 오후 브릿지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이철준 기자)

 

김 대표는 “어느 순간부터 제품 만드는 일에는 거의 참여하지 않고 있다. 지금은 제품 수도 많아졌고, 나보다 더 이해도가 높은 직원들이 늘어났다”며 “요즘에는 직원들이 하는 일을 어떻게 하면 더 잘 도와줄 수 있을지 고민한다”고 말했다.

사옥을 이전하면서 김 대표는 이런 생각을 많이 반영했다. ‘생활공작소스럽게’ 하얗고 깔끔하게 꾸며진 사무실 한쪽에는 커다란 소파가 있다. 일과가 마무리 되는 시간쯤 이곳에서 직원들이 맥주를 마시기도 한다. 옆으로는 제품처럼 이름 붙인 개인 휴게실 ‘혼자 있고 싶을 때 혼자 둬 방’이 있다.

김 대표가 머무는 대표실에도 집무 책상 대신 편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의자와 소파가 있다. 창 쪽으로는 바 테이블과 작은 술 냉장고가 있다. 대표실에 오는 직원들과 열린 대화를 하기 위해 마련해 둔 곳이다.

김 대표는 “생활공작소 제품은 2030 세대를 중심으로 특히 인기가 많은데, 이러한 인기는 젊은 직원들의 자유로운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문구나 트렌디하고 재치 있는 SNS 콘텐츠에서 나왔다고 생각한다”며 “직원들이 회사 내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서 경험하고, 그런 경험을 제품에 반영하고, 제품이 시장에서 반응을 얻는 이 모든 과정이 최대한 재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에서 가장 재밌는 회사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했다.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진행을 못하고 있지만 생활공작소 직원들은 한 달에 한 번씩 7~8명이 한 팀이 되어 전시, 공연, 스포츠 경기를 보러 가거나 맛집 탐방을 할 수 있는 ‘문화데이’를 지원한다. 다 같이 해외 워크숍을 가기도 하고, 금요일에는 5시에 퇴근하는 조기 퇴근제를 시행한다.

끝으로 김 대표는 앞으로 ‘생활공작소’스럽게 해볼 수 있는 게 또 무엇이 있을지 고민해 볼 예정이라고 했다. 최근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건 환경과 관련된 부분과 사회공헌 활동이다.

김 대표는 “기업의 기본 가치를 지키는 활동들을 통해 기본 가치를 지킨 생활공작소의 제품과 기업의 가치가 함께 올라갔으면 좋겠다”며 “작은 것부터 실천해 나가면서 회사가 커가는 규모에 맞게 사회에 더 좋은 영향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노연경 기자 dusrud1199@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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