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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이슈] ‘구원투수’ 나영호 대표…롯데온 심폐소생할 수 있을까

기존 전무에서 부사장급으로 직급 승격
취임사서 디지털 전환 의지 다져
급변한 시장 변화·계열사간 경쟁 문화 뛰어 넘어야

입력 2021-04-13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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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호 롯데쇼핑 이커머스사업본부 대표
나영호 롯데쇼핑 이커머스사업부 부사장(사진=롯데쇼핑)
사업 부진을 겪고 있는 롯데온에 나영호 전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이 구원투수로 투입됐다. 이번 인사가 출범 1년을 맞지만 아직까지 시장에서 특별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는 롯데온의 반전카드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전날 나영호 전 본부장을 롯데쇼핑 이커머스사업본부 대표로 정식 선임했다. 나 신임 대표는 롯데닷컴 창립 멤버로 이베이코리아에서 간편결제 서비스 스마일페이 등 주요 사업을 총괄했다.

롯데는 이번 인사를 통해 롯데온 대표의 직급을 전무급에서 부사장급으로 격상했다. 백화점, 마트, 슈퍼, 이커머스 등 4개 사업부문으로 나뉘어진 롯데쇼핑에서 부사장급은 백화점 부문장 뿐이다.

나 신임 대표는 롯데닷컴 출신이긴 하지만 외부에서 쌓은 경력이 더 길다는 점에서 롯데가 내부 문화를 거스르는 인사를 통해 변화의 의지를 내비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내부 사람을 챙기던 롯데가 외부에서 인사를 데려온다는 것은 일종의 ‘충격요법’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임 대표가 사업 부진의 책임을 안고 물러난 만큼, 나 대표는 빠른 시일 내에 영입 효과를 증명해 보여야 하는 상황이다.

나 대표도 취임 인사를 통해 “롯데그룹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제가 이 자리에 오게 된 이유고 그룹에서 요청한 미션”이라고 못박았다.

그러면서 “롯데그룹, 그리고 롯데의 이커머스가 처한 상황에 부정적인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인정하며, “격 없는 소통을 통해 직원들의 의견을 듣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방해가 되는 오프라인 관점의 제도, 문화 등을 바꾸겠다”고 공언했다.

롯데온 모바일앱 화면
롯데온 모바일 앱 화면(사진=롯데쇼핑)

 

롯데온은 롯데가 유통 사업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며 지난해 4월 야심차게 출범시킨 롯데 유통 계열사의 통합 온라인몰이다. 당시 데이터 분석을 통한 초개인화 서비스로 2023년까지 매출 20조원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출범 이후 오히려 매출이 감소하는 등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롯데쇼핑 이커머스 사업 부문의 지난해 매출은 1379억원으로 계열사 온라인몰이 뿔뿔이 흩어져 있던 2019년 1900억원보다 27% 감소했다. 오프마켓 방식까지 도입했지만 거래액은 7조6000억원으로 거래액 20조원을 넘긴 네이버, 쿠팡 등과 큰 격차를 두고 있다.

여기에 1년 새 쿠팡의 미국 뉴욕증시 상장과 CJ대한통운, 신세계그룹으로 구성된 네이버 연합군 탄생 등으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반전카드의 핵심은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될 전망이다. 롯데는 현재 이베이코리아 본입찰 적격 후보 명단(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국내 이커머스 거래액 3위(20조원 추정)인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롯데온은 단숨에 거래액 규모 1위 사업자로 도약할 수 있다.

내부적으로 나 대표에게 얼마나 많이 힘을 실어주는지도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롯데는 굵직한 유통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지만 계열사간 견제가 심해 시너지 효과를 내기 어려웠다”며 “나 대표의 진두지휘하에 변화가 실현되려면 계열사를 뛰어넘는 막강한 권한을 위임해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연경 기자 dusrud1199@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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