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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코로나가 만든 팩트, 그리고 진실

입력 2021-04-14 14:12 | 신문게재 2021-04-1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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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금융증권부 차장

 

코로나19가 야기한 반도체 수급 대란에 자동차 업계가 생산 중단사태를 겪고 있다. 이건 팩트다. 하지만 간과하기 쉬운 또 하나의 진실은 아이오닉5를 생산하지 못한 현대차가 아니라 아이오닉5를 사지 못한 소비자들이 피해자라는 것이다.

반도체 대란에 생산역량이 고수익 차종에 집중되면서 현대차는 1분기에 기대이상의 좋은 경영성과를 보일 게 확실시된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공급난도 해결될 것이다. 원하는 차를 살 수 없었던 소비자만 피해를 본 셈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저금리 국면에서 지난해 개인투자자(개미)의 주식투자 열풍이 불었고 개미들의 시장 내 영향력이 커졌다. 이건 팩트다. 하지만 진실은 개미들의 지갑은 빚내서 투자한 만큼 두터워지지 않았고, 위탁매매 수익이 크게 늘어난 증권사 주머니가 두둑해졌다는 것이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주식시장에 뛰어든 신규 개인투자자 가운데 3명중 2명이 손실이다. 코로나19 이전까지만 해도 유튜브 활동에 소극적이었던 증권사들은 ‘개미 맛’을 본 뒤로 개미 구독자 늘리기에 적극 나서는 중이다.

코로나19로 한진칼의 영업손실은 전년 대비 약 57배 불어났고, 대한항공도 영업이익이 38% 가량 줄었다. 하지만 그룹 오너로 경영을 책임지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전년대비 63.7% 불어난 연봉을 받았다. 이건 팩트다. 진실은 한진칼 주주들의 잔고가 줄었다는 것이다.

한진칼의 지난해 실적이 공시된 지난달 18일 이후 지난 12일까지 회사 주가는 10.54% 빠졌다. 우리는 코로나19가 만들어낸 팩트들에 둘러싸여 있지만 진실은 이 상황에도 누군가는 수혜를 입었고 진짜 피해자는 따로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수환 금융증권부 차장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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