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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아끼거나 vs 지르거나… MZ세대 신박한 투자생활

기성서대 뺨치는 노후 재테크

입력 2021-04-15 07:00 | 신문게재 2021-04-15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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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월드스타 BTS(방탄소년단)의 소속사인 빅히트 엔터테인먼트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면서 실시한 공모주 청약에 2030세대가 대거 참여했다. 이들 2030 세대는 BTS를 응원하는 방법으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을 넘어서, 주주로 직접 참여하는 투자자의 모습을 보여줬다.

2021년 현재, 20~30대는 주식, 비트코인, 부동산 등 각종 자산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자본주의에서 자라나 자본주의적 요소에 친숙하여 돈과 소비에 편견이 없는 자본주의 키즈들이 우리 금융시장에 깊숙히 파고 들고 있다. 그들은 누구이며 어떤 생각을 가지고 금융시장에 접근하는지, 기성세대와는 어떻게 다르게 자산을 불리며 노후를 준비하고 있는지 알아보겠다.


◇밀레니얼+Z=MZ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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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현재 2030세대라고 하면 1980년대 초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Z세대를 통칭해 소위 MZ세대라고 한다. 이들은 한때 ‘You Only Live Once’라는 의미를 가진 욜로(YOLO)족으로 불리며, ‘한 번 뿐인 인생, 즐기자’며 소비를 부추기는 세대로 알려지기도 했다.

앞서 언급했던 BTS의 노래 중에는 ‘FIRE’ 라는 부제가 붙은 ‘불타오르네’ 라는 노래가 있다. 그들은 젊음과 열정을 불태우고 후회하지 않음을 노래하고 있다. 요즘 MZ세대 사이에서 심심치 않게 들리는 파이어(FIRE)족은, 경제적 독립(Financial Independence)과 조기은퇴(Retire Early)의 약자로 만들어진 신조어다. 이른바 조기 은퇴 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경제적 자유를 추구하는 이들을 지칭한다.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에서는 당사에서 주식투자를 하고 있는 2030세대를 대상으로 소득 대비 저축 및 투자의 비중을 물어보았다. 전체 응답자의 63%가 소득의 50% 이상을 저축하고 있다고 답하여, 소득의 70% 이상 저축을 목표로 하는 미국의 파이어족과는 차이를 조금 보이고 있다.

미국의 원조 파이어족이나 욜로로 편중된 성향이 아닌 우리나라 2030세대, MZ세대로 대표되는 그들의 자산관리에 대한 생각을 이해하기 위해 그들에게 나타나는 여러가지 특징적인 트렌드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플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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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플렉스(FLEX)는 힙합 문화 중 하나로 “부나 귀중품을 과시한다” 는 의미다. 최근 인기있는 힙합 프로그램들을 통해서 대중들에게도 많이 알려져 있다. 플렉스 문화는 MZ세대를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인식되던 명품시장에서는 큰 손으로, 수입차 30만대 시대의 자동차 시장에서는 럭셔리 외제차의 주고객으로, 주식시장에서는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을 후원하는 주주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 최근 백화점 명품 매출에서 MZ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롯데백화점 명품 매출 가운데 2030세대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38.2%에서 2020년에는 44.9%로 6.7%포인트 올랐다. 현대백화점의 명품매출 신장률에서도 20대가 2018년 27.5%에서 2020년 37.7%, 같은 기간 30대는 16.3%에서 28.1%로 상승하는 등 명품시장의 새로운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벼락거지

2021년 이슈어로 자리잡은 벼락거지는 자신의 소득에 별다른 변화가 없었음에도 부동산, 주식 등의 자산 가격이 급격히 올라 상대적 박탈감을 자학적으로 표현하면서 떠오른 신조어다. 어차피 너무 많이 오른 부동산 시장에 대한 회의감으로 인해 ‘집 못사니 즐기자’ 라는 욜로(YOLO)주의적 사고도 MZ세대들에게 퍼지고 있다. ‘사고 싶은 것 실컷 사고’, ‘맛있는 것 실컷 먹고 즐겁게 살자’ 등 미래보다는 현재의 소비에 관심을 가지고 해외여행을 즐기며, 인플루언서가 하는 것들을 따라하는 경향을 보인다.

한편으로는 주식과 비트코인 광풍이 몰아쳤다. 대출 받아서 주식에 투자하는 ‘빚투’,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산다는 ‘영끌’, 벼락거지가 된 것 같이 우울해하는 ‘포모증후군’ 등도 2030 MZ세대의 일상을 대표하는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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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NH투자증권 100세시대 연구소)

 

재테크를 하지 않던 2030세대들도 주식과 가상화폐 투자 열풍으로 본격적으로 투자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하면서 주식시장에서도 MZ세대가 주요한 고객으로 급부상 하고 있다. 이들은 기성세대와는 다른 투자방법과 주식투자 정보 인지 경로를 이용하고 있는데, 30대 투자자들의 경우 신문 등 뉴스(52.9%) 다음으로 유튜브나 SNS(42.9%) 를 통해서 주식정보를 얻는다고 답했다.

특히 코로나19사태 이후 대면 활동이 힘들어 지면서 유튜브를 통해 정보를 얻고 경험을 공유하는 일들이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 투자 채널을 운영하는 MZ세대 유튜버들은 재미나면서도 짧고 즉시 경험을 공유하고 친구가 될 수 있는 유튜브가 2030세대들에게 투자지침서로 각광받는 이유라고 말하고 있다.


◇재테크는 초콜릿 상자

앞서 언급했던 FLEX 현상의 한 모습으로 MZ세대의 명품소비를 들수 있다. 그런데 그들의 명품 소비가 단순히 소비가 아니라 나름 또다른 이유가 있다. MZ세대들에게 명품은 단순히 과시용 물건이 아닌 투자이자 재투자를 위한 자산이기도 하다.

‘샤테크’, ‘스니커테크’, ‘리셀’, ‘래플’ 등은 코로나19 경제위기 속에서 2030세대를 중심으로 MZ세대를 대표하는 투자방법으로 부상하고 있는게 현실이고, 여러가지 모양의 초콜렛이 든 초콜렛 상자처럼 그 방법도 다양하다. 지난해 모 커피업체에서 사은품으로 배포했던 ‘여름준비가방’을 받기 위해서 커피를 300잔 시키고 사은품인 가방만 들고 사라진 사례도 리셀을 위한 재테크로 MZ세대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하나의 현상이다.

2021년 현재의 MZ세대들이 가지고 있는 DNA는 앞서 언급한 4가지 외에도 다양한 모습으로 금융시장 속에서 자라나고 있다. 코로나19, 급변하는 금융환경 속에서 벼락거지로 멀어지는 부동산, 저금리 기조에서 MZ세대는 기성세대와는 다른 방식으로 자산관리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러한 환경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투자 원칙은 분명 있다. MZ세대의 투자방식을 이해하고 연계하면서도, 급변하는 시장에 흔들리지 않는 시장의 방향성을 따라가야 한다. 그리고 시간의 힘을 무시하지 않는 자산관리를 꾸준하게 실행해 나간다면 2030세대에게도 성공투자와 안정된 노후 준비에 대한 기회가 있을 것이다.

장정민 NH투증 100세시대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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