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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2%대 물가 상승 놔두면 경기 회복 걸림돌 된다

입력 2021-05-05 14:11 | 신문게재 2021-05-0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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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공원, 키즈카페 이용 요금 등 ‘어린이 물가’가 약 2년 만에 가장 많이 상승한 것은 어린이날 영향만은 아니다. 통계청이 4일 내놓은 소비자 물가는 3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그 원인을 농축산물 가격과 국제유가 상승 기조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코로나19 기저효과도 물론 한 원인일 것이다.

4월 소비자 물가가 1년 전보다 2.3% 오른 것은 물가의 역습이라 일컬을 만하다. 신선식품지수는 1년 전에 비해 14.6%나 상승했다. 생산자물가지수가 2.1%에서 3.9%로 상승하는 등의 더 중요한 일면을 봐야 한다. 국제유가 외에 광물, 천연가스 등 다른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사실도 간과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위축된 소비가 살아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까지 나온다. 물가 상승이 일시적 현상이라는 입장을 주로 나열하는 것이 답답한 이유다.

딱 1년 전 물가가 0.3% 하락해 디플레이션을 우려했을 때와 같은 시각으로 바라보면 안 된다. 국제유가 상승이 공산품 가격을 밀어올리고 수요와 공급이 가격에 비탄력적인 농산물값이 치솟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국제유가 영향을 받는 제품이나 농산물과 석유 등 외부 충격에 취약한 품목을 제외한 물가상승률(근원인플레이션)로 따져야 할 부분도 있다. 실제로 집값과 전월세 가격 폭등은 농산물값보다 저평가된다.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로 생산과 소비활동이 꿈틀대면서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월 1.7%에서 3월엔 2.6%로, 유럽연합(EU)은 같은 기간 1.3%에서 1.6%로 올랐다.

주요국의 경제 회복에는 인플레이션이라는 복병이 도사리고 있다. 대외 요인까지 헤아리면서 보다 종합적인 대책이 나와야 한다.

물가안정목표 수준 이내에서 관리하려면 3분기부터 기저효과가 완화된다는 점을 너무 굳게 믿고 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백신 공급과 더불어 소비 지출이 늘면 재화시장은 과열될 것이다. 일부 품목의 공급 차질을 완화해 수요를 충족시켜야 한다. 게다가 시중에 많이 풀린 돈이 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경기 회복 기운이 고물가에 가로막혀 식지 않아야 한다. 1월 0.6%에 불과하다가 1.1%, 1.5%에 이어 4월 2.3%로 수직 상승했다면 경기 회복에 걸림돌이 되지 않게 관리해야 한다. 가만히 두면 금리 상승을 촉발할 수도 있다. ‘일시적이다, 기저효과다’는 올바른 처방이 아니다. 물가상승률 2.3%를 우습게 여겨선 안 된다. 인플레이션 여부를 가르는 기준선이 2%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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